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중일기

우리에게 이순신은 어떤 존재인가?
한국인이 존경하는 대표적인 위인이자, 서울 광화문 앞에 동상으로 굳건히 서서 매서운 장수의 눈매로 지금도 나라를 수호하는 민족의 성웅(聖雄). 이순신의 ‘겉’은 아마도 그런 것 같다. 이순신에 대한 우리의 관념도 그의 동상이 그러하듯 거푸집 안에서 딱딱하게 굳은 채로 변치 않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우리에게 <난중일기>는 무엇인가?
나라를 구한 영웅의 고군분투와 고뇌로 가득 찬 전쟁 일기. 그러나 이는 어쩌면 후대 사람들의 일방적인 생각이 아닐까. <난중일기>는 어느 조선 장수의 일과와 행적이 기록된 사료(史料)이기도 하지만, 한 인간의 마음속 *감정이 솔직하게 담겨 있는 내밀한 일기장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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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난중일기> 가운데 일부를 가려 뽑아 번역한 책이다. 선별한 일기를 주제에 따라 분류하고 역자가 장마다 제목을 붙였다. 수많은 『난중일기』 번역본이 이미 나와 있지만, 이 책을 통해 인간 이순신의 마음이 느껴지기를, 그리고 인간 이순신이 조선을 지키고 영웅이 된 까닭이 읽혀지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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