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독일인 이야기

회상 1914~1933

제바스티안 하프너 지음 | 이유림 옮김

원제 Geschichte eines Deutschen
원서 부제 Die Erinnerungen 1914~1933 (2000)
발행일 2014년 10월 1일
ISBN 9788971996201 03850
판형 변형판 145x205
가격 16,000원
분류 역사·인물 단행본
한 줄 소개
국가가 더 이상 개인의 편이 아닐 때, 어떻게 할 것인가? 제바스티안 하프너의 나치 시대 회고
주요 내용

“어떻게 히틀러가 나올 수 있었는지 이해하게 만든다.” 디 차이트

“제바스티안 하프너 최초의 책, 그리고 어쩌면 최고의 책.”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

“그는 그저 스스로 자신의 인격과 사생활, 그리고 개인적 명예라고 생각하는 것을 지키고 싶어 할 뿐이다. 하지만 그가 몸담은 국가는 약간 투박하지만 매우 잔인하게 이 모든 것을 끊임없이 공격한다.”

이 책은 올봄 『히틀러에 붙이는 주석』으로 국내에 소개된 제바스티안 하프너 ‘최초의 책이자 최후의 책’이다. 하프너가 독일을 떠나 영국에 정착한 지 1년 뒤인 1939년에 집필되었다는 점에서 ‘최초의 책’이지만, 오랜 세월 서랍장 속에 잠들어 있다가 1999년 하프너가 세상을 떠난 뒤 유족에게 발견되어 이듬해인 2000년에 출간되었다는 점에서 ‘최후의 책’이다.

책의 첫머리에서, 그리고 행간과 행간 사이에서 하프너는 끊임없이 묻는다. 국가가 더 이상 개인의 편이 아닐 때 어떻게 할 것인가? 나아가 “[국가가] 개인에게 친구를 포기하고 연인을 떠나길, 자신의 신념을 버리고 미리 정해진 것을 받아들이길, 익숙하지 않은 방식으로 인사하고 좋아하지 않는 방식으로 먹고 마시길, 경멸하는 활동에 여가 시간을 바치고 마뜩지 않은 모험에 자신을 내맡기길, 자기 과거와 자아를 부정하길, 게다가 이 모든 것에 대해 끊임없이 열광하며 감사하는 모습을 보이길 요구”할 때 어떻게 할 것인가?

이처럼 이 책은 ‘난폭한 권력을 휘두르는 무자비한 국가’와 ‘작고 이름 없는 개인’의 ‘결투’를 기록한다. 이 개인은 타고난 영웅도 순교자도 아니지만 그저 ‘어깨를 한번 으쓱’ 올려 보이며 국가가 청하는 결투에 기꺼이 응한다. 그는 결투 내내 수세에 몰리지만 결코 무릎 꿇지 않은 채, 국가의 공격을 잽싸게 피하고 아슬아슬하게 막아낸다. 그 개인은 바로 저자 제바스티안 하프너 자신이다.

이 책은 부제가 말하고 있듯이 1차 대전이 발발하는 1914년부터 나치가 정권을 장악하는 1933년까지의 기록을 담고 있다. 전장에서 들려오는 승전보에 열광하던 일곱 살 철부지 어린아이가, 불의에 서서히 눈뜨고 의문을 품는 사춘기 청소년으로, 나치의 급격한 부상에 분노하며 외국으로의 이주를 꿈꾸고 그 와중에도 자유분방한 사랑을 나누는 스물여섯 살 청년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하여 이 책은 제바스티안 하프너 개인의 성장기요 자전적인 에세이이다.

한편으로는 그 기간 동안 독일인들이 어떻게 나치에 열광하거나 침묵하며 공멸의 길에 발을 들여놓았는지 특유의 통찰력으로 관찰하고 분석하고 전망하는 일종의 역사서이다. 1차 대전의 발발과 독일 전역을 휩쓰는 최종승리에 대한 열망, 믿기지 않는 패전과 이윽고 들이닥친 시련, 1918년 독일혁명과 이어진 혼란, 역사상 전무후무한 하이퍼인플레이션과 민족주의의 부상 등 파란만장한 독일의 현대사가, 하프너 개인의 생애라는 수면 위로 혹은 아래로 더없이 인상적으로 펼쳐진다. 이렇듯 이 책은 1914년부터 1933년까지, ‘어느 독일 사람’ 제바스티안 하프너가 소년에서 청년으로 성장하면서 목격하는 위태로운 시대상과 내면의 갈등을 섬세하고 선명한 필치로 그려낸 역작이다.

앞서 말했듯이 이 책은 60년 동안 미공개 상태로 남아 있다가 하프너가 세상을 떠난 이듬해인 2000년에 유족에 의해 출간되었다. 출간에 얽힌 사연은 이게 다가 아니다. 그로부터 다시 2년이 흐른 2002년 3월 독일연방기록보관소에서 이전까지 종적을 알 수 없었던 이 책의 25장과 마지막 여섯 개 장, 즉 35장부터 40장까지의 원고가 추가로 발견되어 비로소 하프너가 집필을 마쳤을 때 모습 그대로 세상에 다시 선을 보인다. 이 번역서는 2002년에 출간된 증보판을 저본으로 삼았다.

차례

머리말 4
프롤로그 11
혁명 121
작별 225
후기 359
옮긴이의 말 374

지은이·옮긴이

제바스티안 하프너 지음

1907년 12월 27일, 독일 베를린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라이문트 프레첼(Raimund Pretzel)이다.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법원과 출판사에서 일하다가 나치의 폭정이 극으로 치닫던 1938년에 유대인 약혼자와 함께 영국으로 이민했다. 언어장벽과 가난, 나중에 부인이 되는 약혼자의 임신으로 이민 초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독일에 남아 있는 가족들의 피해를 우려해 필명 ‘제바스티안 하프너’로 저술 활동을 시작했다. 이 필명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이름과 모차르트 교향곡 35번의 곡명 「하프너」를 조합한 것이다. 훗날 하프너는 이 교향곡의 쾨헬 번호 ‘KV 385’를 자동차 번호로 쓰기도 했다.
1941년 하프너는 조지 오웰의 청탁으로 ‘서치라이트 북스’ 시리즈 중 한 권인 『독일 공습』(Offensive Against Germany)을 영어로 집필, 출간했다. 한편 명망 높은 언론인 데이비드 애스터의 후원하에 「옵서버」지에 기고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편집장 자리까지 올랐다. 1954년 편집장에서 물러나 독일로 돌아왔으며, 1961년 ‘베를린 장벽’이 세워질 때까지 줄곧 「옵서버」지 베를린 특파원으로 일했다. 쉰 살이 넘어서야 독일 언론을 위해 일하기 시작한 하프너는 1962년까지 「디 벨트」지에 글을 썼고, 이후 1975년까지는 「슈테른」지 칼럼니스트로 일했다. 베스트셀러 역사 교양서를 여러 권 발표했으며, 자유베를린방송(SFB)에서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1999년 1월 2일, 세상을 떠났다.
하프너는 독일 제국의 성립부터 1차 세계대전 발발, 바이마르 공화국의 실패, 히틀러의 부상과 몰락에 이르는 독일의 파란만장한 근현대사를 놀라운 통찰력과 신선하고 명료한 언어로 서술하는, 대중적으로 가장 성공한 역사 교양서 작가로 평가받는다. 대표작으로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1967), 『히틀러에 붙이는 주석』Anmerkungen zu Hitler(1978), 『비스마르크에서 히틀러까지』Von Bismarck zu Hitler(1987), 『어느 독일인 이야기』Geschichte eines Deutschen(2000) 등이 있다.

이유림 옮김

경희대학교와 같은 대학원에서 철학을, 베를린 자유대학교에서 영화학을 공부했다. 지금은 책과 영화를 번역한다. 옮긴 책으로 『그해 봄은 더디게 왔다』, 『그 여름, 마리아』, 『독수리와 비둘기』, 『바람 저편 행복한 섬』, 『파블로와 두 할아버지』, 『첫사랑』, 『질문의 책: 마틸다의 숨은 행복 찾기』, 『사슬옷 베티』, 『어느 날 빔보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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