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쟁은 끝난 것인가?
아니다.
공식적으로는 정전협정 발효 중이다. 정전협정에는…..
최후의 평화적 해결이 달성될 때까지 한국에서의 적대행위와 일체 무장 행동의 완전한 정지를 보장하는 정전을 확립할 목적으로… 각자… 상호 동의한다
라고 되어있다.
지금 한반도는 전쟁 중에 종전을 향해가는 중간 역에 기착해 있으며, 시동을 걸지 못하는 상태인 것이다.
최후의 평화적 해결이 달성될 때까지….
이렇듯 누구도 공개적으로 인정하기는 싫지만 한국전쟁은 진행형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냉전의 종식을 원하지 않는 몇몇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여전히….
과거 한국전쟁 때 북한이 등 뒤에 소련과 중국을 등에 업고, 한국이 미국과 유엔군을 등에 업고 치렀다면…
지금은 이미 사라지고 없는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와 역시나 수정자본주의, 변형된 민주주의를 대신해서 우리처럼 적대적으로 대치하면서 치르는 전쟁(대치?) 상태를 유지하는 나라에는 지구 상에 없어 보인다.
단지 기득권 보유자와 다시 쟁탈하려는 자들이 그 전쟁의 탈을 쓰고, 전쟁을 부추기고, 전쟁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정치적, 종교적, 사회적 성통성을 주장하며 서로 물어뜯으려고 하는 자들만이 이 땅에는 존재하는 것 같다. 남한이나 북한이나… 중동이나, 아프리카나….
3대 세습을 정당화하며 이미 망해버린 사회주의의 깃발을 내리거나 색깔을 바꿔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 쪽이나, 주적의 힘을 상실하고 없는 대상을 전쟁의 대상으로 증폭시켜 자신의 권력의 안위에 사용(私用) 하려는 이권들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지….라는 생각이 드는 지금 우리는 새로운 형태의 전쟁을 바라보는 느낌이 든다.
총과 칼, 탱크와 폭격기를 동원해야만 전쟁을 치르는 것은 아니다.
마음속에 전쟁을 담고 있으면 그의 생각과 철학을 지배하기 때문에 말과 행동에 전쟁을 이미 행하게 하는 것이다.
이기는 쪽이나 지는 쪽이나 얻는 게 없는 전쟁…. 그들은 전쟁에 대해서 너무 쉽게 이야기하고 행하려 한다는 무철학적인, 무사상적인, 무책임적인 행태가 안타까울 뿐이다.
지금 전쟁을 불사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전쟁이 일어나면 무엇을 할까… 전장으로 뛰어갈까?…. 후쿠시마 원전에 이상이 없다고 거짓말을 뿌려대던 정치인과 배를 불렸던 관계자들이 방사능 쓰레기를 치우러 원전 속으로 들어갈까? 거기서 피폭당한 음식을 먹을까? 절대 아니다. 그 대가는 철저하게 일본 보통 사람들인 대부분의 국민들이 치르고 있듯이, 전쟁 또한 획책하는 당사자들은 철저하게 뒤로 빠진 상태에서 선량한 목숨들이 죽어 나갈 수도 있으리라… 물론 전후 복구 또한 마찬가지일 것이고….
우리는 원한다…
가족 간의 저녁 식탁에서, 초 중고등학교 교실에서, 삼겹살이 익고 소주잔이 기울어지는 자리에서 친구들과, 직장에서 차 한 잔을 하면서 쉽게 쉽게 통일에 대한 건전한 토론이 이루어지는 그날을 바란다.
정치인들과 정상급 지도자들은 서로 자주 만나서 한반도에 어떻게 하면 평화의 싹을 틔울 수 있는지 고민하고, 우리 민족, 국가가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 대해서 서로 머리를 맛 대고 큰 그림을 상의하고, 구상할 수 있는… 거기에 보통사람들이 이 길이 맞다 저 길이 맞다고 쉽게 훈수를 둘 수 있는 그런 탄력적인 사회를….
세계적인 불황, 아니 공황상태의 지구촌은 현재 시점에서 잠시 질퍽거리면 다시는 일어설 수 없는 다면적, 다차원적인 국제적인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인 네트워크가 연결되어 있다. 50~60년대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고도의 메커니즘으로 돌아가는…. 그래서 요즘의 국제 정치 경제 정세는 후진국(전쟁으로 후진국이 되어 버린 나라 포함해서)이 쉽게 그 네트워크 속으로 들어올 수 없는 배타적인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다고 본다.
즉 다시 말해서 그 정밀하고 치밀한 네트워크에서 한번 배타적인 국가, 뒤쳐진 국가가 되면 그 자리에 쉽게 다시 돌아가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말이다.
전쟁은 PC방에서 모니터 두 대로 치르는 게임이 아니다.
현재의 국운과 힘없는 백성들의 피와 국제 사회라는 큰 버스에서 내려서 언젠가 전쟁이 종료되고 그 버스를 쫗으려 뛰어가면 절대 잡을 수 없다는 뜻이다. 과거의 소달구지였었던 시절에는 한나절이면 충분히 따라잡았겠지만…..
『노무현 김정일의 246분』은 그렇게 간절하게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해서 대립과 반목에서 화해와 교류 협력의 방향으로 물꼬를 트기 위해서 북을 방문한 남한의 정상, 북에서 그를 맞이한 북한의 정상 간에 이루어진 대화를 채록한 대화록을 다시 열어보고 분석한 내용이다.
굳이 정상 간의 대화록은 두 사람의 당사자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때(삶의 시계가 멈추는 시점) 비밀문서에서 해제하고 세상에 알리는 국제적 관례이지만 이런 관례들이 초계와 같이 버려지고 당리당략적 목적에 의해 일부분만 의도적으로 편집되어, 또는 무지에 의해서 한정된 정보를 전해주는 데로 공개하는 무지 + 파렴치한…. 당황스러운 사태 덕분에 우리에게 다가오게 된 246분간의 대화록이다.
끝나지 않은 한국전쟁 진행형의 평행선을 가깝게 그려보려 했던 故 김대중, 故 노무현 전직 대통령…
당리당략에 이용되었다고, 정치권을 회오리바람 속으로 몰아넣었다고는 하나… 그 두 정상의 대화를 통해서 잠시나마 한반도에 전운이 걷힐 수 있었다는 사실들을 들여다보고, 그 노력하는 자세와 태도에서 한반도에도 맑은 햇살이 드리울 수 있을 법 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다시는 이런 불행한 사태가 재발되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여하튼 책은 대화록과 대화 내용상의 주요 팩트에 대한 해설과 국제 정세와 그 당시의 정황등을 나름 정확하게 분석을 시도하면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물론 사실(녹취록)을 바탕으로 한 정세의 해설이기에 모든 것이 "~라 생각한다, ~로 보인다."이다.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과도한 해석, 오버액션이라 할 수 있는 부분도 간혹 나오지만 나름 대한민국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역사와 현재를 생각하고 미래를 바라보는 대목이 흥미롭기도 하다. 머 읽다 보면 다 아는 내용들이긴 하나… 저자는 책 막바지 에필로그에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이미 주체사상은 혁명적 사상이 아니다. 독재를 정당화하는 지배 이데올로기에 지나지 않는다. 하나의 이념, 하나의 가치, 하나의 사상으로 통일된 인민이 한 사람의 위대한 지도자의 영도 아래 살아가는 곳은 결코 지상천국일 수 없다. 그것은 인간이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세상이다.
민주주의는 이념이 아니다. 민주주의는 집단적 의사결정의 절차이다. 국가권력을 제한하고 분산함으로써 강자의 자의적 통치를 제약하는 제도의 집합이다. 모든 종류의 이념을 포용할 수 있는 하나의 문화양식이다.
아무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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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속한 시일 내에 분단된 조국의 평화적인 통일을 기원한다.
지금, 이별이 너무 길다.
우리는 만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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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김정일의 246분 - 유시민지음/돌베개] 남북관계 전문가가 아닌 저자가 역사를 공부하며 강의한 내용에 필요한 원고를 노무현재단이 보완하고 압축해 온라인 해설서를 발간한 내용을 8회에 걸쳐서 연재한 글을 하나로 연결하고 보충해 만든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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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1. 저자의 자필 사인본을 읽는 것은 참 기분 좋은 일이다.
2. 진실은 힘이 세다.
그리고
생명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