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학교 도서관에서 선택할 때는 ‘고전소설’이 먼저 눈에 들었다.그래서 고전소설에 대한 이야기려니 하는 생각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나의 착각이었다. ‘고전소설’ 속의 ‘역사여행’이니 역사가 중심이었던 것이다. 그런 것을 잊고 소설 얘기를 기대하다가 잠시 혼란이 있었다.
역사를 볼 때 대서사와 소서사로 구분하는 이가 리오따르였던 것으로 기억을 하는데, 대서사의 흐름과 달리 소서사로 바라보는 역사의 재미가 책을 읽어 나가면서 생생하게 와닿아 무척 재밌게 읽었다.
‘심청전’을 통해 조선 후기 맹인들의 삶이 어떠했는지, 사회보장제도는 어떠했는지 살핀 부분은 지금 우리 사회의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에 대한 시사점을 던져 주는 듯했다. 당시 가장 큰 사회보장제도는 마을공 동체였다는 언급은 공동체가 무너져 가는 현대에 좋은 본보기가 되는 역사 이야기였다. 맹인들은 조선시대에 주로 점을 치며 살았다는 얘기는 신선했다.
춘향전에서 이도령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이몽룡이 단 1년 만에 과거에 급제했다는 사실을 들어, 이는 이몽룡이 ‘알성시’를 봤을 것이고, 연애를 하면서 1년 만에 급제했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이몽룡은 천재일 거라는 언급은 아주 재밌었다. 그리고 춘향전이 소설일 수밖에 없는 이유로 상피제 – 기억이 정확한지 모르겠다. – 로 인해 과거에 급제했다고 해서 연고가 있는 지역에 어사로 나가는 것은 조선시대 제도상 불가능했다고 한다. 조선은 인재의 지역 안배나 연고지로의 부임을 제도적으로 막고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이몽룡이 자신의 아버지가 근무하였던 연고지로 파견된 것은 소설이기에 가능하다는 얘기는 무릎을 치게 하는 재미가 있었다.
역사에 관심 있는 이라면, 소설에 관심이 있는 이라면 누구라도 재밌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 책 역시 강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