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3 – 박세길 지음 / 돌베개

글쓴이 조통 | 작성일 2015.11.30 | 목록
박세길 지음
발행일 2015년 7월 20일 | 면수 370쪽 | 판형 신국판 152x225mm | 장정 소프트커버 | 가격 15,000원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3 – 박세길 지음 / 돌베개

다시 쓰는 한국 현대사 시리즈는 1988년 11월 10일 첫 출간을 한 책이다.

자세하게 기억은 잘 안 나지만 1988년 11월 군에서 전역하고 빈둥거리다가 책방에 들러서 제대 후 처음 구입한 책이 1988년 12월 2일이라고 책 속지에 씌어있는 것을 보면….

첫 권을 만들 당시에는 단편으로 책을 내려 했다가 이후 1, 2, 3권으로 시리즈를 낸 것으로 추정된다.

내용도 내용이고 시절도 시절인지라 한 번에 읽어내려간 것은 아닌듯하다. 2권의 구입일이 1990년 1월 21일로 되어 있으니…

3권 초판이 1992년 10월 10일 출판된 걸로 확인이 되는데, 3권을 무려 30년이 다 되어가는 시점에 참으로 오래간만에 책꽂이에서 책을 집어서 먼지를 털고 열어보며 이 생각, 저 생각 참 많이 해보았다…

이 책 3권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1980년 광주부터 출발하여 한반도에 휘몰아치는 태풍이 불기 시작했고 이후 나는 1984년부터 1990년에 이르기까지의 질풍 노도의 시기에 대학에 있었다.

하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시기였던 86년 8월부터 88년 11월까지 군대에 있었다는…..

1986년 8월 군에 입대하기 직전까지 최루탄의 연기를 막걸리보다 더 마시던 시절, 대운동장에서 어깨동무를 하며 연좌하던 시간이 강의를 듣는 시간보다 더 길었었고, 그 이후 1988년 11월까지 군대 생활을 하면서 벗들이 전해주는 한두 장의 편지에 손을 파르르 떨면서 255마일 동부전선의 양구의 21사단의 모 GP에서 DMZ 수색, 매복 그리고 경계 근무를 서면서 가슴 아파하던 시절도 있었고,…

전역 후 취업이라는 큰 산을 넘어서야 하기에 친구들과 인연을 조금 멀리하면서 도서관에 박혀있었다.

집 근처에 있는 모 대학의 중앙도서관을 베이스캠프로 삼아서 학교와 인연을 끊고 공부만 열심히 하다가 연합집회에 참석하여 하교(남의 학교에서… ㅠ.ㅠ) 하다가 타학교 학생으로 원정 시위 참석 학생으로 주목되어 경찰서 신세를 진적도 있고, 이때 같이 있던 친구들로부터 독립적으로 혼자서 원정을 와서 시위 대열에 참가했다고 소문이 나서 총학으로부터 졸업까지 장학금을 줄 터이니 강철대오로 들어오라는 말도 전해 듣기도 했었다.

그렇게 나는 1990년 학교에서 직장으로 인생의 큰 줄기가 바뀌면서 직장생활에 충실한 사무노동자의 길을 걸으면서 직장생활하면서 돈벌이에 급급하면서 잊고 살았기에 굳이 찾지 않았는지도 모르겠다.

덕분에 이 책의 시리즈 1,2 권에서 단절되어 3권이 나온 지 23년 만에 겨우 인연이 이어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우리 집 책꽂이에는 ​시리즈 1권이 2부, 2권이 2부가 있다.

책을 부부가 각자 구입했다가 결혼을 하면서 두 권의 책을 혼수(?)로 들고 우리 집으로 왔고, 1993년 결혼 이후 22년 동안 제법 많은 이사를 하고, 책장을 정리하면서 많은 책을 다른 사람을 주거나 버리거나 하면서 수차례 정리를 하면서도 절대 버릴 수 없는 책으로 분류하면서 지금까지 같이 하는 몇 권의 책들 중에 우선순위로 함께한 그런 책이다.

이렇게 무게 있는 책들은 오랫동안 같이 함께하게 되나 보다…. 여하튼 나에게 박세길의『나의 한국 현대사 1,2,3』은 그렇게 오랜 인연이 된 책이다.

최근(2015년 7월 ​20) 이 책의 시리즈가 개정판이 새로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얼른 3권을 구해서 열어보았다.

1권이 해방에서 한국전쟁, 2권이 휴전에서 10.26, 3권이 1980년에서 1990년대 초까지로 나누어서 이야기하고 있다.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시기들의 이야기인데 우리는 다들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그저 안타까울 뿐, 해방과 일제의 청산의 실패와 이후 곧장 이어진 한국전쟁, 전쟁의 종료와 군부의 집권과 압제(독재보다 더한…), 민주화의 물결과 지금까지….

며칠 전 이 책 3부의 이야기의 상당 부분의 주인공이었던 YS가 세상을 떴다.

그때가 마침 이 책(3권)의 중반부​ YS와 DJ의 개인적인 욕심의 충돌로 노태우와 함께 3자 대결구조로 가던 시점…

"이 양반의 개인적 욕심으로 3당 합당이라는 말도 안 되는 야합으로 나와는 정치적으로 남남이 되었지만, 나름 군사정권에 대항하여 민주화를 위해 앞장섰던 사람인데 요즘 어디가 안 좋다고 하던데 별일 없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무심코 TV 전원을 켰는데… 부고 속보를 접하고 꽤나 놀라기도 했다.

그와 관련해서 공과 과도 많이 상존하기는 마찬가지이지만….. 거의 모든 방송과 장례식 중간에 그의 민주화를 위한 성과를 칭송하면서 그가 때론 단식이라는 마지막 항거 수단을 놓고 목숨을 걸고 대항했던 과거의 군사독재에 대항하여 맞서 대항했다는 점에 대한 현 정권의 공정한 평가와 보도는 아무도 진지하게 하지 않는 모순된 상황을 목격했다.

정체성이라는 것은 어쩔 수 없는가… 싶다.

그 정체성에 대해서 정확하게 평가하고 진단해야 할 것인데, 그 진단과 평가를 맡은 제3의 ​견제 수단들이 펜과 붓과 양심을 놓고 있는것이 아닌지 심히 우려가 되는 시점이다.

노동자의 의견을 듣지 않으려 하는 노동개혁(누구의 시점에서 개혁인지…), 대다수의 역사학자들을 무시하고 누군지 모르는 복면을 쓴 역사편찬위원회 구성으로 만들어지는 바른(그른) 역사 교과서, 유가족들의 의지를 반영하지 않고 그냥 대충 넘어가려는 세월호 진상 규명, 80년대 책을 보면서 지금과 달라진 것이 별로 없지 않나?라는 물음이 들게 할 정도로 역행하고 있는 민주화 등에 대해서 조금의 관심이라도 기울여야 하는 시점이다.

그리고… ​

과거를… 그것도 잘못된 과거에 대해서 외면하거나 잊으면 안 된다. ​

과거를 돌아보면 당장의 총칼을 피해서 배는 잠시 부를 수 있을지 모르나… 결국 언발에 오줌 누기에 그칠 것이니…

짧은 달콤함에 혹은 게으름에 행복해하면 냄비 속의 개구리에서 벗어날 수 없다…

개구리탕의 주인공이 되어서야 되겠는가….

다른 책들을 잠시 내려놓고 1, 2권을 다시 읽어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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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쓰는 한국현대사 3 - 박세길지음/돌베개] 해방 이후 한국 현대사 중 1980년에서 1990년 초까지의 잠시도 여유를 줄 수없었던 숨 가쁜 시기, 광주 민주화 항쟁, 6월 항쟁 등의 질풍노도와 한국 현대사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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