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가 "김수행 교수가 들려주는 자본 이야기"다.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본네트를 한 번도 안 열어보고도 운전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그런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적어도 냉각수가 부족하다는 경고등이 뜨면 찬물 한 바가지 정도는 부어 넣을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자본이 국경과 사상을 넘나들고 있는 작금에 자본에 대하여 공부하지 않고 잘 되기를 바라는 것 또한 문제…
덕분에 최근 불황에 대해서 김수행 저자의 책을 두 권 보게 되었는데…
그 첫 권이 『세계 대공황』이었고, 그 두 번째가 이 책.
자본주의 논리도 자기 본연의 기능(주류경제학이라 칭하는)을 상실해서 길을 잃고 헤매는 공황, 사회주의 논리 또한 퇴색되고 맛이 가서 다들 허덕이다 해체까지 되어버린 구소련…
그 사상과 체제의 경계를 넘어서 인해전술로 밀고 내려오는 중국, 닫아걸고 아사 직전에 있는 북한…
거기다 남한은 남한대로… 넘쳐나는 실업자, 청년 실업은 더 심각하고, 집값은 정체되어 후진 일보 직전에 있고, 경쟁력은 땅에 떨어지고 금리는 바닥을 때려도 도무지 살아날 줄을 모르는 시장경제…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 판단되어 읽은 두 권의 책.
막스(마르크스보단 짧게 가고자 한다)와 엥겔스는 165년 전에 30세와 28세의 나이에 사상적으로 철학적으로 완성된 나이에 이 자본론을 초안하고 쓰면서 대안을 제시했다.
이 땅의 석학들이 다 모여사는 그 퍼런 곳에서도 이 답을 알고 있을까? 자신의 이권만 챙기기 급급한 바퀴섬에 사는 그 사람은 이 생각을 한 번이라도 신중하게 들여다볼까? 먹고살기 힘들어 뭉쳐서 방향을 잡아야 하는 실질적인 피지배계급의 사람들은 이 책 요약본이라도 들여다볼까?
모두들 무관심해지고 잿빛 사회, 좀비가 되어 불구뎅이로 걸어 들어가고 있는 건지, 아닌지는 나도 잘 모르겠기는 하다만….
아무튼 28 ~ 30이라는 젊은 나이에 사상과 철학을 완성시켜 나갈 길을 잡은 그들의 논리가 아직도 변함없이 길을 정확하게 제시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책을 보는 내내 들었다.
이 책은 그렇게 표지조차 멀게 느껴지던 자본론을 내게 쉽게 해설해준다.
혜화동 ‘벙커 원’에서 행한 10번의 강의를 녹취, 요약, 정리한 책인데, 방대한 자본론의 1 ~ 3권의 내용을 단순히 요약한 것이 아니라 막스가 자본주의 사회를 어떻게 비판했고 어떻게 찬양했는가를 알려주면서 이렇게 말한다.
"’미래 사회의 태아를 자본주의가 잉태하고 있다’라는 엄연한 사실에 주목할 것을 강조합니다. 이렇게 해야만 지금의 현실을 올바로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미래를 바라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그럼 평생을 딱딱하다고 쳐다보지도 않았던 자본론을 들여다볼까나?
학교 다닐 때 경제원론과 미시, 거시경제학은 ‘이거 무슨 수학시험도 아니고… 도대체 뭘 어떻게 하라는 거지?’라는 생각에 정말 내게 다가오지 않았던, 아니 전혀 일면식도 없었던 학문이었던 것 같다.
그런 내가 자본론을 들고 읽었다는 것이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물론 쉽게 쓴 책이기에 쉽게 읽고 이해했으리라… 이게 이 책이 바라던 바라고 한다. – 김수행 선생에게 직접 들었다.
그것도 저녁을 대접하면서 막걸리도 한 사발 따라주셔서 마셔가며, 교수님의 사모님과 이 책의 편집 책임자와 마케터와 함께…. 살다 보니 이런 행운도 따라온다…^^*
아무튼… 책 속에는 아래와 같이 따끈따끈하여 살갑게 다가오는 글들도 많다.
자본론 1권만 막스가 살았을 때 나오고 곧장 질병과 과로로 막스가 죽고 난 이후에 막스가 남긴 원고를 엥겔스가 편집하여 2권과 3권을 출판했다.
막스는 "인류 역사는 계급투쟁의 역사"라고 외치는데, 이 계급투쟁은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이 경제 영역에서 자기의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싸울 뿐 아니라, 이 경제 영역의 계급투쟁이 사회의 다른 영역으로 확산-전파되면서 기존 사회를 변화시키기 때문
막스와 엥겔스는 둘 다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남. 막스의 부친은 변호사, 엥겔스는 방직공장 사장의 아들
막스 30세, 엥겔스 28세인 1848년에 공산당선언을 출판함.(나는 이때 논문을 표절하고 있었음.. ㅠ.ㅠ)
막스는 질병과 과로로 숨졌으며 그의 비에는 "지금까지 철학자들은 세계를 여러 가지 각도에서 해석하는 일에만 열중했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세계를 변혁하는 일이다."라고 쓰였다 함.
엥겔스는 어려운 이론과 개념을 쉽게 풀어내는 재주가 남달라 막스의 매우 추상적인 개념과 이론을 구체화하는 데 큰 공헌을 했다. 또한 논쟁에서도 남들의 기분을 크게 상하지 않게 하는 능력이 있어 국제 공산주의 운동을 조직. 확대하는 사업에 많이 기여
미국 일반 시민들의 실업과 빈곤 및 생활수준은 1930년대 이후 최악의 상황이지만, 부자들은 금융적 투기 활동으로 더욱 큰 부자가 되고, 빈부 격차는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는 부자들에게는 낮은 이자율의 풍부한 자금을 제공하고 더욱 큰 감세 혜택을 주고 있으면서, 일반 시민들에게는 교육, 건강, 소득 보조, 소방시설 및 실업자, 퇴직자에 대한 사회서비스를 적자 축소라는 미명 아래 더욱 축소하고 있다. 이것이 이른바 ‘부자를 위한, 부자에 의한, 부자의 정치’인 신자유주의인데, 국민들이 언제까지 이런 깡패 사회를 견딜 수 있겠는가?
미국 루즈벨트 정부는 1930년대에 노동자와 일반 시민의 거대한 항의 시위가 자본주의 체제를 전복시킬지도 모른다는 위험에 직면하자, 부자의 세금으로 실업자와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사회보장제도를 도입했고, 실업자에게 일자리를 주고 자본가에게는 수익 사업을 주기 위해 도로, 주택, 댐 등 사회 기반 시설을 건설했고, 노동조합의 설립을 권장하여 단체협상을 통해 임금 인상을 도모하게 했다.
그런데 2007년부터 시작된 현재의 세계대불황에서는 1980년대 초부터 정치적, 경제적, 사상적 지배력을 잡은 금융적 자본가계급이 자신의 이윤 획득 방법을 조금도 바꾸려 하지 않기 때문에, 세계경제는 계속 침체에 빠져 있고 노동자와 일반 시민은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
더 책 내용을 옮겨 오자면, 가뜩이나 쉽게 쓰고 짭게 만든 책인데 책 될듯하여…. 여기까지
궁금하면 책들 사서 보시라…^^&
저자는 책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막스의 글을 한 번 더 따온다.
마르크스는 모든 사람들이 지구의 이용자일 뿐이므로 지구를 개량하여 다음 세대에 물려줄 것을 권고합니다.
새로운 사회의 관점에서 보면, 지구에 대한 개개인의 사적 소유는 인간에 대한 인간의 사적 소유(노예제도)와 마찬가지로 불합리한 것이다. 게다가 사회 전체, 한 국민, 동시에 존재하는 사회들 전체도 지구의 소유자는 아니다. 그들은 다만 지구의 점유자, 이용자일 따름이며, 선량한 가장으로서 지구를 개량하여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 『자본론 III』 (하):943p
지구의 경찰관 노릇을 하던 미국의 양적 팽창적 통화정책은 마약과 같아서 당장에는 끗발을 심어줄지 모르나… 투기를 일삼게 하는 분위기는 이미 전 세계에 퍼져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 되어 째깍거리고 있다… 덕분에 2007년 이후로 발생한 대공황을 근근이 심장만 뛰게 해둔 듯한데…
총칼만 들었던 무식한 군바리가 아닌, 닭장 속에서 세상 물정 하나도 모르고 가신들의 그늘에서 앞도 보지 못하는 사람이 아닌, 사리사욕에 급급한 비리 정치인이 아닌, 원전이고 4대 강이고 썩어 문드러져 폭발할 지경이 되도 자기 뒷주머니만 챙기는 관료들이 아닌….
진정한 참된 경제학자만이 이 말라비틀어져 허우적대는 위태한 이 조국을 살릴 수 있을듯한데…
책 속에는 쉽게 그런 세상이 온다고 하는데…
한방에 훅 오려나?
그가 자본론을 만들어 낸지 160여 년이 지났다…. 수정된 자본론, 수정된 멋진 자본주의를 짜집기 할 그 누구는 언제 오려나….
차라리 미륵을 기다리는 편이 빠르려나…. 그는 56억 7천만 년 뒤에 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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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론공부 - 김수행지음/돌베개] 단순히 자본론을 요약/해설한 것이 아니라 막스가 자본주의 사회를 어떻게 비판했고 어떻게 찬양했는지에 대해 고찰해서 그를 바탕으로 미래를 바라보자는 10번의 강의를 정리하여 펴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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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마침 시간이 되어 김수행 선생님이 먼저 도착하신다고 하기에 마케터에게 저녁 식사 한 끼 대접해드리고 싶다고 말씀을 전했다가 우연하게 가지게 된 저녁 자리…
한국 최고의 막시스트와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을 최초로 국역하신 선생님 옆에 앉아서 저녁을 같이 먹었다. 그날은 사모님도 같이 오셨고, 이 책의 편집 책임자와 마케터도 같이…
이런 영광이 있나~ 독자와의 대화가 끝나고 시간이 여의치 않아 내 차로 역까지 모셔다 드리는 영광도 얻었다.
그리고 모시고 가는 차에서 다 못 여쭈었던 몇 가지를 더 질문하는 행운까지 찾아왔다.
덕분에 나는 김수행 교수님뿐만 아니라 사모님과 함께 저녁 먹는 위인이 되었고, 내 차로 교수님을 역까지 모셔다 드리는 절친한 사이가 되었다~ ^^*
선생님 내내 건강하셔서 좋은 책 많이 펴내주세요~
작금의 안타까운 세상에 쓴소리도 계속 부탁드리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