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을 짓기 위해서는 필독해야 할 원리와 방법 그리고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전통건축 길라잡이로서 빠트려서 안되는 한옥의 필수 요소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한옥시공 길라잡이”라는 부제에서 보듯이 전통문화재를 보수 기술자가 한옥을 보수하면서 또 새로 짓고 한 10여 년의 현장 경험을 토대로 한옥 시공과 관련한 모든 노하우와 기술들이 담긴 책이다.
한옥과 관련해서는 그저 “아름답다, 풍광이 좋다, 잘 어울리는 친환경적이다.”라고만 말하지 않는 몇 안되는 한옥의 원리에 접근해서 거기서 발생되는 장, 단점 그리고 그를 극복하는 현대적 방법까지 알려 주는(때로는 나도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이야기 하는) 책이다.
최근에 읽었던
[나는 한옥에서 풍경놀이를 즐긴다-임석재지음/한길사] – 한옥의 아름다움 중 [창]이라는 미시, 관조적인 미를 찾아냈다. 전국의 여러 한옥들을 답사하여 쓴 것은 좋으나, 창-나르시즘에 빠진 것은 아닌지 하는 아쉬움이 있었던 책과 [한옥에 살어리랏다/새로운 한옥을 위한 건축인 모임 지음/돌베개]문화재청 기획으로 한옥이 가진 장, 단점을 어떻게 살리고 고쳐 쓰고 있는지의 실례를 찾아 정확하게(사진과 도면) 소개한 한옥 개조의 안내서와는 좀 다른 느낌의 한옥 분석 설계서라고 해야 마땅한 평가라고 할 수 있을 듯 한 책이다.
반면 이 책은 원리를 찾아가면서 정학하게 파헤치고 있다는 점이 조금 다른 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옥의 아름다움을 채 모르는 우리에게 아름다움을 일깨워주는 책들을 읽고, 그 한옥이 어떤 원리로 어떻게 설계되고 시공되는지의 원리를 이해한 다음에 한옥이 어떻게 현대와 만나서 적응하는 과정에서 어떻게 변형되어 편리하고 좋은 한옥으로 바뀌는지를 알아보려면…..
나는 한옥에서 풍경놀이를 즐긴다 => 한옥 짓는 법 => 한옥에 살어리랏다 순으로 읽으면 될 듯하다. 멋지고 완벽한 한옥 3종 세트가 될 듯하다.
덕분에 한옥의 과학적 기초(외형적 기초가 아닌)와 시공 과정에서 유의하고 챙겨야 할 여러 가지 점들을 머릿속에 차곡차곡 정리하는 멋진 규범서 한 권을 만났다.
책의 내용과 깊이를 알 수 있는 몇 구절을 따오자면~
– 목재의 건조
목재는 생나무 상태에서는 성질이 매우 불안정하다.
시간을 두고 자연건조를 하는 방법과 인공적인 설비를 통해서 인공건조하는 방법이 있다. 생각하기에는 자연건조 쪽이 비용이 덜 들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자연건조는 시간이 많이 걸리고 건조되는 동안 청변균과 같은 균류에 의해 미관상 손실, 100여 평 한옥 목재비용이 3억 원 가까이의 비용을 3~5년 정도 자연건조한다면 균류나 나무벌레에 의한 목재의 손실은 일단 고려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자연건조 기간에 발생하는 이자비용만으로도 적은 돈이 아니다.
생나무는 건조를 시작하면 얼마간은 수축하지 않다가 어느 시점에서 수축을 시작한다. 이 시점을 섬유포화점이라 한다. 목재의 섬유포화점은 대략 함수률 30% 내외로 알려져 있다. 섬유포화점 이하에서는 건조속도가 느려지고 수축이 진행되며 물리적 성질과 기계적 성질이 변한다.
목재는 표면이 먼저 건조되고 수축되기 때문에 건조응력이 발생한다. 건조응력이 목재의 강도를 넘으면 목재는 갈라지고 뒤틀린다. 목재를 건조할 때 그늘에서 말리는 이유는 급격한 표면 건조를 피하기 위해서다. 목재의 마구리 부분에 한지를 발라 급격한 표면 건조를 막기도 한다.
섬유포화점 이하가 되면 목재의 강도가 높아진다. 전건상태의 목재는 생나무에 비해 강도가 3배, 기건상태의 목재는 강도가 2배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거꾸로 말해 생나무로 집을 지으면, 그 나무가 전건상태 강도의 1/3, 기건상태 강도의 1/2밖에 발현되지 못한다는 의미다. 물론 목재가 전건상태가 될 수는 없다. 이는 실험실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목재 건조는 단순히 건조수축에 따른 변형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강도와도 직결된다.
목재는 상하와 등배를 가려서 사용해야 한다.
목재는 말구에 비해 원구(베어낸 통나무의 굵은 쪽 마구리)쪽이 심재가 많고 내구성과 내수성이 강하다. 그런 만큼 빗물이 닿는 바깥쪽으로 원구가 가게 하는 것이 집의 내구성 측면에서 좋다.
이렇듯 목재를 치목하는 과정에서 단지 금강송이 좋다, 잣나무가 좋다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무의 성질과 원리를 파악하여 한옥에 어떻게 놓이고 쓰이는지에 대해서 원리를 찾아가는 책이다.
물론 대지와 설계, 기단과 지붕 그리고 도배와 장판으로 마감하는 내용까지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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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짓는 법 – 김종남지음/돌베개] 한옥을 짓기 위해서는 필독해야 할 원리와 방법론서,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전통건축물 보수 기술자가 현장 경험을 통해 빠트려선 안 될 한옥의 필수 요소들이 어떤 원리로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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