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여전
육체노동과 글쓰기로 바라본 삶과 세상
| 발행일 | 2026년 3월 13일 |
|---|---|
| ISBN | 9791194442882 03330 |
| 면수 | 256쪽 |
| 판형 | 변형판 127x200, 소프트커버 |
| 가격 | 18,000원 |
제32회 전태일문학상 르포 부문 수상자
현장노동자 양성민의 첫 번째 책
1500만 명의 노동자가 1500만 개의 노동 현실에서 느낀 경험과 사회에 대한 생각이 있습니다. 그에 대해 모두가 자신의 노동일기를, 자신의 사회 비평을, 스스로의 문학작품을 만들어 보는 세상. 그것이 아름다운 세계라고 생각합니다.- 「1500만 개의 노동일기」 중에서(239쪽)
조선소 물량팀 배관 노동자와 20살 청년 조수의 이야기 「꿈꾸는 배관공」, CNC 공장에서 “버튼맨”으로 일하며 단순노동의 사회적 가치를 고민해 본 「버튼맨 그리고 단순노동」 등의 글로 “일상에서 에피소드를 포착해내는 시선이 탁월하고, 무엇보다 재미있으며” “단순노동에서 얻은 통찰을 담담히 이야기하는” “비정규 육체노동자, 현장노동자의 자화상”이라는 심사평과 함께 제32회 전태일문학상 르포 부문을 수상한 양성민의 첫 번째 책이다. 수상작을 포함하여, 20여 년 육체노동자로 생활하며 꾸준히 써 온 글들을 추리고 모아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녹록지 않은 노동환경 속에서도, 타협하거나 포기하거나 냉소하지 않고, 힘과 유머를 바탕으로 꿋꿋이 노동하며 살아온 특유의 낙천성을 담아냈다. 스스로가 자신의 현실 속에서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사회 비평이자 예술작품으로 다듬어낸,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또 하나의 “노동일기”다.
육체노동자의 직관과
아마추어 작가의 감수성으로 써낸
인생과 세상의 풍경
비가 오면 쉬는 낭만적인 직업, 한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세상을 두루두루 구경하며 돌아다닐 수 있는 직업, 가장 단순한 노동에서 가장 복잡한 기술까지 어우러져 사회초년생의 아르바이트에서부터 전문기술직까지 포용하는 직업. 건설 노동은 어쩌면 국민 노동이어야 하지 않을까? 청년들에게는 ‘노동시장으로의 진입점’으로써 중요한 역할을 해줄 수 있고 경기불안과 구조조정의 시기에 실업의 완충지대로서 기능할 수 있는 노동. 누구에게나 친근한 생활 친화적 노동. 이것이 건설 노동의 가능성이다.
– 「우리 집은 내 손으로」 중에서(43쪽)
경험하고 체화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생각, 쓸 수 있는 문장이 있다. 그 점에서 『인생여전』은 평범하면서도 특별하다. 우리 모두의 삶을 지탱하는 수많은 것들을 생산하는 육체노동의 세계는, 의외로 ‘글’과 ‘문장’의 세계와 깊숙하게 접속하지 못하고 있다. 어쩌면 각자 존재해 온 ‘육체노동’과 ‘글쓰기’라는 거대한 세계를 작가는 연결한다. 긴 시간 여러 직종의 육체노동에 종사해 오면서 쌓아 온 직관과, 프로 전업 작가는 아니지만 자기 삶의 이야기를 꾸준히 글로 남겨 온 아마추어 작가의 감수성을 결합한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지 않은 여전한 일상에서 행복·꿈·낭만을 기어코 찾아내는 압도적인 ‘재능’의 쾌감”(장일호)은 여기에서 비롯한다. 육체노동의 시선과 아마추어 작가의 글솜씨로 읽어 낸 삶과 세상의 풍경은 친숙하면서도 새롭고, 답답하면서도 아름답고, 분노스러우면서도 다른 무엇에 대한 부러움 없이 살아갈 만한 그 무엇이다.
조선, 건설, 제조, 농업, 장의, 택배, 시설관리…
수많은 체험과 삶이 담긴 진짜 노동에세이
어느 날 문득, 나에게도 동체 시력이 생기는 것이 느껴졌다.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박스들을 스캔하면 주소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는 것.“오옷, 세상에나. 이게 가능하구나.” 콩알만 한 글자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박스 뒤에 숨은 글씨도, 휙 지나가는 작은 소포의 주소도 쉽게 찾아졌다. 뭔가 뿌듯한 느낌이 들었다.
얼마 후에 앞자리 택배의 신께서 한마디하셨다. “오, 이제 잘하는데?”
나도 모르게 쓱 웃었다. 호구들이 원래 칭찬에 약한 법.
– 「신과 함께」 중에서(81쪽)
저자는 ‘지역’(주로 경남)의 수많은 노동현장에서 일을 해 왔다. 배관과 용접 관련 자격증이 있지만, 그와 무관한 일들도 많이 했다. 조선, 건설, 제조, 농업, 장의, 택배, 시설관리 등의 육체노동현장에서 주로 일용직이나 단기계약직으로 일하며 살아왔다. (2026년 3월 현재 한 중학교의 시설관리노동자로 1년 계약하여 일하고 있다.) 『인생여전』에서는 그러한 현장에서의 이런저런 에피소드, 여러 사람들 이야기를 흥미롭게 풀어내고 있다.
1부 <꿈꾸는 배관공>은 제32회 전태일문학상 르포 부문에서 수상한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조선, 건설, CNC, 장의 노동현장에서 느끼고 생각한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명랑하게 서술했다. 2부 <신과 함께>에는 노동하는 일상 속에서의 희로애락을 담았다. 택배, 시설관리, 기술대학, 조선 현장의 이야기들로, 전반적으로 유쾌하다. 3부 <떼인 돈 받아내기>는 두 차례의 체불임금 받아내기 ‘투쟁’(?)을 시작으로, 현장에서 겪거나 느낀 여러 ‘위험한’ 이야기들을 에두르지 않고 다뤘다. 조선, 건설, 농장 이야기가 담겨 있다. 4부 <인생역전 그리고 인생여전>은 노동현장 바깥의 삶의 이야기들을 담담하게 다뤘다. 집 청소, 병원 방문, 영화, 복권에 얽힌 이야기들, 그리고 작가가 인생에서 가장 집중하여 쓴 글 중 하나인 전태일문학상 수상소감문을 담았다.
냉철하지만 냉소하지 않는
유쾌하고 명랑한 노동인생 이야기
부당노동행위는 범죄행위다. 그런데 이걸 실토하는 관리자나 사장은 하나도 없다. 그러므로 낌새가 이상할 때는 항상 녹음을 해야 한다. 회사가 불법적인 발언을 할 것 같으면 나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항상 대화를 녹음해야 한다. 헌법이 보장한 노동삼권을 부정하는 관리자와 사장이 수두룩하다. … 자, 따라 외쳐 보세요. 녹취의 생활화!
– 「떼인 돈 받아내기」 중에서(139쪽)
안타깝게도 2026년 한국의 노동 현실은 여전히 심각한 문제를 지니고 있다. 육체노동의 현장은 더욱 그러하다. 야간노동을 포함하는 고질적인 저임금 장시간 근무, “죽거나 혹은 퇴근”할 것을 생각해야 하는 (목숨까지 위협하는) 산업재해, 상습적인 임금체불과 이를 받아내기 위한 지난한 과정들, 불안정한 비정규직 고용, 다단계 하청 구조와 불법 파견, 단순노동에 대한 차별적 시선, 이러한 상황에 특히 크게 노출된 이주노동자들의 어려움 등으로, 모두 저자가 처한 노동의 기본 환경이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점들에 타협하거나 에두르지 않는다. 따질 건 따지고, 앞장서서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특히 현장의 동료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유지한다. 세상을 냉철하게 보지만 냉소하며 비웃지는 않는다. “웃으면서 싸우고 싸우면서 함께 가는”(한승태) 유쾌하고 명랑한 노동인생을 살 수 있는 이유다.
“인생역전이라면 좋겠지만,
인생여전이라도 나쁘진 않다.”
인생이 꼭 무슨 역전 같은 것을 해야만 행복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인생은 여전할 때도 마찬가지로 행복한 거 아니냔 말이다. 죽거나 다치지 않고 오늘의 일상이 무난히 진행되는 것. 그것 또한 지극한 행복이다. 어쩌면 진짜 로또는 아무 사고 없이 계속되는 오늘의 일상일지도 모른다.
인생역전이면 좋겠지만, 인생여전이라도 나쁘진 않다.
– 「인생역전 그리고 인생여전」 중에서(238쪽)
노동이라는 “삶의 현실”을 기본으로, “정직하게 절망”하면서도 자신의 삶을 긍정하고 희망과 행복을 말하는 유쾌함과 명랑함은 결국 “여전할 때도 마찬가지로” 나쁘지 않은 인생으로 이어진다. 육체노동을 본업으로 하면서도 (굳이 출판을 전제하지 않은) 글쓰기를 계속해 온, 앞으로도 그리 살아갈 아마추어 작가의 첫 책은 특유의 독특함으로 우리에게 신선한 자극을 준다. 명랑하면서도 유쾌한 새로운 작가의 탄생은, 곳곳에 숨어 있을 “1500만 개의 노동일기”를 예비한다. 누구나 나의 삶을 기록하고, 우리의 삶을 고민하고, 함께 읽고 함께 쓰는 일상 속의 풍부한 아마추어의 세계 확장은, 곧 우리 모두의 세계와 지평을 건강하게 확대하는 것이다. ‘읽으면 읽을수록 보약을 먹은 듯한’ 건강한 느낌을 주는, ‘여전한 지금의 인생’을 끝내 긍정하는 책 양성민의 『인생여전』을 많은 독자와 함께 하고 싶은 이유다.
추천사
머리말
1부 꿈꾸는 배관공
내 나이 마흔여섯
꿈꾸는 배관공
백야
우리 집은 내 손으로
버튼맨 그리고 단순노동
경계에서
2부 신과 함께
퇴근길
신과 함께
면상
진로상담, 터미네이터 그리고 졸업
76년생 나
어느 입학식
자격증 취득기
죽거나 혹은 퇴근하거나
3부 떼인 돈 받아내기
팽이
떼인 돈 받아내기
또, 떼인 돈 받아내기
길고양이도 세상을 뜨고
정들면 고향
Stairway to Heaven
내도 좀 비끼도
아난다여 물을 다오
4부 인생역전 그리고 인생여전
맑은 날의 판초 우의
대기인
좋은 콜 받으세요
슈가포인트
인생역전 그리고 인생여전
1500만 개의 노동일기
맺음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