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했다. 우연히 손에 들게 된 ‘제철 달력 자연 밥상’이란 책을 통해 작가가 몹시 궁금했다. 도대체 왜 이런 생활을 하고 살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다 그 분의 이름을 마음에 새기게 되었고 은연중 그 분의 또 다른 글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서점에서 이 분의 이름을 발견하고 바로 그 책을 구입했다. 애초에 사기로 했던 책들을 제쳐두고 그냥 이 책 한 권만 덜렁 사 들고 집에 와서 바로 그 날로 다 읽었다. 반가웠다. 고마웠다. 그리고 행복했다. 내가 원하던 내가 꿈꾸는 생활을 이미 실현하며 살고 있는 그 분의 일상이 너무도 반가웠다. 그리고, 내가 원하던 것이 무엇인지 비로소 뚜렷이 알게 된 기쁨에 고맙고 행복했다.
나도 아이를 키우며 산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현대의 한국 사회의 모순을 단 한 가지도 빠뜨리지 않고 고스란히 받아 들이며 살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누구나 고민하고 있지만 그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채 마치 숙명인양 절망하며 살고 있는 병든 한국 사회의 병든 가족들의 문제를 어쩌면 이토록 산뜻하게 해결하고 살아갈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내 생명 본능에 충실하자는 것이다. 외부의 바람을 다 막아낼 수는 없겠지만, 그래서 시대의 흐름에 역행할 수는 없겠지만, 내 생명의 본능에 충실해야 하는 것은 어쨌든 최우선의 실행 과업이다. 그것이 출발이어야 한다. 난 이 책을 통해 내 출발이 애초에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 생명에 충실하지 못한, 내 생명을 목적으로 삼지 못한 출발이 잘못이었던 것이다. 이제, 난 이 한 권의 책이 내게 안겨준 뜻깊은 선물을 가슴에 고스란히 담을 것이다. 그리고, 하나씩 천천히 실천해 나갈 것이다. 그 하나 하나의 실행 과정에 빛나는 내 생명의 힘을 느끼게 될 나를 예감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 가족 모두의 생명에 충실한 진지하고 소박한 일상을 예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