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지에 나와 있는 부제에서 보듯 우주의 탄생과 기원을 찾아서 떠나는 여행 이야기이다.
예전부터 우주의 근원, 지구의 미래, 우주의 미래 등에 대한 여러 가지 글과 영화들을 보면서 가끔씩 생각하곤 했던 내용들이 몇 가지 있는데 "지구만 존재하기에는 우주는 너무 크지 않남?" 그리고 "지구의 주인은 과연 인간인가?", "만약에 우리보다 더 고등한 생물들이 지구에 온다면 과연 그들은 인간들과 대화하고자 할까? 아니면 다른 동물들과 대화를 시도할까?" 등등…
이런저런 보통 사람들도 궁금해하는 재미난 이야기를 써나간 저자가 천체학자거니 물리학 또는 고고학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 또한 눈길을 끈다. 대학에서 독문학과 연극학을 전공하고 학술 전문 기자로, 방송 작가로 오랫동안 일했던 그가 정치, 경제, 과학 등의 분야를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재미있게 청소년 교양서로 만들어냈다는 사실이 책의 내용보다 더 내게 다가온다.
전공자가 아니기에 오히려 한 발 물러서서 이야기하듯 전공자의 이야기를 청취자의 수준에 맞게 취사선택해서 그 수준에서 필요한 이야기만 추려서 스토리로 재구성해서 들려주게 되면 듣는 사람은 자신의 시선에서 모든 이야기를 보고 듣게 되므로 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이렇게 우리 역사와 유물들을 재미나게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궁금해하는 사람들의 눈을 만족시킬 글을 언젠가는 한 번 꼭 써보고 싶은 욕심을… 나보다 먼저 만들어낸 저자다.
아직은 배움이 일천하기에 이런 한 발 앞서간 사람들의 재미난 글을 읽는 취미로 만족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좋은 글을 한 줄, 한 페이지 써보는 게 내 소원이다.
아무튼 책으로 돌아가자면~
제목에서 보듯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과학여행』 즉 하루 일정으로 떠나는 여행 이야기이다. 이 여행을 주도하는 가이드『엑사포 X』는 시공간을 넘나드는 헤르메스호에 재미난 사람들이 같이 동승시키는데 그 동승자들은 바로 이 글을 쓰는 작가와 뉴턴, 아인슈타인 그리고 허블 등이다.
이들과 동반하여 태양계의 탄생과 인류의 탄생의 비밀을 열어보는 여행기 같은 탐험 여행의 이야기를 그린 일종의 기행문이다.
책은 전반부 1~3장과 후반부 4~6장으로 크게 나뉜다.
전반부에서는 지구가 탄생하는 시점인 50억 년 전 지구가 생성되는 것에서 출발해서 생명체가 만들어지고 지금의 대륙이 형성되고 이 땅의 주인들이 여러 번 바뀌고 바뀌어 인류가 주인(?)이 되는 시나리오를 들려준다. 그렇게 전반부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한도 내에서 우리가 어디서 왔는지 알아보고 그 뒤의 후반부에서는 이 넓은 우주(지금도 팽창하고 있는)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지금 가고 있고, 그리고 어디까진지 대해서 알아본다.
현재의 과학기술이 발전했다고는 하나 지구 땅 속으로 조금만 들어가도 내용을 잘 몰라서 지구의 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지진과 화산은 언제, 어떻게 발생하고 폭발하는지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도 없는 인간들… 인류의 정확한 기원의 연결고리를 아직도 찾지 못하는 과학자들… 대기의 움직임과 자연재해를 보다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예측할 능력조차 없는 사람들.
그들이 지금 현재의 인간이다.
몇백 년 전, 아니 몇천 년 전과 지금 큰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 시절 하늘의 별을 보고 미래를 점쳤고, 거북이 등껍질이 갈라지는 것을 보고 하늘의 뜻을 알아보는 수준에서 반발자국밖에 전진하지 못한 인류… 50억 년 지구史에서 300만 년 정도 겨우 살면서 지구의 주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
찰나의 순간 잠깐 지나가는 100년이 채 안되는 1세대의 삶을 살면서 그리 대립하고, 그리 많이 가지고, 그리 많이 뺏으려 할 필요가 있을까…
그래서 나는 과학과 철학, 인문학은 떨어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인류애에 대한, 인간에 대한 우선순위를 배제한 과학은 원자의 분리, 핵의 분리의 과학기술을 에너지와 치료에 사용할 것인가, 수많은 인명을 살상하는 무기로 사용할 것인가를 나눈다는 것은 다들 알고 있는 사실…
자본이 인본에 우선하는, 사상과 이념이 인류애에 앞서는, 경제발전과 성장이 복지를 무시하는 현상들은 가치의 우선순위를 잘못 메기고 있는 사회적 현상은 문사철의 동반성장 없이는 사상누각이라고 생각한다.
우주의 탄생과 생명 기원을 찾아가다 보면… 자연스레 휴머니스트가 되나 보다…
수학 문제 한 개 더 푸는 것, 영어 단어 한 개 더 외우는 것보다
우리는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과학적, 철학적, 인간애적 접근법을 가르치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그리고…
분노해야 할 때 분노할 줄 알게 만드는 것 또한 필요한 지금이… 그런… 세상이다…
50억 년 지구 역사에 빗대어 상대적으로 무한이 짧은 그 찰나의 순간을 사는 우리들 너무 치열(사?)하게 사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고 반성해야할 듯하다..
슬퍼할 때 슬퍼하고, 분노할 때 분노해야 한다…
찰나의 순간, 하루살이에 불과한 인간의 삶…
감정을 삭히고 미룰 시간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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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저녁까지 과학여행-게르트슈나이더지음/이수영옮김/돌베개] 우주의 탄생과 생명의 기원을 찾아서 시공간을 넘나드는 헤르메스라는 우주선을 타고 50억 년 전부터 지금의 우리가 어떻게 존재하는지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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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한 달에 한 편의 독립영화는 꼭 보는 편이다.
돌베개 출판사의 "책씨" 행사에 참여해서 보다 보니 작품의 선택권이 조금 자유롭지 못한 단점이 있기는 하나 대부분 내용들이 엄선된 작품들이기에 간 김에 다른 작품들 중에 볼만한 게 없는지 알아보기도 한다. 그 책씨 행사에 참여하고 세트메뉴로 고른 책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