돌베개 한철희 대표가 ‘2003 올해의 출판인’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한국출판인회의(회장 홍지웅)는 ‘2003 올해의 출판인’으로 도서출판 돌베개 한철희 대표를 선정, 발표했습니다.
편집부문에서는 책세상 김광식 주간, 마케팅부문에서는 사계절출판사 명연파 상무이사, 특별상에는 강주헌 펍헙에이전시대표(번역가)를 각각 선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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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 올해의 출판인’ (한철희 대표)

<수상 소감>

제가 본래 남 앞에 잘 나서거나 하는 편이 못 됩니다. 그런데 어쩌다 보니 출판계에서 이리저리 잘 나서는 사람이 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자리에 서면 여전히 불편하고 난감하기 짝이 없습니다. 오늘 이 순간 이 자리에 서니 그 어느 때보다도 두렵고 가슴이 떨립니다.
우선 과분한 상의 수상자로 저를 뽑아 주신 여러 선정위원님들. 그리고 이 상의 실질적 수여자이신 출판계의 선배, 동료 여러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자신이 몸담고 있는 곳의 여러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또 따뜻한 축하와 성원을 받는 것만큼 행복한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개인적으로 이 상을 다른 어느 상보다도 귀하고 값진 것으로 여기며. 일생의 영예로 간직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개인적 차원을 넘어 그 이상으로 더 소중하고 보다 본질적인 측면은 돌베개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출판 활동에 대한 평가와 관련되어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이 상이 돌베개가 이룩한 어떤 화려한 성취가 아니라 돌베개가 그동안 걸어온 길 자체에 대해 주어지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합니다. 돌베개는 올해로 창립 25년째를 맞고 있습니다. 지난 25년 동안 돌베개는 변화하는 시대 상황 속에서 출판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끊임없이 물으며, 눈부신 성장이 아니라 한발 한발 더딘 걸음을 내딛어 왔습니다. 저는 그 속에서 20년 넘게 몸담으며 출판인으로서 배우고 커왔습니다. 대표가 바뀌고 많은 사람들이 거쳐 갔지만 일관된 출판 정신을 견지하며 자기의 길을 만들어 왔습니다. 돌베개의 초창기에 기틀을 세웠던 분들에서부터 오늘 돌베개를 지켜가고 있는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그 길을 함께 걸으며 만들어온 모든 사람들이야말로 이 상의 진정한 수상자이며 오늘의 수상은 그들의 열정과 땀방울에 바쳐지는 위로이자 헌사로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조금 외람된 말씀일지 모르나 저는 제각각의 색깔과 개성을 가지고 꾸준히 자기의 영역을 개척해가고 있는 작은 출판사들의 존재야말로 우리 출판문화의 활력과 다양성을 키우는 토대라고 생각합니다. 어려움을 헤치며 아름다운 자기 길을 가고 있는 수많은 작은 출판사들에게 경의를 표하면서 돌베개의 이번 수상이 격려와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돌베개는 이제 파주출판단지로의 이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저를 비롯한 돌베개의 식구들은 이번 수상과 파주 신사옥으로의 이전을 계기로 다시 한번 출판의 자세를 가다듬으면서 파주에서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 보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돌베개를 아끼시는 모든 분들, 그리고 출판계의 선배, 동료들을 비롯하여 따뜻한 축하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감사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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