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이라는 전쟁터
뷰티풀 군바리부터 이세계 퐁퐁남까지, 웹툰을 둘러싼 논쟁적 순간들
| 발행일 | 2026년 7월 3일 |
|---|---|
| ISBN | 9791194442936 03680 |
| 면수 | 264쪽 |
| 판형 | 변형판 120x188, 소프트커버 |
| 가격 | 18,000원 |
웹툰은 이 시대 문화전쟁의 가장 중요한 전장이자 동시대 한국의 가장 탁월한 저널리즘이다
시장의 크기, 독자의 규모, OTT 원작 비율, 사회적 인지도, 영향력으로 볼 때 지금은 분명 “웹툰의 시대”다. ‘온라인’이라는 1990년대 이후 한국사회에 출현한 새로운 문화가 만화를 중심으로 응결되어 만들어진 아주 ‘새로운 매체’인 웹툰은, 게다가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함께 2010년대 이후 무엇보다도 한국사회의 ‘문화전쟁’과도 같은 양상의 최전선에 서게 되었다. 그렇게 “웹툰이라는 전쟁터”가 생겨났다.
웹툰의 커다란 영향 속에서 살아가는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한 나침반이 필요하다면, 이 책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웹툰이라는 전쟁터는』 웹툰의 태동기부터 ‘제국 형성’의 시기, 그리고 그 이후에 이르기까지 애호가이자 전문가로 대중매체 비평의 주요 장르로 웹툰을 설정하고 꾸준히 글을 써온(때때로 논쟁을 촉발시켜온) 칼럼니스트 위근우의 문화비평집이다. 특히 지난 10여 년 온라인을 매개로 첨예하게 벌어졌던 한국사회의 문화전쟁(핵심 단어: 혐오표현, 페미니즘, 검열, PC, K콘텐츠 등)의 양상을 웹툰이라는 틀을 통해 바라보고, 작품론·작가론 등을 아울러 성역 없는 실명 비판(아주 때로는 찬사)을 통해 공론장 속에 뛰어드는 글들로 구성되었다. 단순히 창작자 집단의 개성, 성공한 창작물의 비법, 작품의 재미와 시장성 등에만 집중하고 머무르기엔, 웹툰의 안팎은 이미 ‘전쟁터’다. 창작자의 의도를 넘어선 해석과 소비의 양상을 폭넓은 문화현상으로서 분석할 때, 비로소 웹툰이라는 매체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 주위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현상들(이른바 ‘세대·계급‧젠더 갈등’부터 혐오표현 논란, 정치적 투쟁들까지 포함하는)을 독해할 수 있다.
본격 웹툰 문화비평집을 표방하는 이 책은, 웹툰을 통해 한국의 문화전쟁을 바라보는 묵직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동시에 웹툰 및 웹툰 작가, 웹툰에 얽힌 문화현상에 대한 일반적인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충분히 재미있게 읽고 생각을 확장해볼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1부에서는 웹툰을 중심으로 한국 온라인 문화전쟁의 역사와 양상을 시간 순서대로 다뤘다. 2부에서는 가장 첨예한 쟁점인 웹툰 안팎의 혐오차별표현 문제, “참교육”·사이다 서사 등의 한계를 다뤘다. 3부에서는 거대 문화산업으로서의 웹툰 제국이 누락한 사회적 서사들(노동권, 플랫폼 블랙리스트, OTT 각색 문제 등)을 반성적으로 다뤘다. 4부에서는 때로 탁월한 저널리즘 역할을 해내는 웹툰 작품들의 서로 다른 시대감각을 통해 현실의 정치적 쟁점들을 읽어냈다. 유명 작품, 유명 작가에 관한 내용에 있어서도 에두르지 않고 성역 없이 날카롭게 접근했다.
“좋아할 수 있는 걸 더 좋아하기 위해선, 그것을 둘러싼 썩 좋아할 수만은 없는 것들에 대해 귀찮아도 이야기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한국 대중문화의 주류 중 하나가 된 웹툰에 대한 우리 사회의 전반적 인식 역시 비평과 담론을 향해 나아갈 때가 되었다. 한국 최초의 본격 웹툰 문화비평집을 자부하는 이 책이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웹툰을 둘러싼 논쟁적 순간들을 모르고서
한국사회를 이해할 수는 없다
우호적이든 비판적이든 이제 웹툰의 영향력에 대한 글은 거대해진 파급력과 해석 투쟁 내에서 벌어지는 여러 논쟁적 맥락을 다뤄야 하고 다룰 수밖에 없게 되었다. ··· 시대적 흐름의 풍경을 제대로 기록하기 위해서 비판적 긴장을 유지하며 작품 내부와 작품을 둘러싼 담론적 실천을 읽고 기록했다. ··· 성공한 창작물의 비법이나, 장르적 허용과 재미에 대한 옹호, 시장에서의 확장성에 대한 인사이트 같은 장밋빛 이야기가 웹툰에 대한 담론의 주류를 형성할수록, 웹툰의 사회적 책무에 대해 질문하는 목소리도 늘어나야 한다. (「들어가며」 중에서)
2015년, 『웹툰의 시대』라는 책을 통해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분출되는 젊은 창작자들의 에너지”를 기록하는 사관을 자임했던 문화평론가 위근우는, 그 이후에도 ‘오지랖 넓은 독자’이자 비평가로서 웹툰과 함께해왔다. 그리고 10년, 너무나 명백한 “웹툰의 시대”에 걸맞은 웹툰 이야기들을 모아 이 책, 『웹툰이라는 전쟁터』로 펴냈다. 수많은 인기 작가와 작품들, 영상물들의 원작, 네이버웹툰의 나스닥 상장… 10여 년 사이 ‘웹툰’의 위상은 말 그대로 이전과는 다른 차원에 진입하였다. 웹툰에 대한 이야기들도 달라진 위상을 반영하여 변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10년 전에야 창작물 자체에만 집중하며 장르와 재미,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중심으로 웹툰에 대한 논의를 형성할 수 있었다면, 지금은 어떤 입장이든 웹툰의 거대해진 파급력과 그에 대한 해석 투쟁 속에서의 여러 논쟁적 맥락을 다룰 수밖에 없고 다뤄야만 한다.
이는 한 비평가의 관점과 주장이 아니라, 거대한 시대적 흐름의 반영이다. 이른바 1990년대 이후에 형성된 한국 온라인 문화의 축적 속에서, 수많은 흐름과 조류를 반영해 새롭게 태어난 매체가 이른바 한국의 ‘웹툰’이다(그래서 웹툰은 일종의 고유명사와 같은 것이다). 웹툰의 안팎(작품부터 댓글까지를 모두 아우른다)에서 한국 온라인 문화전쟁의 화두들이 쏟아지고, 최전선에서의 대논쟁이 펼쳐지고 있다. 단언컨대, ‘웹툰이라는 전쟁터’를 모르고선 한국사회, 특히 문화정치(청소년을 포함하는)를 온전히 이해하기는 불가능할 정도의 상황이 되었다. 이 책은 그러한 점에 주목하여, 웹툰 안팎의 논쟁적 순간들을 기록하고 평가함으로써, 웹툰을 비평하고 이해하는 것과 동시에 한국사회의 여러 단면까지도 명징하게 포착해보고자 한다. 본격 웹툰 비평서이자 담론서를 표방하는 이유다.
웹툰을 매개로 한 온라인 문화전쟁의 순간들
물론 그 당시에는 이 작품을 둘러싼 논쟁과 온라인 세계의 화력 지원, 감정싸움이 〈뷰티풀 군바리〉 정식 연재라는 이례적이고 일회적인 사건에 대한 특수한 대립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10년 후, 그 당시의 특수한 대립은 이제 일상적 경험이 되었다. 이 일상적 대립이 우리를 피로하게 할수록 그 기원을 똑바로 직시해야 혐오와 차별에 대항하는 이 싸움의 해방적 차원을 보존할 수 있다. (「<뷰티풀 군바리>, 어쩌면 문화전쟁의 시작」 중에서)
1부에서는 웹툰을 매개로 한 한국 온라인 문화전쟁의 순간들을 시간순으로 기록했다. 내용과 형식 측면에서 웹툰 문화전쟁의 기원으로 삼을 만한 <뷰티풀 군바리> 논쟁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문화전쟁의 모든 양상을 보여준 게임 ‘<클로저스> 사태’(메갈리아4의 GIRLS Do Not Need A PRINCE 티셔츠에 대한 “4의 일족”의 여성혐오적 백래시), <복학왕> 논란과 웹툰협회, <바른연애 길잡이>·<이두나!>·<성경의 역사>에 대한 악플 테러, <윤석열차> 수상에 대한 당시 정권 고위층들의 비난 및 압력, <이세계 퐁퐁남>의 네이버 공모전 본선 진출과 이에 대한 불매 운동 반응까지 10여 년의 논쟁을 정리하고, 선명하게 저자의 입장을 표명하였다. 혐오차별표현, 백래시, 불매 운동, 미러링, 댓글 전쟁(온라인 화력전), 가짜뉴스(“대안사실”) 유포, 검열 등을 핵심으로 하는 한국의 온라인 문화전쟁 양상을 돌이켜보는 것은, 우리가 현재 서 있는 문화적·정치적 환경을 되새기고 현실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웹툰 그리고 온라인 매체는 왜 혐오표현에 취약한가
도덕의 권위를 괄호 안에 묶은 온라인 세계에선 역설적으로 재미를 위한 표현의 자유만이 정언명령으로서 절대적 가치의 도덕이 된다. 다시 말하지만 그 자체로 혐오표현을 발아시키진 않되 혐오표현에 취약할 수밖에 없으며, 특히 2000년대 초반부터 온라인 커뮤니티 안에서 누적되어 온 미시적 차별의 유머코드들은 여전히 현재의 웹툰 작가들에게서도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최소 26년은 누적된 온라인 문화의 토대 위에서 도덕을 고민하는 비평은 개개의 혐오표현만이 아니라 ‘웃겨라!’라는 초자아의 명령과 싸워야 한다. (「혐오의 씨앗은 웹툰의 출발점에 어떻게 심어졌나」 중에서)
2부에서는 웹툰과 온라인 문화의 혐오표현에 취약한 속성에 대한 역사적 분석과 함께, 그러한 혐오표현을 중심으로 개별 작품 및 소비 문화 전반을 비판적으로 살핀다. 1990년대 인터넷 형성 시기부터 문화의 핵심을 차지해온 ‘엽기’와 ‘재미’는 ‘탈권위’와 결부했지만, 동시에 ‘도덕’적 부담감에서 해방된 형태가 되어 절대적 가치를 지니게 되었다. 그러한 가치관과 결합하여 형성된 것이 한국의 ‘웹툰’이라는 매체다. 그래서 웹툰은 단순히 온라인으로 넘어온 만화가 아니라, ‘재미+탈도덕’의 매체가 되었다. 이는 혐오표현과의 역사적 근친성의 근거가 된다. 유머의 코드 자체가 차별적 측면과 가깝고, 차별에의 전염에 취약하다는 뜻이다.
2부에서 특히 주목하고 비판하는 것은 이른바 “사이다”, “참교육” 서사로 이루어진 한국의 최고 인기 웹툰들이다. 박태준만화회사의 <외모지상주의>, <촉법소년>, <인생존망>이나 최근 OTT를 통해 영상화되면서 큰 인기를 끄는 <참교육> 같은 작품들을 말한다. 이 작품들은 여러 맥락을 비틀어 ‘혐오’에 기댄 서사를 ‘창조’하고(대상의 맥락을 인위적으로 설정, 사실상 ‘대안사실’을 만든다), 판타지적인 듯하나 매우 구체적인 ‘폭력’으로만 문제를 해소하며(구조적 변화는 없고 오히려 기존 가치체계를 강화한다), 작가와 작품과 독자(소비자)가 함께 이러한 상황에 공모한다. 저자는 약자 혹은 기존의 통념적 ‘밈’ 속에서의 ‘악당’(사회 구조적인 기득권을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반대편에 있는 경우가 많다)에 대한 혐오를 정당화하고 그에 대한 폭력의 쾌감을 욕망하는 작품들의 근본을 따져 묻고 비판한다.
반성적 시선으로 성찰한 웹툰 제국의 빛 아래 그림자
‘웹툰 제국의 탄생’을 선형적인 진보 서사로만 이해하는 것은 역사적 사실관계로도 틀렸거니와 ‘웹툰 제국의 부흥과 영속’을 위한 전망까지도 왜곡할 수 있다. 특히 K웹툰처럼 앞에 K가 붙을 때, 문화 콘텐츠는 국위선양 같은 거대 담론에 종속된 고정적이고 단일한 K로 표상되어 내부의 건강하거나 건강하지 않은 다양한 갈등과 충돌이 지워진다. 미시사라고까지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K콘텐츠의 성공이라는 자랑스럽고도 단일한 거대 서사로 환원되지 않는 부분을 함께 이야기해야 ‘웹툰 제국의 탄생’이라는 사료는 더 온전해질 것이다. (「‘웹툰 제국의 탄생’이 미처 말하지 못한 것들」 중에서)
한 다큐멘터리의 제목이기도 했던 ‘웹툰 제국의 탄생’. 하지만 저자는 상업적 대성공과 영향력 확대라는 웹툰 제국 빛 아래에 위치한 그림자 역시 함께 기록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3부에서는 화려한 웹툰 제국의 태동 속에서 가려졌던 플랫폼의 작가 통제 블랙리스트, 일반적인 웹툰 작가들의 노동 조건 및 경제적 지위에 관한 문제들을 다시 한번 복기하고, 이에 대한 사회적 대책이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한다. 또한 수많은 영화와 OTT 영상의 각색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화된 ‘K-디스토피아’ 핏빛 공식들에 대해 분석하고 비판하면서, 당장의 수익을 위해 상상력을 왜소화하고 퇴보시키는 것이 아니라, 역동성 있는 재미와 창작을 향해 나아가는 새로운 방향의 가능성에 대해 논한다. 저자는 시장 확대 속 성공 공식에 안주하는 ‘새로운 도그마’의 탄생은, 결국 웹툰이 성장할 수 있었던 ‘우후죽순 상상력’이라는 기원을 침식하고, 결국 ‘재미’마저 상실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웹툰이라는 동시대: 정치, 탈정치, 반정치
물론 호욤이 이렇게까지 극단적인 사고에 사로잡히고 적극적인 활동을 할 거라 네이버웹툰이 예측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조선일보』의 호욤 활용법에서 볼 수 있듯, 지난 10여 년의 온라인 문화전쟁을 양시양비론적으로 보거나 그렇게 규정하는 관점은 결과적으로 여성과 여성주의에 대한 구체적 경험 없는 피해의식과 혐오가 자라나는 온상이 되었다. 그렇게 발아한 싹이 〈이세계 퐁퐁남〉이지만, 네이버웹툰은 이것의 위험성을 깨닫기는커녕 지상최대공모전 본선에 올리며 보편적인 문화소비 시장에 편입시켰다. 이것을 혐오 세력의 작은 승리라 보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뒤늦게라도 〈이세계 퐁퐁남〉 선정을 취소한 건 당연한 귀결이지만, PC주의자들이, 혹은 좌파가 표현의 자유를 검열한다는 혐오 세력의 피해 서사와 믿음을 강화하게 된 것 역시 필연적 귀결이다 (「<이세계 퐁퐁남>과 서부지법 폭동 그리고 조선일보」 중에서)
4부에서는 ‘한국 최고의 저널리즘’이 되기도 하는(특히 10-20-30 세대) 웹툰 특유의 정치성, 탈정치성, 반정치성을 구체적인 작품을 매개로 논한다. 웹툰의 발생적 기원과 특성을 고려할 때, 웹툰 비평은 정치 투쟁과 문화 변동에 접속하지 않고서는 의미를 온전히 획득할 수 없다.
재현다양성과 정치적 주체 호명이라는 측면에서 재조명되어야 함과 동시에 커다란 오류를 비판받아야 하는 기안84의 문제작들, 청년 세대와 시대의 모습을 시트콤과 판타지로 그려낸 <위아더좀비>, 남성 호모소셜 내부고발자의 필요성을 작품 안팎에서 보여준 <성경의 역사> 등을 구체적으로 다뤘다. 또한 1부 마지막에 등장했던 <이세계 퐁퐁남>의 세계관이 12·3내란과 서부지법 폭동, 그리고 보수 언론 작가 인터뷰로까지 이어지는 기묘한 양상을 통해 ‘혐오’와 ‘극우’, 그리고 ‘웹툰’ 문화의 연결고리를 찾는다.
웹툰 비평이란 가장 꼴 보기 싫을 때조차 사랑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일
적지 않은 사람들은 나를 포함해 평론가라는 족속이 비평 대상에 대한 자격지심과 분노와 악의를 담아 비판적인 글을 쓴다고 상상하지만, 적어도 내 경험상 그런 부정적 감정에만 휩싸인 채로 긴 시간 어떤 대상에 대해 글을 쓰는 건 딱히 지속 가능하지 않다. ··· 비평 작업이란 비평 대상에 대해 폭넓고 복잡한 감정을 느끼며, 가장 꼴도 보기 싫을 때조차 사랑의 가능성을 타진하는 일이다. 이 책을 쓰는 일이 그러했다. 상대가 반갑게 환대해주지 않을지언정 쉬지 않고 문을 두드리고 그 두드림이 울림이 되어 전해지길 바라며. (「나가며」 중에서)
저자는 웹툰의 태동기부터 지금까지 꾸준하게 애호가이자 비평가로서 활동해왔다. 단순히 작품 자체에 대한 찬성과 반대를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을 매개로 독자와 세계를 연결하고 이를 통해 의미 있는 해석적 지평을 집단적으로 지성화하는 과정에 끊임없이 참여해왔다. 비평이 결코 협소한 과정일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문화전쟁의 한복판 속에서 글을 쓰고 논쟁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왜 그렇게 끈질기게 말을 걸고 이야기를 해왔던 것일까. 10여 년의 지치지 않는 말 걸기 속에서 자신의 방향을 견지할 수 있었던 태도 그 자체에, 대상과 세상에 대한 근본적인 애정과 믿음이 놓여 있는 것 아닐까. 독자들에게 『웹툰이라는 전쟁터』를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이유다.
들어가며: 변화한 웹툰의 위상 앞에서 웹툰에 대한 글을 쓴다는 것
1부 웹툰 문화전쟁 연대기
– <뷰티풀 군바리>, 어쩌면 문화전쟁의 시작
– 4의 일족에 대한 기록: 본격적 문화전쟁으로서의 <클로저스> 사태가 남긴 버리고 싶은 유산들
– <복학왕> 여성혐오 논란에 대한 웹툰협회의 헛발질: 마르틴 뉘밀러를 여기에 인용한다고?
– 여성혐오의 급발진은 어떻게 가능했나: <바른연애 길잡이>·<성경의 역사> 악플 테러와 부화뇌동한 동조자들
– 혐오표현 개념을 권력이 비열하게 오용할 때: <윤석열차> 논란, 만약에 한동훈이 심사위원이었다면?
– <이세계 퐁퐁남> 사태 이후, 비타협적 소비자 운동의 등장: 그럼에도 여전히 비평의 유효함을 아득바득 찾는 이유
2부 웹툰은 혐오에 취약하다
– 혐오의 씨앗은 웹툰의 출발점에 어떻게 심어졌나: <연예인지옥> ‘무뇌중’ 편을 본 2002년 늦여름을 떠올리며
– 박태준 일진 3부작의 대성공이 말해주는 것: ‘인싸’에 대한 동경은 어떻게 약자 혐오로 이어지는가
– 혐오할 준비가 된 독자들은 그저 소비자일 뿐일까: <촉법소년>의 사이다 서사와 혐오의 군비 전쟁
– 교원평가 성희롱 사건과 탈진실로서의 <참교육>: 언제나 두들기기 좋은 페미니스트라는 제물
– <집이 없어>, 혐오의 쾌감 너머 진짜 재미를 찾아서: ‘참교육’의 욕망을 넘어 독자는 작품과 함께 성장할 수 있을까
– 바보야, 문제는 캔슬컬쳐가 아니라 너희들이야: <앵무살수>에 달린 성희롱 댓글 앞에서
– 혐오와 차별에 대응하겠다는 네이버웹툰의 가이드라인을 믿고 싶지만: 지역혐오 댓글 신고가 세 번이나 반려됐을 때
3부 웹툰 제국의 빛 아래 그림자
– ‘웹툰 제국의 탄생’이 미처 말하지 못한 것들: 선형적 K웹툰 진보 서사를 비판적으로 보완하기
– 레진코믹스 블랙리스트 사태가 알려준 것들: 투쟁 없이 시장이 알아서 콘텐츠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해줄까
– <나 혼자만 레벨업> 장성락 작가의 부고와 K웹툰 담론이 놓친 것들: 창작자의 열정이 자기 착취가 되지 않기 위하여
– K웹툰, K웹툰 원작 드라마 그리고 K디스토피아의 핏빛 풍경: 웹툰 원작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 <지금 우리 학교는>, <살인자O난감>
– 냉소적 현실주의 너머 새로운 성공을 상상해보기: 만화 공장 박태준만화회사의 양산형 작품들
4부 웹툰이라는 동시대: 정치적이거나, 탈정치적이거나, 반정치적이거나
– 기안84의 실패한 재현에 대한 어떤 변명: 어쩌면 성공했을지도 모를 재현다양성의 가능성
– 정치적이어야 할 주체를 탈정치적으로 다룰 때 벌어지는 일: 기안84의 ‘달팽이 인간’과 이대남 재현
– 청년 세대의 슬픔을 웃음으로 재현하는 법: <위아더좀비>, 어떻게 여전히 시트콤은 동시대적인 장르가 되는가
– 탈코르셋 운동 시대에 등장한 두 세계관: 비슷한 듯 전혀 다른 <여신강림>과 <화장 지워주는 남자>
– <성경의 역사>, 남성 호모소셜 내부 고발자가 필요한 이유: 모든 남자를 일반화하지 말라는 말의 무가치함에 대하여
– <이세계 퐁퐁남>과 서부지법 폭동 그리고 조선일보: 호욤의 조선일보 인터뷰가 보여주는 극우 청년의 텅 빈 말들
나가며: 비평이라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 웹툰계의 문을 두드릴 때
그래서 이 책은 지난 10여 년 한국의 치열했던 문화전쟁의 핵심 매체였던 ‘웹툰’이라는 거대한 현상에 대한 비평 기록이면서, 매체의 태동기부터 폭발적인 성장을 거친 지금까지 현장에서 함께해 온 한 애호가이자 비평가의 치열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조금도 중립적이지 않게, 성역 없는 실명 비판(가끔 찬사)으로, 전선에서 취한 입장을 선명하게 드러내면서.
좋아하는 것의 빛 아래 그림자를 비추고 바라볼 수 있다는 건 그만큼의 성숙과 책임을 뜻하는 것 아닐까. 그 태도에 대한 신뢰감으로, 2026 서울국제도서전을 맞아 선공개하는 이 책을 자신 있게 추천해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