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의 0도

다른 날을 여는 아홉 개의 상상력

박혜영 지음

발행일 2018년 6월 7일
ISBN 9788971998519 03800
면수 232쪽
판형 변형판 146x205, 페이퍼백
가격 14,000원
수상∙선정 2018 환경정의 시민연대 환경책큰찬치 우수환경도서
한 줄 소개
트렌드로서의 ‘에코’와 ‘힐링’ 이후, 일상과 감성의 언어로 다시 쓴 생태적 상상력을 만난다!
주요 내용

우리가 더 잘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다면

피로하고 메마른 날들을 어루만지는 새로운 감각과 상상력의 힘

트렌드로서의 ‘에코’와 ‘힐링’ 이후, 일상과 감성의 언어로 다시 쓴 생태적 상상력을 만난다! 삶이 생존이 되고 지식이 삶을 바꾸지 못하는 시대, 세계가 스마트폰 화면으로 축소되어버린 시대, 우리 삶과 세계의 복원을 꿈꾸는 감성적 비평 에세이. 에코페미니스트이자 영문학자인 저자는 ‘시적 감수성’과 ‘생태적 상상력’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현대문명의 파괴적인 측면을 들여다본 여덟 작가의 삶과 작품을 살펴보며, 그로부터 우리 시대를 향한 근본적인 질문들을 던진다. 그리고 변화의 출발점으로 ‘느낌의 0도’, 얼어붙은 감각에서 벗어나 다르게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능력을 제시한다. 이 책의 부제 “다른 날을 여는 아홉 개의 상상력”에서 ‘아홉 번째 상상력’은 아직 오지 않은 상상력이자, 감각에서 행동으로 나아갈 독자의 몫이다.

 

 

추천의 말

아침에 하루를 시작하기 힘든 이들이 많은 시대다. 나는 이불 속에서 몇 시간을 고민한다. 집을 떠날까, 한국을 떠날까, 지구를 떠날까. 그다음에는 영혼 없는 노동의 연속. ‘열심히 일한다.’ 가끔 숲에 가보지만 비닐봉지, 음료수병이 눈에 걸려 오래 있지 못한다. 깊은 숲속은 아름다울 것이다. 하지만 『느낌의 0도』는 그보다 더 아름다운 숲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평소와 다른 시간을 경험했다. 다르게 느끼고 다르게 생각하면 행복할 수 있구나. 이 책에는 오늘날 우리 삶의 많은 문제가 ‘해명’되어 있다. 강력한 치유의 책이다. 치유가 앎과 반성으로부터 시작된다면, 이 책은 절실하고 진실한 치유를 전한다. 저자를 포함, 이 책에 소개된 사상가들에게 감사한다. 희망이 있다! 항상 곁에 두고 읽을 책이 필요한 사람들, 글쓰기 공부할 때 필사용 텍스트를 고민하는 이들, 지구를 살리는 드문 상품을 선물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최적의 책이다. _정희진(여성학 연구자, 녹색당 당원)

 

마침 버려지는 개에 대한 르포를 읽던 중이었다. 나는 아래로 향하는 사랑에 대해 생각하고 있었다. 주변에 ‘사랑은 무엇일까’ 하고 몇 번 물어보았다. 그때마다 다들 웃었다. 나도 같이 웃었다. 그러다 『느낌의 0도』를 만났다. 이 책을 통해 사랑을 넘어서는 사랑을, 사랑을 잊어버리는 사랑을, 사랑을 가르치는 사랑을 배웠다. 나는 아주 오랜만에 웃음 없이 사랑을 속삭인 기분이 든다. 기어이 나약하고 낮은 세계 안에서 그 특별한 사랑을 허락한 여덟 작가의 삶이, 많은 독자에게 멈추지 않는 울림이 되기를 소망한다. _요조(뮤지션, 책방무사 운영자)

 

 

오늘도 피로한 날을 보내는 당신에게

매일이 피로한 날의 연속이다. 하루 종일 일터에서 시달리고 회식까지 마치고 난 퇴근길에 미세먼지로 뿌연 하늘을 바라보다가 ‘계속 이렇게 살아도 될까?’라는 질문이 떠오를 때, 또는 가족도 일도 큰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점점 ‘나’를 잃어버리는 것 같다는 슬프고 불안한 감정이 덮칠 때, 그런 마음을 냉정히 떨쳐내고 착실한 기계처럼 일상을 버텨나갈 때,『느낌의 0도』는 바로 그런 순간들을 지나는 모든 사람에게 말을 건넨다.

표지에는 숲, 그리고 호수에 비친 숲 그림자가 보인다. 아마 겨울이 끝나가는 계절일 것이다. 부쩍 햇살이 따스해졌다. 숲에 소복이 쌓였던 눈이 녹기 시작하고, 호수 수면이 햇빛을 반사해 반짝거린다. 숲에서 불어온, 어딘지 모르게 봄 냄새가 나는 바람이 양 볼을 간지럽힌다. 이러한 풍경 속에 있다면, 각박하고 메말랐던 마음도 조금 설레기 시작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무언가 얼어붙은 감각이 녹아내릴 때, 나를 둘러싼 세상과의 연결을 회복하고 온전히 살아 있음을 체감할 때, “온몸으로 느끼기 시작하는 지점, 존재들이 무감각에서 깨어나 점차 눈을 뜨는 해빙”(8쪽)의 순간이 “느낌의 0도”일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 우리는 어떤 날을 맞이하게 될까?

이 책은 그러한 순간에 연이어 출현할 “아홉 개의 상상력”을 향해 깊은 숲속으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에코페미니스트이자 영문학자로서 여러 매체에 칼럼과 에세이를 써온 저자 박혜영은 이 숲에서 만나게 될 여덟 명의 작가, 그리고 아직 도래하지 않은 ‘아홉 번째 상상력’을 향해 길을 이끄는 탁월한 가이드가 된다. 느낌 있는 문장들이 일상에 관한 성찰, 곳곳에 자연스럽게 인용된 낭만주의 영시와 어우러져 우리의 감성을 건드리며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방향을 상실한 시대, 여덟 작가가 전하는 길 찾기의 감각

충만한 삶이란 무엇일까? 우리에게 단 한 번 주어진 삶을 어떻게 해야 잘 살 수 있을까?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 것일까? 이러한 질문을 품은 채 길을 잃어버린 기분을 느끼는 것은 개인만이 아니다. 우리는 길을 잃고 방향 감각조차 상실한 시대를 살고 있다. 우리 시대는 어떻게 길을 잃게 되었을까? 우리는 길을 되찾을 수 있을까? 그렇다면 그것은 어떤 길일까? 『느낌의 0도』는 우리 삶과 시대에 대해 가장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대답을 찾아나가는 여정이다. 그리고 그곳에 함께하는 것은, 우리 시대가 길을 잃었음을 직감적으로 느끼고 저마다의 지도를 그려낸 후, 이를 바탕으로 다른 길을 만들어나간 사람들, 즉 작가라기보다 사상가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릴 작가들이다. 이들은 언제나 약자의 자리에서 글을 썼고, ‘사회비판’이나 ‘진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엇, 즉 자연과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근원적이고 역동적인 생명의 힘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책은 작가들의 삶과 글을 단순히 소개하는 것이 아니다. 오늘의 풍경과 내일을 위한 상상력을 들려주는 여덟 작가에 대해, 저자는 자신만의 고유한 렌즈인 “생태적 관점”에서 작가 각각의 주요 관심사이자 우리 시대가 직면한 주요 문제점을 하나씩 짚어본다. 먼저, 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레이첼 카슨을 통해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을 반성하”고, 『모모』의 작가 미하엘 엔데를 통해 “그 길에서 한 번뿐인 생명의 시간이 모두 돈을 위한 시간으로 바뀌었음”을, 『작은 것이 아름답다』로 알려진 경제학자 E. F. 슈마허를 통해 “시간의 변화와 함께 노동도 삶의 기쁨에서 생존을 위한 노역으로 변질되었음”을 보여준다. 작가이자 농부인 웬델 베리로부터 “생태적 관점에서의 평화란 무엇인지”를, 팔레스타인의 시인 마흐무드 다르위시로부터는 “약자에게 올바른 생태적 정의란 무엇인지”를 살펴본다. 소설가이자 평론가인 “존 버거로부터 우리가 느끼는 감각에도 윤리가 있다는 점을, 『작은 것들의 신』의 작가 아룬다티 로이로부터 보이지 않는 것을 볼 수 있는 상상력의 힘”을 배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월든』의 작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를 통해 “우리가 저항할 때 비로소 진정한 자유인으로 살 수 있”음을 강조한다. 각각 ‘자연의 길’, ‘시간’, ‘노동’, ‘평화’, ‘정의’, ‘감각’, ‘상상력’, ‘저항’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하는 여덟 작가들은 “남다르게 예민한 시적 감수성과 생태적 상상력으로 현대문명의 파괴적인 측면을 들여다본” 사람들이기도 하다.

 

시적 감수성과 생태적 상상력의 회복

『느낌의 0도』는 우리가 길을 찾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덕목으로 시적 감수성과 생태적 상상력을 강조한다. 그것은 저자가 여덟 작가들의 삶과 작품들에서 공통적으로 추출해낸 것이며, 우리 사회가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시적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는 진단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이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살아 있음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 나처럼 너도 소중한 생명임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 삶이란 저 혼자 살아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사는 것임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 이런 무지와 무감각이 바로 (시적) 빈곤의 원천이자 우리 시대를 산다는 것의 가장 큰 고통”(167쪽)이라고. 존 버거에 따르면, 시는 “세상의 무관심과 잔인함에 맞서고 이 세상의 근원을 찾아내어 우리 존재의 총체성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언어”(167쪽)이고, 저자에게 이러한 시적 감수성은 “어떠한 미미한 존재건 모두가 공존의 삶을 위해 서로 보이지 않게 협력”(35쪽)함을 알아채는 능력이다. 또한 “모든 존재가 얼마나 신비롭게 연결되어 있는지, 그리고 왜 다른 존재의 고통과 슬픔이 덜어지지 않고서는 나의 운명도 나아질 수 없는지를” 아는 능력, “땅과 나무와 물과 인간이 모두 같은 운명임을 알아차릴 수 있는”(183쪽) 능력이기도 하다. 결국, 시적 감수성이란 우리 눈앞의 파편화된 풍경을 넘어 ‘세계’를 느끼는 힘이며, 다른 사람들은 물론 사람과 결국 하나인 자연을 아우르는 세계의 복원, 다른 말로 생태적 상상력과 맞물려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러한 시적 감수성과 생태적 상상력을 되살려낼 수 있을까? 저자는 카슨을 따라 이렇게 말한다. “인간의 영혼이 지구의 아름다움을 사랑하는 것은 인간과 자연이 아주 깊고도 필연적인 뿌리를 서로 나누고 있기 때문이며, 이런 (시적) 감수성을 회복하려면 먼저 자연을 세심하게 들여다보아야 한다.”(35쪽) 그리고 존 버거를 따라 다시 이렇게 말한다. “위를 바라보던 눈을 감고 아래로 더 아래로 눈을 돌릴 때 비로소 우리의 두 눈은 우리를 감싸고 있는 자연의 작은 생명체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본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들을 껴안는 것을 의미한다.”(168쪽) 즉, 저자는 이 모든 것의 출발점을 우리의 ‘감각’에서 찾는다. 우리 삶의 문제는 지식과 논리, 이성적 인식으로만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때, 감각은 말초적이거나 즉물적인 자극과 관련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온몸으로 깊숙이 ‘껴안는’ 경험의 차원을 의미한다. 우리가 먼저 다르게 느끼지 못하면 온전히 살아 있는 삶, “다른 날”에 다가갈 수 없을 것이다. 더 잘 보고 듣고 느끼고자 하는 마음, 편견 없이 정직하게 세상을 향해 우리의 감각을 열어놓는 태도, 다른 존재에 집중해 주의를 기울이는 사랑의 능력이야말로 시적 감수성과 생태적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바탕이 되며, 그것이야말로 “느낌의 0도”인 셈이다.

 

일상과 감성의 언어로 다시 쓴 생태적 상상력

2010년 이후, 생존경쟁과 자기계발에 지친 사람들은 ‘치유(힐링)’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치유는 심리적인 위로와 응원의 차원에서 벗어나 ‘슬로 라이프’, ‘심플 라이프’, ‘미니멀 라이프’, ‘에코’, ‘욜로’, ‘소확행’ 등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만들어냈고, 출판계에서도 이러한 가치를 내세우는 책들이 꾸준히 독자를 만났다. 최근에는 TV 프로그램 <윤식당>, <효리네 민박>, 영화 <리틀 포레스트> 같은 작품들이 인기를 얻으며, 이러한 경향이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더 전면적인 변화를 향해 있음을 드러낸다. 그런데 이러한 흐름에서 ‘치유’라는 포장지를 벗겨냈을 때, 그것은 『느낌의 0도』에 소개된 생태사상가들의 이야기와 맞닿아 있다. 이익과 이윤을 앞세우는 자본의 욕망 앞에서 길을 잃은 시대, 기존의 진보가 힘을 잃고 혐오와 도덕성 대결이 만연하는 시대, 세계가 스마트폰 화면으로 축소되어버린 시대, 진정한 자신의 삶을 살고 싶은 사람들을 매료시킨 것은 생태적 상상력의 세속적 또는 일상적 판본들일지도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생태적 관점은 지나치게 근본주의적이고 나이브하며 일상과 동떨어져 있어서 실생활에서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이 책은 반드시 일독할 가치가 있다. 여덟 명의 작가들은 우리의 감각을 새롭게 깨우며 시적 감수성을 되살릴 뿐만 아니라, ‘치유’를 견인하는 다양하고 풍요로운 생태적 상상력의 원류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여성학자 정희진은 이 책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이 책에는 오늘날 우리 삶의 많은 문제가 ‘해명’되어 있다. 강력한 치유의 책이다. 치유가 앎과 반성으로부터 시작된다면, 이 책은 절실하고 진실한 치유를 전한다.” 저자는 여덟 명의 생태사상가들의 생태적 상상력을 우리의 구체적 현실 및 일상과 단단하게 묶어내며, ‘느낌’과 ‘감각’과 ‘감(수)성’으로 그것들을 연결하고 들여다본다. 독자들은 시적이며 힘 있는 문장으로 쓰인 이 책에서 우리의 고통과 불안과 냉소와 체념이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지, 개인의 마음뿐만 아니라 ‘세상’의 상처를 어떻게 어루만질 수 있을지, 치유 이후의 삶이 어떻게 지속될 수 있을지에 관한 근원적인 통찰과 함께, 익숙하면서도 가장 급진적인 상상력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 순간, 이 책의 부제 “아홉 개의 상상력”에서 ‘아홉 번째 상상력’은 한국어로 글을 쓸 도래할 저자이자 길을 묻는 독자의 몫이 될 것이다.

 

책 속에서

그러나 우리에게는 무엇이든 보고 듣고 느낄 자유가 있지만 실제로 우리의 감각은 그와 같은 자유를 누리지 못한다. 어디를 보느냐에 따라 다른 풍경이 보이고 무엇을 듣느냐에 따라 다른 소리가 들리지만, 우리의 감각은 늘 한쪽으로만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눈은 언제나 위만 쳐다보고, 귀는 언제나 큰소리에만 예민하다. 우리의 감각은 언제나 한 줌도 안 되는 강자의 세계만 욕망하기에 대다수 약자의 세계는 마치 없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는다. 문제는 이처럼 우리가 ‘더 많이, 더 빨리, 더 높이’를 갈망하면 할수록 우리 사회는 더욱 경쟁적이 되고, 우리 내면은 황폐해지며, 이 지구는 인간만 생존 가능한 이상한 서식처가 된다는 점이다. 그러니 지금까지와는 반대쪽으로 우리의 감각을 열어야 한다. _6~7쪽

누구나 밥벌이를 하지 않고서는 살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한 번뿐인 우리의 삶이 오직 밥벌이를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밥벌이가 노동의 전부가 되면 이런 재미없는 노동은 악착같이 보상받아야 할 대가를 위한 시간이거나 아니면 여가를 즐기기 위해 가능하면 회피하고 줄여야 할 고통의 시간이 된다. (…) 슈마허는 노동을 하는 이유가 당장의 생활에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구하는 데만 있다고 보지 않았다. 그보다는 누구나 마음에 흡족한 일을 함으로써 이 지상에서의 무상한 삶에 생기를 불어넣고, 그리하여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다른 사람들과 함께 즐겁게 살아가는 데 있다고 보았다. 노동이란 인간이 지상의 나그네로 머물다 가는 짧은 생애 동안 자신의 삶이 하나의 아름다운 공예품이 되도록 공들이는 작업이라고 보았다. _82쪽

사랑은 어느 길로 오는가? 큰 것만 쳐다보던 눈을 들어 더없이 작은 것들에게로 눈길을 돌릴 때, 그 작은 존재들이 내 운명과 이어져 있음을 보게 될 때, 그리하여 우리도 역시 거대한 그물망의 일부임을 알게 될 때 이 존재들을 이어주는 작은 고리를 타고 내려온다. 큰 것들에 떠밀려 어디로 가야 할지 길을 잃어버린 시대에 로이는 뛰어난 상상력으로 들려준다. 우리가 삶에서 놓친 것은 돈과 권력이 아니라 실은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 천천히 기어가는 애벌레, 빗방울이 떨어지는 강물, 푸르른 창공을 날아가는 새, 별빛과 달빛, 이런 작은 것들임을. _197쪽

차례

들어가며―느낌이 깨어나면 보이는 것들

레이첼 카슨
먼 훗날 이 길에 서서

미하엘 엔데
시간을 잃어버린 시대

E. F. 슈마허
즐겁지 않으면 좋은 노동이 아니다

웬델 베리
평화의 시작은 집으로 돌아가는 것

마흐무드 다르위시
모두에게 정의로운 삶을 위하여

존 버거
눈을 돌리면 다른 풍경이 보인다

아룬다티 로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법

헨리 데이비드 소로
나는 꿈꾼다, 고로 저항한다

지은이·옮긴이

박혜영 지음

이화여대와 서울대에서 영문학을 공부하고, 영국 글래스고 대학에서 낭만주의 영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인하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문학에 담긴 인간과 자연에 대한 성찰을 쉽고도 아름답게 전달함으로써 예민한 독자들과 함께 생각을 나누며 지금과는 다른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

생태잡지 『녹색평론』의 편집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우리 삶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사유한 생태사상가와 작가들을 연구하였고, 그에 관한 글을 『녹색평론』, 『황해문화』, 『문학수첩』, 『한겨레』 등에 기고하였다. 옮긴 책으로 아룬다티 로이의 정치 에세이집 『9월이여, 오라』, E. F. 슈마허의 『굿 워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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