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을 초월한 삶의 지혜를 전해주는 책

글쓴이 임동혁 | 작성일 2011.8.13 | 목록
분류 절판도서
발행일 2010년 12월 20일 | 판형 국판 148x210mm | 가격 12,000원

이 책은 맹자의 실체를 제대로 파헤쳐 맹자가 어떤 사람이었고 맹자가 진짜 주장한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려주고 있는 인문서적이다. 일반적으로 공맹사상을 담은 교양서적이라고 하면 지루할 것이라 지레짐작하기 쉽다. 나 또한 그런 고정관념 때문에 그동안 사서(논어, 맹자, 중용, 대학)중 하나인 맹자를 꺼렸고 그에 관련된 서적을 읽어보려 하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지식확장 차원에서 맹자에 관련된 서적을 찾던 중 <<맹자 교양강의>>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난 그동안 내가 맹자를 너무 어렵게만 생각해 멀리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맹자의 내용이 그리 지루하거나 어렵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이렇게 생각한 데는 저자의 공로가 컸다. 저자가 맹자를 알기 쉽게 해석해주고 설명해준 덕분에 그리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맹자란 인물이 어떤 인물이었는지, 맹자가 주장한 사상이 정확히 무엇이었는지를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이다. 저자의 이런 노력이 없었다면 난 맹자와 관련된 서적과는 담을 쌓고 살았을 것이고 맹자를 풀어쓴 책들 또한 읽어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을 것이다. 맹자의 주옥 같은 말씀을 고스란히 들을 수 있도록 도와준 저자의 노고에 깊이 감사한다.

이 책은 총 10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부터 난 내가 주목한 것들 위주로 그 내용을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스승이 될 수 있는 자격’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이다. 맹자는 맹자 이루 상편에 “사람의 문제는 남의 스승 되기를 좋아하는 데 있다.”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고 한다. 이는 맹자가 사람의 고질병 중 하나인 남의 일에 간섭하기에 대해 지적한 것인데 난 맹자가 사람의 특성에 대해 제대로 파악했다고 생각한다.

남의 일에 간섭하길 좋아하고 남을 가르치려고 드는 인간들은 세상에 너무 많아 그 수를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자기가 남보다 조금 낫다고 생각하면 바로 남의 일에 끼어들어 훈수를 두는데 그 꼴이 자못 가관이다. 자신의 일이나 제대로 하면서 남을 지적하면 그래도 나은 편이다. 하지만 남의 일에 끼어들어 충고랍시고 남에게 듣기 싫은 소리를 하는 자들 대부분은 자기 앞가림도 제대로 못하는 인간들이다. 이런 자들은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다. 온라인 서평계에도 널려 있기 때문이다.

책을 좀 읽고 교양이 쌓였으면 자기 수양에 좀 더 힘을 쓰고 자길 발전시키는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머리에 지식이 좀 쌓였다는 자들은 하나같이 자기가 아는 부분에 대해 누군가 오류를 범하거나 실수를 저지르면 지체 없이 달려와 지적을 해대거나 심하게는 실수에 대해 비난의 화살을 퍼붓는다. 자신은 평생 실수도 안하고 오류도 범하지 않는 사람처럼 남의 실수를 지적하고 비난해대는 것이다. 우습지 않은가? 자기가 뭔데 남의 일에 끼어들어 남을 가르치려 드는가? 자신이 맹자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나? 자신이 맹자보다 더 많이 배우고 깨우쳐서 남을 가르쳐도 된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함부로 남의 일에 끼어들어 스승 노릇을 하려고 하는 것인가?

남이 자신의 실수에 대해 타인의 도움을 청했을 경우라면 조언해주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도움을 청하지도 않았는데 상대방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조언을 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도 않고 실수한 자에게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배운 자일 수록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상대방이 어떻게 생각할지를 먼저 판단하고 움직여야 한다. 그렇지 않고 단지 자신의 지식을 뽐내고자 남의 실수를 지적하고 오류를 거론하는 것은 스스로 자신이 지식이 짧고 깨달음이 부족한 인간이라 드러내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 오지랖이 넓은 인간들은 부디 지식이 좀 쌓였다 자랑 말고 고전을 읽고 깊이 깨달아 자중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두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효도의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이다. 유가에서는 효도에 대해 반드시 이러이러해야 한다고 단정 짓지 않았다고 한다. 옳지 않은 부모는 세상에 없다는 말도 송대(宋代)의 어느 학자가 한 말이지 공자나 맹자가 한 말이 아니라고 한다. 유가에서 강조한 것은 효도의 원칙인데 대부분 사람들이 이에 대해 잘못 알고 있거나 오해를 하고 있어서 실천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저자는 지적하고 있다.

맞는 지적이라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기에도 효도는 규정에 따라 정해진 걸 행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적절히 행동하는 것이 진정한 효도가 아닐까 싶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식이 부모와 따로 떨어져 지내면 자주 연락하거나 자주 찾아뵙는 것이 효도라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꼭 부모와 자주 연락하고 자주 찾아뵈어야만 부모에게 효도를 하는 것일까?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부모와 자식 간에 허물이 별로 없어서 친하게 지내는 사이라면 자주 연락하고 자주 만나는 것이 효도일 것이다. 하지만 성격이 안 맞아 만나면 말다툼을 하고 대화를 하면 쓸데없는 말을 주고받는 사이라면 가끔씩 연락하고 이따금씩 찾아뵙는 것이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다. 괜히 맹자도 주장하지 않은 정형화된 효도를 한답시고 자주 연락해 성질이나 내거나 자주 만나 싸움을 할 거면 차라리 서로 자주 안 만나는 것이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다 이 말이다.

난 경험을 통해서 우리 가족은 자주 안 만나는 것이 더 좋다는 것을 깨달았다. 할아버지와 우리 어머니는 상극이라 가끔 보는 것이 서로에게 좋고 우리 어머니와 나 또한 상극이라 어쩌다 한 번 보는 것이 서로에게 좋다. 자주 보면 애틋한 감정도 생기지 않을뿐더러 별 것도 아닌 일도 다투기 때문에 차라리 나와 같은 경우라면 간간이 만나거나 이따금 연락해 서로 잘 지내고 있다는 것만 알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본다. 부모에게 걱정을 끼쳐 드리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리고 연락을 언제든 취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별 탈 없이 잘 지내는 것도 부모에게 효도를 하는 방법이다. 틀에 박힌 효도에 대한 부담을 안고 살거나 제대로 효도를 하지 못했다는 죄의식을 갖고 살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떨쳐버리길 바란다.

마지막 세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맹자는 ‘사람의 본성은 원래 선하다’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한 부분이다. 저자는 많은 사람이 ‘사람의 본성은 원래 선하다(性本善)’라는 말이 맹자의 성선설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잘못된 주장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맹자(맹자가 지은 책)를 근거로 대면서 송대 학자인 주희(朱熹)가 맹자가 인성이 본래 선함을 강조했다고 말했지 맹자가 성선설을 주장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맹자가 주장한 것은 인간의 본성은‘향선’(向善), 즉 인간의 본성이 선으로 향한다는 것이지 결코 태어나면서부터 인간이 선하다(性善說)는 주장을 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맹자와 비교되는 순자(荀子)는 성악설(性惡說)을 주장한 것이 맞지만 맹자는 결코 성선설을 주장한 적이 없다고 저자는 맹자가 직접 쓴 맹자를 근거로 주장하고 있다. 저자의 이 말이 사실이라면 우리나라 윤리교과서는 전면 개정돼야 한다. 왜냐하면 학교에서는 주자가 주장한 성선설을 마치 맹자가 주장한 것처럼 가르치고 있고 그것을 시험문제로까지 출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난 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성선설이 맹자의 주장이라는 것에 대해 추호도 의심한 적이 없었다. 학창시절 이 내용에 대해 윤리선생은 맹자하면 성선설이라는 주장을 당연한 듯 가르쳐서 맹자가 성선설을 주장했다는 점에 대해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21C인 지금까지도 포털 사이트에 맹자를 검색하면 어김없이 맹자가 성선설을 주장했다고 나온다. 상황이 이러할진대 그 누가 맹자가 성선설을 주장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바로 인식할 수 있겠는가!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맹자가 성선설을 주장한 것이 진실인양 가르친 윤리선생이나 그런 내용을 교과서에 실은 교육당국 모두 비판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잘못된 지식을 머릿속에 심어주는 것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 다른 나라가 역사를 왜곡한다고 비판하기에 앞서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이 잘못된 것이 없나 먼저 살펴보는 것이 현명한 처사이고 올바른 행동이다. 아이들이 배우는 교과서부터 잘못된 내용을 바로 잡아 제대로 된 교육이 실현되길 희망한다.

고전을 연구하지 않고는 현재를 바로 볼 수 없다. 현재를 제대로 파악하고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위해선 고전부터 연구하고 살펴보아야 비로소 혜안을 얻을 수 있다. 맹자는 고맙게도 자신의 지식과 깨달음을 책으로 엮어 후손에게 남겨주었다. 시공을 뛰어넘는 삶의 지혜가 담겨 있는 맹자는 저자가 살았던 전국시대는 물론이고 21C인 지금도 그 진리가 통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논리적인 가르침으로 어떻게 살아야 바로 사는 것이며 어떻게 살아야 즐거울 수 있는지를 깨우쳐주고 있는 맹자는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 갈피를 제대로 잡지 못하는 모든 이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세상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꼭 한 번쯤은 읽어볼 것을 권하는 바이다.

인상적인 글귀

“모름지기 학문이란 낮밤을 가리지 않고 하루하루 부지런히 연마해야 이룰 수 있는 것이니라.”

“사람들이 닭과 개를 잃어버리면 찾을 줄 알면서도 마음을 잃어버리면 찾을 줄 모른다.”

“재앙은 입에서 나온다.”

“부귀해져도 마음을 어지럽히지 않고, 빈천해져도 뜻을 바꾸지 않고, 위세와 무력에도 절개를 굽히지 않아야 하느니, 이런 사람이야말로 대장부라 부를 만하다.”

“군자는 헛된 형식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배불리 먹고 따뜻하게 입고 편안히 지내면서 가르침이 없다면 금수와 가까워진다.”

“재앙과 복은 스스로 부르지 않는 것이 없다.”

“사람을 관찰할 때 그 눈동자를 보는 것만큼 좋은 건 없다.”

“진실함을 추구하는 것은 사람의 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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