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자는 없어

김지현

발행일 2026년 1월 5일
ISBN 9791194442554 44810
면수 188쪽
판형 국판 148x210mm, 반양장
가격 15,000원
분류 꿈꾸는돌
한 줄 소개
사계절문학상 수상 작가 김지현 신작 장편소설
주요 내용

“그래도 만약에 여길 떠날 수 있다면
아주 멀리까지 가 보고 싶어요.”

사계절문학상 수상 작가 김지현이
당사자의 눈으로 지방 청소년의 고민을 담아낸 성장소설

“지안의 모습은 성장이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일상을 버티는 일임을 보여 준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씩 나아간다.”

◇ 윤단비(「남매의 여름밤」 영화감독) 추천 ◇

 

『우리의 정원』, 『브로콜리를 좋아해?』
사계절문학상 수상 작가 김지현 신작 장편소설

지금 청소년문학에서 고유한 자리를 만들어 가는 김지현 작가의 신작 장편소설. 제20회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지현 작가는 그간 아이돌 ‘덕질’(『우리의 정원』), 동물권과 채식(『브로콜리를 좋아해?』), 꿈과 무의식(『너의 꿈에도 내가 나오는지』) 등 청소년소설에서 거의 다루지 않았던 소재로 소설을 써 왔다. 인물의 내면을 세밀하게 그리면서도 인간이라면 느껴 보았을 법한 미묘한 정서를 포착해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작가의 힘이 느껴진다. 『유자는 없어』는 작가의 고향인 거제도를 배경으로 한 성장소설로, ‘성인이 되어 고향에 남을지, 아니면 새로운 도시로 떠날지’처럼 지방 청소년이 느낄 법한 감정이나 고민을 ‘당사자’ 문학으로 담아냈다.

“우리 셋은 약속한 대로 같은 시간에 똑같은 영화를 재생했다.
그렇게 토요일 밤 10시의 비대면 영화 모임이 시작되었다.”

고등학교 1학년 지안은 이름보다 별명인 ‘유자’로 불리는 것이 더 익숙하다. 별명이 ‘유자’가 된 이유는 성이 유 씨이고, 거제 지역 특산품인 유자 빵을 파는 유명한 빵집의 딸이라는 것. 공황 증상 때문에 대중교통을 오래 타거나 사람들이 북적이는 곳에 갈 수 없는 지안에게, 거제는 태어나 한 번도 길게 떠나 본 적 없는 고향이자 섬이다. 지안은 친구들이 매일같이 “나는 졸업하면 여기 뜰 거야.” 하는 말에 어른이 되어도 혼자 이 도시에 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며 묘한 소외감과 불안감을 느낀다. 게다가 전교생이 서른 명뿐인 중학교지만 ‘전교 1등’이라는 자부심 속에 지내던 지안은 고등학교 입학 이후 저 멀리 밀려난 등수에 공황 증상이 심해진다.

여행객 특유의 기분 좋은 들뜸. 멀리서 이 도시를, 우리 빵집을 찾은 사람들에게서 자주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이니까. (…) 아마 나는 그 기분을 영영 알 수 없겠지. 넓고 새로운 도시를 마음껏 누비는 것.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도 그건 나에게 아주 어려운 일일 테니. (18면)

그런 지안 곁에는 이번 생은 망했기 때문에 이름을 바꾸고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고 싶어 하는 친구 수영과, 여러 도시를 전전하다 전학 온 김해민이 있다. 예고 입시 실패 이후 냉소와 무기력에 빠진 수영은 등교를 거부하면서 방에 틀어박히고, 달리 도와줄 방법을 모르는 지안은 그저 매일 수영을 찾아가 수영이 좋아하던 아이돌, 영화, 고양이처럼 시시콜콜한 얘기를 털어놓을 뿐이다. 언제든 떠나고 싶어 하는 수영과는 달리, 전학은 중학생 때 일인데 고등학교에서도 계속 ‘전학생’으로 불리는 김해민은 “어디 한 군데 딱 발붙여서 안정되게 사는 느낌이 뭔지 알고 싶어” 한다. 영화를 좋아한다는 공통점 하나로 세 아이는 매주 토요일 밤 10시, 각자의 집에서 같은 영화를 보며 채팅으로 대화를 나누는 ‘비대면 영화 모임’을 만든다. 처음 영화 이야기로 시작했던 대화는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는데……. 세 아이가 마주하게 되는 진실은 무엇일까?

나와 같은 화면을 보고 있을 수영의 모습을 떠올려 보았다. 좋아하는 조명을 켜 놓고 무릎을 모으고 앉아 진지하게 화면을 보고 있을 그 모습을. 나에겐 한 적 없는 얘기를 뜬금없이 툭 꺼내 놓은 그 마음도 애써 헤아려 보았다. 서로 얼굴을 보고 있지 않아서, 자신의 전사를 알지 못하는 적당히 낯선 누군가와 하는 대화라서 오히려 더 솔직해질 수 있었던 걸까. (119면)

한편 지안의 이웃집에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혜현 언니가 한 달 살이를 하러 온다. 큰 도시에서 살다가 도피하려고 온 듯 보이는 혜현은 지안에게 요즘에는 문과, 이과 다 한 반에서 수업을 듣는다고 들었는데 사실인지, 아이들이 톡을 쓰지 않고 인스타나 페북 디엠으로 얘기하는 게 맞는지 등을 묻다가, 지안이 종원고에 다닌다는 말에 ‘2013년 가을에 나온 학교 교지를 보여 달라’는 알 수 없는 부탁을 한다. 초대를 받고 방문한 혜현 언니의 집에는 어느 지역 귀농 청년들의 주거 실태와 지역 공동체를 다룬 논문이 놓여 있고, 노트에는 흘려 써서 알아보기 어려운 글자들 사이 어딘가 익숙한 이름 두 개에 동그라미가 쳐 있다. 수상함을 느낀 지안은 수영, 김해민과 함께 혜현의 정체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작은 실패에도 쉽게 좌절하는 모두에게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소설

『유자는 없어』는 김지현 작가가 청소년 임상심리사로 일하며 ‘아무도 나를 모르는 새로운 학교나 도시로 가서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말하는 여학생을 만나며 떠올린 이야기로, 작은 실패에도 쉽게 좌절하는 모두에게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소설이다. 청소년기는 자신이 원하는 모습과 현실의 괴리를 인지하게 되는 시기이기에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낙심하기 쉽다. ‘유자’, ‘전교 1등’, ‘우리 둘째’, ‘거제 출신’……. 공황 증세를 보이던 지안은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얽매던 수식어를 벗어던지자 비로소 긴 터널을 지나 새로운 곳에 다다르게 된다. 『유자는 없어』는 우리를 수식하는 수많은 이름에서 벗어나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나는 어떤 사람인지 ‘진짜 나’를 찾아 떠나자고 독자들에게 환대의 손을 내민다.

 

추천사

책을 덮고 거제도 유자를 찾아보았다. 거제 유자는 남해안의 강한 해풍을 오래 맞아 향이 짙고 껍질이 두껍다. 바람이 거셀수록 유자는 수분을 잃지 않기 위해 껍질을 더 단단하게 키운다고 한다. 자연스레 이름 대신 ‘유자’라 불리는 유지안이 떠올랐다. 버티며 자라는 존재라는 점에서 어쩌면 인간도 유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안은 한 번 버스를 놓치면 사십 분이나 늦게 되는 외진 곳에서 학교를 다닌다. 친구들은 지안의 등교 시간을 걱정하지만, 그래도 배는 안 타는 게 어디냐고 낄낄거리는 애들도 있다. 걸핏하면 비가 내리고 비가 오지 않아도 바닷바람 탓에 공기는 늘 눅눅하다. 새로운 학교에서 전교 1등은 어림도 없는 데다가 이루고 싶은 꿈도 없고, 김해민과는 좀처럼 대화가 이어지지 않으며, 수영에게는 비밀이 늘어 간다.
김지현 작가는 지안뿐 아니라 지안을 둘러싼 인물들의 마음까지 세심하게 들여다본다. 수영도 해민도 혜현도 그리고 지안도 흔들리는 이유는 사실 하나다. 지금과는 다른 ‘새로운 나’가 되고 싶은 마음. 머리를 자르고, 이름을 바꾸고,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면 조금은 나아질 수 있을 거라 믿는, 누구나 한 번쯤 비밀스럽게 품어 본 그 열망 말이다. 유지안은 ‘유자’라는 별명을 싫어할지 몰라도, 나는 유지안을 보면 도리 없이 거제 유자가 떠오른다. 지안의 모습은 성장이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일상을 버티는 일임을 보여 준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씩 나아간다.
윤단비(「남매의 여름밤」 영화감독)

김지현이 그린 세계를 통과하면, 우리는 더 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어진다. 아마도 당사자의 눈으로 청소년들을 섬세하게 관찰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 소설을 읽으며 인서울을 꿈꾸었으나 그 욕망이 꺾였던 과거의 나와 마주했다. 동시에 철없던 시절의 실수가 그림자처럼 따라붙어 때때로 여기를 떠나고 싶어 하는 홍천군 내면의 아이들이 떠올랐다. 너무 가까워서 잘 보지 못하는 마음이 있다면, 멀어서 잘 볼 수 있는 마음도 있다. 거제에서 태어나 궁금한 것이 없는 지안(유자)과 평범한 바다를 보며 “반짝이는 것들을 찾아내는” 전학생 해민처럼.
『유자는 없어』에는 자신이 모르는 삶에 대해서 가볍게 위로하는 인물이 나오지 않는다. 대신 각자의 ‘슬픈 역사’를 간직한 채 함께 이야기의 ‘모닥불’을 쬔다. 그리하여 마침내 “근사하고 그럴싸한 수식어를 지키지 못했을 때는 마치 이름이 사라진 것처럼 두려워”하던 마음을 고래 뱃속에 넣어 버리고 어두운 터널을 통과한다. 버스 배차 때문에 병원에 다녀오려면 반나절이 꼬박 걸리는 이곳의 청소년들에게, 우리의 ‘이름과 본질’을 불러 주는 소설이 있다는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다.
윤재오(내면고 국어 교사)

차례

1부 유자의 도시
2부 비의 도시
3부 고래의 도시

에필로그: 섬의 겨울
작가의 말
추천의 글

지은이·옮긴이

김지현

『우리의 정원』으로 제20회 사계절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장편소설 『브로콜리를 좋아해?』, 『너의 꿈에도 내가 나오는지』, 『오늘의 기분은 사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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