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장식 그 빛나는 상징의 세계 – 허균지음/돌베개
이 책은 내가 뽑은 책은 아니다. 집사람의 마음을 한번에 사로잡은 책이다.
언젠가부터 안방 책꽂이에 꽃혀 있으면서 나를 유혹하던 책.. 이 책이… 2000년에 나오고 2008년 초판 11쇄 본을 내가 2010년에 들었으니.. 참으로 10년 만에 나의 간택을 받은 책이다.
평소 종교란에 쓰라고 하면 ‘불교’를 쓰는 나는 장남이다, 물론 조부모님과 부친의 제사를 모셔야 하기에 엄밀하게 말하면 유교적 전통을 따르는 나.
산행을 하면서 매번 사찰을 통과하고, 시간이 되면 대웅전에 들러서 합장을 하곤 했었다.
매번 사찰에 들르면 그 장엄한 여러 가지의 석물과 문양 그리고 대웅전의 부처님의 모습에 문외한인 나 자신도 조금 부끄러워졌다.
언젠가는 불교사와 기독교사 및 가톨릭史에 대해서도 도전을 해보고 싶다.
얼마 전에 불탄 범어사 일주문과 기독교의 대립, 소망교회와 누구누구.., 전 세계적으로 선진국들은 정통파 정교들이 조금 힘들어하는 모습 등을 보이고 있는데 아직도 우리나라는 교인들이 매우 많은 종교 국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정통파 종교 교단에 힘을 실어주고 있어 보인다.(물론 전혀 아는 바는 없지만 느낌으로)
아무튼 여러 나라들의 역사와 종교는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 과학이 발전하지 못하던 시절에 논리적으로 설명이 불가능하던 여러 가지 자연적, 초자연적, 물리적 현상에 대한 종교적 해석이 필요했던 시절부터 우주 왕복선이 앞산 들락거리듯 왔다 갔다 하는 지금…. 옛것을 더듬어 미래를 바라보는 힘을 기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기초 조선 역사가 끝나면 종교로 갈까….. 어학으로 갈까… 고려로 갈까… 일본사와 중국사로 갈까 고민 중이다.
아무튼..
돌베개의 책은 날 실망시키지 않는다는 믿음에는 아직도 변함이 없다.
책을 4분할 하여 장식 문양, 불전의 장엄, 조형물, 지상물에 대해서 30여 개의 장식물에 대해서 각각 서술하는 형태로 써 내려간 책. 자칫 각각의 논문의 짜깁기가 될 수도 있을 법한 내용을 읽기 쉽게 편안하게 써 내려갔다. 작가는 여러 사찰의 것을 다 설명하려다 보니 전국에 있는 사찰에 무엇이 있다. 어디에 있다는 내용이 좀 많아서 그 부분이 조금 아쉽기는 하다. 책의 제목인 ‘사찰장식 그 빛나는 상징의 세계’의 원리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하고 어디에 무엇이 있다..에서 ‘어디에 무엇이 있다’가 너무 많이 나열되어 일부 파트에서는 윈리의 깊은 연구가 조금 부족한 부분도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많은 내용을 다루다 보면 생길 수 있는 오류쯤으로 넘겨줄 수 있을 정도의 내용이니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역시 꼼꼼한 작가 허균은 사찰 속에 있는 여러 장식과 문양들을
‘부처님의 공덕을 기리고 불국의 이상세계를 선(善)과 미(美)로써 엄숙하게 구현하는데 봉사하고 있는 것이기에, 우리는 그것을 일컬어 특별히 장엄(꾸밀 裝, 엄할 嚴)이라고 한다.’
나는 장엄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써왔지만… 엄숙하게 꾸민다는 한자의 풀이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기는 이번 글을 통해서다.. 한자를 굉장히 싫어하지만… 때론 약자의 의미, 어간, 원래의 뜻을 아는 데는 한자를 해석하는 길이 최고로 빠르고 편하다는 생각을 최근에 한다.. 나도 늙어 가는가……… ㅜ.ㅜ
간락 하게 내용을 열어 보자면~
•연꽃 : 인도의 고대 신화로부터 불교가 성립되기 전에 혼돈의 물 밑에 잠자는 영원한 정령 나라야나의 배꼽에서 연꽃이 솟아났다는 내용의 신화로부터 유래하는 신성한 꽃.
•용 : 불국 농토로 인도하는 사찰의 수호신,
•반야용선 : 사바세계에서 피안의 극락정토로 건너갈 때 타고 가는 배. 반야는 진리를 깨달은 지혜를 말하고 바라밀다는 피안의 세계로 간다는 뜻. 반야심경의 마지막 부분의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제사바하’라는 주문은 당나라 승려 법장은 이 주문을 "갑시다. 갑시다. 피안으로 갑시다. 피안으로 갑시다. 꺠달음의 세계로 속히 갑시다."라고 번역하였다.
•피안의 세계로 가기위한 탈것이 뗏목인데 이 뗏목은 법당, 법당은 불국으로 가는 선실, 용두는 극락정토로 향하는 반야용선의 선수, 용미는 선미 그러므로 법당 건물에 조각해놓은 용두와 용미는 그곳이 반야용선임을 상징하기 위한것.
•범종 : 범종을 매달기 위한 장치를 종뉴라고 하는데, 대부분 종뉴를 용의 형상을 그려 넣어 용뉴라고 하는데 이 용처럼 보이는 동물은 사실은 용의 세 번째 아들인 포뢰다. 포뢰는 마음이 약해서 작은 소리를 듣거나 덩치 큰 동물을 만난다거나, 그림자만 비춰도 무서워서 큰 소리로 울곤 한다고 했던 셋째 아이이다. 우리나라 범종은 중국과 일본의 범종과는 다르게 음통에 아주 작은 구멍을 뚫어 두었다. 이를 통해서 음의 잡음을 걸러 준다고 한다. 아무튼 이 종뉴와 음통 옆에 용의 형상을 하고 있는 것이 포뢰라고 한다. 이 포뢰는 큰것들 중에 특히 바다에 사는 경어(鯨漁 – 고래)를 가장 두려워하여 고래를 만나면 큰 비명을 지른다고 한다. 그래서 포뢰를 범종 위에 위치하게 하고 경어 모양의 당(큰 물고기 모양, 그냥 통나무도 있고)을 치면 포뢰가 경어를 만나 놀라서 큰 소리를 우렁차게 울릴 것이라는 뜻에서 유래…. 범종의 소리를 경음이라고도 한다
•비천상 : 사찰의 범종에서 볼 수 있고, 석등, 부도, 불단에도 나타나는 불교의 천국에서 허공을 날며 악기를 연주하고, 춤을 추면서 꽃을 뿌려 부처님을 공양, 찬탄하는 천인의 일종.
•닫집 : 불전 내부에 들어가면 불좌 위에 작은 집의 모형이 있는데, 이를 보통 닫집이라 부른다. ‘닫’이란 ‘따로’라는 옛말, 닫집이란 집안에’따로 지어놓은 또 하나의 집’이라는 뜻이다. 한자어로는 당가(唐家)라고 한다.
•탑 : 탑은 ‘탑파(塔婆)의 줄인 말이며, 스투파라는 범어를 한자어로 음역한 것이다. 스투파를 도파, 솔도파, 또는 수두파로 음역하기도 한다. 불교가 중국에 전래되면서 중국식 목탑으로, 우리나라에 전해지면서 삼국시대 목탑 차츰 석탑으로 정착. 탑은 기단, 탑신, 상륜 세 부분으로 구성. 기단부는 탑신을 올리는 기초, 기단위에 몸돌과 지붕돌로 된 탑신부, 상륜부는 노반을 기초로 해서 구륜 등의 여러 가지 장식이 수직으로 꿰어 있는 부분.
•다리 : 산간 계곡에 위치한 사찰은 물론이거니와 평지에 있는 사찰에도 불전구역 초입에 놓인 다리를 건너가게 되어있따. 단순히 물을 건너기 위한 다리가 아니라 배후에 기능적인 가치 이상의 종교적 의미를 내포. 불국사의 청운교와 백운교, 연화교와 칠보교처럼 기능적인 효용성과 함께 사찰 경역을 이상화하려는 의지와 불국세계를 향한 염원을 담고 있는 상징적인 구조물이다. 또한 현실세계와 피안정토의 경계이자, 두 영역을 연결해주는 통로가 된다.
———————————————————————-
[사찰장식 그 빛나는 상징의 세계 - 허균지음/돌베개]
사찰의 장엄한 장식의 이해를 위해, 그 빛나는 상징의 세계로 들어감에 있어서 꼭 필요한 서적으로 보인다. 불교의 상징에 대해서 이해하기 위한 입문서이다.
———————————————————————
p.s
1. 내 책이 아니어 잡은 날과 놓은 날 그리고 한줄 서평을 쓰진 못했다. 2010년 11월~2011년 1월 8일, 사찰 장식 입문용으로 딱이다… 산행할 때 들고 갈만한 책.
2. 2013년 10월 15일 [옛 그림을 보는 법] 강좌에 가서 도서에 저자 사인을 받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