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굴 가장 존경하냐고 물을 때 누구나 김구라고 말하죠.
파렴치한 사람이나 제대로 된 사람이나…
그는 이미 우리에게 그렇게 화석이 된 인물인것 같습니다.
제가 이 책을 첨 읽은 건 고등학교 때였어요.
전 다른 친구들에 비해 사회의식이 좀 높은 편이었죠.
그래서 부모님이 대학가서 데모질이나 할까봐 걱정많이 했습니다.
그런 저에게 기둥은 뭐니뭐니해도 김구선생이셨어요.
‘해방된 조국에서는 문지기나 청소부가 되어도 행복하겠다’는 그분의 말씀…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첫번째 소원도, 두번째 소원도..세번째 소원도 조국광복이라…
그 때 저의 소원은 일제시대에 태어나 광복군이 되는거였죠. 그렇게 의롭게 죽어보자!!
그러나 저는 재수를 하였고, 세상을 보는 눈보다는 저라는 인간에 대한 회의에 빠져들었어요. 그래서 뵈는게 없었죠.
그리고 스칼렛처럼사느냐 멜러니 처럼 사느냐로 고민했어요. 그리고 연애..내 머리속에서 김구선생은 더 이상없었습니다.
아직도 습관처럼 제 책상 언저리에 그분의 사진이 놓여있습니다만, 전 더 이상 그분을 존경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분이 그렇게 바라던 해방된 조국에서 전 안락하게 살고 있으닌까요. 그래서 그 분이 그렇게 외치던 소원이 저에게는 이제 가족의 소중함, 함께 있는 사람과의 따사로움, 안정된 관계 등이 중요해졌으닌까요.
이제 제가 가장 존경하는 분은 여기까지 저를 키워오신 저희 부모님입니다. 저에게 더 이상 김구선생님은 위인이 아니죠, 허황된 모토, 잃어버린 신념…뭐 그런거죠.
그렇지만 기억합니다. 그분이 있었기에 지금 제가 역사를 공부한다는 거.
그때 그 어린 나이에 이 책 한권이 없었다면 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분명한 것은 역사는 아니였을겁니다.
그래서 저느 이제 그분을 사랑합니다. 해방된 조국에서 조국의 일상사를 연구할 수 있게 해주신 뜨거운 열정을.. 간혹 공부가 싫어지고 지칠 때가 있습니다. 그럼 다시 떠올리지요. 그분의 잔잔하면서도 뜨거웠던 열정을…
이책을 아직까지 읽지 못한 제 사랑하는 남자친구에게 선물하고 싶습니다. 그친구도 역사를 공부하기 시작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