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이라는 사람을 몰랐다. 물론 지금도 잘 모른다. 하지만 그때, <<엽서>>를 읽고 얼마나 가슴 뜨거웠던가. 한참 뒤에 책을 구하려 했지만, 책은 판매되지 않았다. 도서관 서가에서 꾸부려 읽으며 힘겨운 옥중생활과 옥중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굳센 마음이 적나라하게 묻어난 글들에 어깨를 들썩이던 기억이 새롭다.
나는 몇 편의 글들을 도서관에서 복사해 두었었다. 지금은 누렇게 변해버린 복사지들… ‘빈 지게가 무겁다’라는 말과 함께 그려있던 지게가 떠오른다. ‘너의 행위가 나의 행위를 나의 행위가 너의 행위를 결정한다’던 신영복님의 말과 장기를 두는 두 사람의 그림도… 따뜻한 글만큼 편안하고 익숙한, 마치 친구로부터 엽서를 받아 읽은 기분이 나는 글씨체가 좋았다. 나는 아직 책을 구하지 못했지만, 그 때의 기억만으로도 벅차오른다. 기쁘다. 월급을 받으면 꼭 사고 싶다. 건강하시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