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사회를 읽고서…

글쓴이 한종성 | 작성일 2003.9.28 | 목록
김동춘 지음
발행일 2000년 6월 20일 | 면수 376쪽 | 판형 국판 148x210mm | 가격 13,000원

중학교 때 제1공화국이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었다. 그 때는 그 책에 쓰여진대로 국군의 양민학살이나 김창룡의 빨갱이 검거나 이승만의 통치가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생각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여러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그리고 더 확정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지난 나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바뀌게 되었다.

과연 한국전쟁의 진실은 무엇이었나?

저자는 약 3년여의 조사를 통해 이 책을 부족하나마 펴낸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저자의 연구가 저자 스스로 인정하듯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나, 이 책의 내용만큼 한국전쟁에 대해 아는 사람도 극소수에 불과한 것이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현재 모습이다.
전쟁은 53년 휴전 이래 지금까지 50년째 휴전상황을 유지하고 있다.
요즘 이라크 파병과 관련하여 보수와 진보세력이 같은 장소에서 시위를 하는 모습을 우리는 매스컴을 통해 접하고 있다. 아직도 이 사회에는 이미 낡아버린 이데올로기를 신봉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이다.
결코 좋은 모습은 아니다. 우리가 언젠가는 극복해야 할 과제이지만, 지금 상황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해야 할 지는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저자는 이러한 사태를 예견이라도 한듯이 우리 사회의 밑바탕에 ‘폭력’이라는 요소사 깔려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30년이라는 세월을 살아온 나의 경험상 저자의 말은 극히 옳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법치국가인 대한민국에 아직도 전근대적인 폭력이 판치고, 폭력은 폭력을 낳고, 사회는 합법적인 수단으로 폭력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대다수 서민들은 무기력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문제의 뿌리를 저자는 발견한 것이다.
그러기에 저자는 우리의 대한민국 50년사가 뒤틀려있다고 진단하고, 공동체를 아우르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갖기를 주장하고 있다. 저자의 다음번 저작에서 이 새로운 패러다임을 보여주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권력의 구성요소 – 앨빈토플러는 물리력, 경제력, 정보력이라고 그의 저서 ‘권력이동’에서 얘기한 적이 있다. 우리 사회는 아직도 물리력이 지배하는 사회다. 현실이 그러하지 아니한가? 원칙이 무너진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투명성과 공정성에 의한 원칙이 세워지고, 그 원칙을 국민 대다수가 지키려고 노력할 때, 안 지킨 이들에게는 정당한 법적 제재가 존재하고, 모든 구성원들이 자신의 권리와 의무를 깨닫고, 공동체를 위한 마음으로 살아갈 때만이, 우리 사회도 선진국이라는 단계에 진입할 수 잇을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상당히 어렵다고 느껴지지만…언젠가는 가능하지 않을까?

희망의 크기가 시간이 흐를수록 작아지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희망의 크기가 커지고, 우리 모두가 가슴 속에 희망이 자라날 때,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다.
그것을 위하여 지나간 역사에 대한 진실 조명은 꼭 필요한 것이고,
우리 모두 정확한 역사 인식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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