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론,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 신영복 지음 / 돌베개
영화는 두 시간 동안 넋을 놓고, 영혼을 뺏긴 체 눈으로만 스크린만 바라보게 한다는 단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보는 내내 되돌아볼 수도 없고, 방금 지나간 장면의 복선을 다시 꺼내서 생각할 수도 없게 몰아가면서 마지막 장면쯤에서 감독에 의해서 다시 돌이켜지기에 그 짧은 순간에 상상력을 발휘한다는 것은 사치일 정도로 긴박하게 상황을 전개하고 스크린 또한 요즘에는 눈에 제대로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크고, 객석을 가깝게 만들고, 심지어는 옆 사람과 편안하게 이야기로 좀 하려고 들면 매너 없는 관객으로 치부되기에…
영화는 그 감독의 상상력을 펼치는 곳이지 관객의 상상력은 꽝으로 만든다는 생각이 들기에 상업영화를 안 본 지도 3~4년이 넘어간다.
매월 한 편씩은 꼭 보려고 노력하는 독립영화를 제외하고 지난 5년간 본 영화가 "변호인"이 전부이니…
둘이서 영화 한 편을 보면 3~4만 원이 드니 책으로 치면 3권 정도가 나와서 집사람이랑 같이 읽으면 되니 일거양득
책은 졸리면 덮었다가, 이해가 안 되면 서너 번 더 읽을 수 있고, 읽다가 너무 어려워 책장에 두어달 던져두었다가 다시 꺼내면 어떨 때는 쉽게 다가오는 경우도 많고, 다 읽고 정리해두었다가 부족한 부분이 생기면 다시 꺼내서 읽어보면 처음 읽었던 때보다 뭔가 또 다른 내용을 전해주니…
영화랑 비교한다는 자체가 말도 안되는일.
그래서 영화보는 표값과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팝콘과 콜라는 더 의미가 없고~
아무튼.
한 번 읽었던 책들을 언젠가는 2-3독을 더하려고 생각하고 있는데 서고에 쌓이는 책들을 보면서
"채 못읽은 책들도 제법 있는데 저 책들을 언제 다 본다….^^*"라는 행복한 고민도 가끔 하곤 한다,
역사 인문의 얇고도 희박한 지식의 목마름을 채우고자 지난 몇 년간 벌컬벌컥 한여름 땀 흘리고 냉수 마시듯 들이킨 조선 전후기 인문학과 관련한 책들을 중심으로 편협한 독서만을 하다가 누가 한쪽의 책만 너무 치우치면 오히려 균형을 잃을 수도 있으니 좋은 책들을 만나면 잠시 들렀다 가라는 말씀을 받아들여 눈에 띄거나 누가 추천을 하면 구해두었던 책들이 제법 있다.
그중에 미련 없이 서가에 확보해둔 책들이 신영복 선생의 책.
그 여러 권들의 책들 중에 한 권이 이 『담론』이고 선생의 여러 책 중에서도 가장 압축되고 의미있는 내용으로서, 선생이 직접 강의한 내용의 녹취를 바탕으로 책으로 엮어내서 신영복 선생이 옆에서 잔잔하게 말해주는 느낌으로 책을 읽을 수 있다.
선생의 책과 글은 『담론』을 비롯하여 대부분 읽다가 책을 덮고 이 생각, 저 생각을 수십 번을 하게 만드는 그런 책이다.
읽다가 먼 산을 돌아보고 자신을 돌아보게 하고, 지금을 바로 보게 하고, 머리에서 혹은 눈에서 마치는 글이 아니라 눈에서 머리로,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다리로 이어지게 만드는 그런 힘이 있는 책이다.
그리고 꼭, 맨 마지막에는 독자 자신을 돌아보게끔 하는 자기성찰적 인생이 내게로 전이되는 느낌이 든다.
저자가 평소 주장하는 텍스트에서 저자를 향하다 다시 유턴해서 독자로 돌아와서 다시 돌이켜 봐야 한다는 것이 서삼독의 핵심.
말이 담론이지,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여 독자의 심금을 울리는 글들이다.
때론 부끄럽게, 때로는 흐뭇하게 웃으며, 때론 눈물이 핑 돌 때도 있다.
저자의 책 속에서 나의 사상과 생각이 헤엄치다가 보니 마지막 장에서 "희망의 언어 석과불석"을 만나게 되는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 되고 나를 이끄는 등불이 되기도 했다.
선생의 글에 대해서 갖은 철학적 사고와, 역사적 가치 등을 덧대어 서평을 훌륭하게 압축하여 몇 줄의 글로써 일필휘지로 써 내려가는 많은 석학들이 있지만, 글을 포장하고 아름다운 글들을 끌어오는 힘도, 지식도 부족한 한낱 독자에 불과한 사람이지만…
내가 바라보는 선생의 글은….
지나온 과거를, 지금의 나 자신을, 안타까운 이 세상을, 밝게 밝혀야 할 책임이 있는 저 미래를 생각하게 하는 그런 책이다.
『담론』의 이해가 빨랐던 것은 예전부터 구해두고 읽지 못 했던 몇 권의 책들이 있었는데 그중에 몇 권이 신영복 선생의 책이었는데 갑자기 『담론』이라고 하는 이 책이 나왔다고 하기에, 책을 일단 구해 놓고서 읽기 전에 『청구회의 추억』,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신영복 함께 읽기』, 『변방을 찾아서』, 『강의』 등을 먼저 읽는 것이 예의인 것 같아서 전에 읽었던 『변방을 찾아서』 와 『청구회의 추억』은 다시 읽을 시간이 안될 듯하여 뒤로 미루고 급하게 『감옥으로부터의 사색』과 『신영복 함께 읽기』를 먼저 읽어내고 이 『담론』을 잡았다.
역시 선생에 대한 예의를 지킨다는 마음으로 먼저 읽은 책들 덕분에 이 『담론』이라는 책이 아주 편안하고 친근하게 내게 다가왔다.
사람에 대한 예의도 중요하지만, 책에 대한 예의와 정성도 독법에서는 중요한 내용 중의 한 가지가 될 수도 있으리라…
물론 2~3년 전부터 파주를 비롯한 여러 곳에서 선생의 강좌가 있는 날은 빠짐없이 참석하는 편이어서 『감옥~『』과 『담론』은 편안하게 재미있게 읽은 책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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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의 공부는 고전 지식을 습득하는 교양학이 아니라 인류의 지적 유산을 토대로 하여 미래를 만들어 가는 창조적 실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고전 공부는 먼저 텍스트를 읽고, 다음 그 텍스트의 필자를 읽고,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독자 자신을 뛰어넘는 ‘탈문맥’이어야 합니다. 역사의 어느 시대이든 공부는 당대의 문맥을 뛰어넘는 탈문맥의 창조적 실천입니다.
우리가 일생 동안 하는 여행 중에서 가장 먼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낡은 생각을 깨뜨리는 것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세상에 자기를 잘 맞추는 사람입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어리석게도 세상을 사람에게 맞추려고 하는 사람입니다. 역설적인 것은 어리석은 사람들의 우직함으로 세상이 조금씩 변해왔다는 사실입니다.
역사는 역사가가 역사적 사실을 선별하고 재구성하는 것
"리얼리스트가 되라, 그러나 이룰 수 없는 이상은 반드시 하나씩 가져라." 체 게바라 평전.
점은 지금 생각으로는 미신이지만 그 당시엔 과학. 지금도 점을 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인식이 완전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생각이 미치지 못하는 세계가 있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입니다.
"겸손은 높이 있을 때는 빛나고, 낮은 곳에 처할 때에도 사람들이 함부로 넘지 못한다."
이 비읍에서 공자가 무당의 사생아로 태어납니다. 야합으로 태어났다고 사기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지금도 야합은 좋지 않은 의미로 쓰입니다. 당시는 양가의 합의를 거치지 않은 혼례를 야합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또 글자 그대로 중국에는 춘절에 야외에서 혼교가 허용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기록에는 칠십 노인 숙량흘과 16세의 안징재 사이에서 공자가 태어남. 세 살 때 아버지가 별세하고 스물네 살 때 어머니도 사망합니다.
대교약졸, 최고의 기교는 마치 졸렬한 것과 같다. 대변약눌도 같은 뜻
공부라는 것은 두 발로 걸어가는 ‘두 발 걸음’을 얻으려는 노력일지도 모릅니다. 중요한 것은 두 발 걸음의 완성이 아니라 한 발 걸음이라는 자각과 자기비판, 그리고 꾸준한 노력입니다.
미는 아름다움입니다. 그리고 ‘아름다움’ 은 글자 그대로 ‘앎’입니다. 미가 아름다움이라는 사실은 미가 바로 각성이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간에 대하여 사회에 대하여 삶에 대하여 각성하게 하는 것이 아름다움이고 미입니다. 그래서 나는 아름다움의 반대말은 ‘모름다움’이라고 술회합니다. 비극이 미가 된다는 것은 비극이야말로 우리를 통절하게 깨닫게 하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움’이란 뜻은 ‘알다’ ‘깨닫다’입니다.
1겁은 바위 크기를 정확하게 모르긴 합니다만, 바위가 옷깃에 스쳐서 닳아 없어지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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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생각, 저 생각하면서 읽다 보면…
세상의 코드를 사람에게 심던 시대는 끝났다, 각자의 코드(사람)를 발견해내어 돋워주는 것이 핵심.
맨 마지막에는 ‘사람’이 있다.
‘사람’과의 관계에 의해서 세상을 보고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신영복 선생의 ‘사람 사이의 관계’에 있다.
맨 마지막 장에 선생이 가장 좋아하는 글귀라고 하면서 독자들에게, 세상 사람들에게 말한다.
적어도 3번 정도는 더 읽어야 할 책으로 분류한다.
아니다… 두고두고 읽어야 할 책이고 널리 권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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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론 - 신영복 지음 / 돌베개] "강의"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속에 있는 어제의 경구를 오늘의 사실에 붙여서 다시 생각해보고, 존재가 아닌 관계 속의 사람들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발로 실천할 것을 강의 내용 녹취록을 바탕으로 엮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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