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곡자 교양 강의 – 심의용지음/돌베개

글쓴이 조통 | 작성일 2015.2.13 | 목록
심의용 지음
발행일 2011년 9월 5일 | 면수 256쪽 | 판형 국판 148x210mm | 가격 12,000원

귀곡자 교양 강의 – 심의용지음/돌베개

책 표지에 나와있는 부제가 [강자를 이기는 약자의 정치 전략과 언어 기술]로서 정교한 전략과 미묘한 언어라는 장치를 통해 상대를 감동시켜 설득하는 유세의 기술을 이야기한다. 상대가 자신이 설득당하고 있음을 알지 못하면서도 설득되도록 만드는, 얼핏 보면 모순적인 설득을 강조하는 귀곡자의 글에 대한 강의 형식으로 쓴 책.

돌베개의 시리즈 여러 권(나의 동양고전 독법, 사기,손자병법, 논어, 삼국지, 맹자, 장자,열국지 교양 강의 등) 중 한 권이다.

제목에 나타나는 인물 [귀곡자鬼谷者]라는 이름 자체에서 나타나듯 공자나 맹자와 같은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인물은 아니며 실제로 존재하는지 않는지 마저도 이견이 분분하고 성은 왕이고 이름은 후라는 세속을 떠나 은둔하는 신선으로 묘사되는 귀곡이라는 곳에 은거한 은둔자라는 이야기로 정통 지식인을 통해서 읽혀 전해진 것이 아니라 민간에서 전해졌으며, 후대에 가짜로 만든 책(僞書)이라는 주장도 있을 정도로 재미난 이야기가 숨어있는 인물과 글에 대한 이야기다.

책은 먼저 [귀곡자]의 진위에 대해서 먼저 짚고 넘어간다. 최근의 연구 성과에 의하면 귀곡자는 결코 위서가 아니며, 전국시대 중기에 실존한 인물의 저작이라고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서 간접 거증을 하고 있으며, 귀곡자는 유가 사상과 다른 점이 많았기 때문에 불온서적이나 이단 서적으로 분류되기 쉬웠을 것으로 보아 조정의 학문에서 제외되었을 가능성과 신하가 절대 권력을 가진 군주를 제어하는 방법을 논의하고, 상대방의 심리와 약점을 파악해 궁극에는 혁명까지도 권하는 내용이니 조정에서는 감당하기 불편했을 내용들이기 때문에 민간에서 유포되어 전해졌다는 것이 당연할 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한다(불온서적이 은밀하게 유통되듯이…)

저자는 한비가 한비자에서 군주와 신하들의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군주의 권력을 호시탐탐 노리던 탐욕스러운 신하들을 다스리는 통치술을 주장했다면,귀곡자는 [귀곡자]에서 신하로서 화를 당하지 않으면서 포악하고 어리석은 군주를 제어하는 정치적 전략과 유세술을 주장하며, 공자가 왜 정치 영역에서 실패할 수밖에 없었던가에 대한 문제 제기로부터 시작해 귀곡자를 정치적 기술, 전략적 사고, 유세의 기술, 인간의 마음을 다루는 기술, 정보 획득의 기술을 설파한 사람으로 해석하고자 했고, 그가 말하는 권모술수와 음모를 정치 영역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략적 기술과 사고로 적극적으로 해석하려고 했다.

귀곡자가 말하는 유세의 방식도 상황과 상대에 대한 정보 파악을 가장 중시한다. 상대의 조건을 무시한 채 완벽한 논리를 전개하고 올바른 진리를 말하는 것은 강요입니다. 진리니까 받아들이라고 강제하는 것이다. 그러면 상대는 도리어 저항한다. 귀곡자는 이런 점을 지적한다.

책의 내용이 귀곡자에 대한 해설 강의서 형태로 강의하는 식으로 써 내려간 책이라서 요점 정리하듯 책의 내용을 다 적을 수는 없겠지만 그중 재미난 제6강의 설득의 기술 편의 [유세의 방식]편에서 귀곡자가 [권]에서 상대의 조건에 따라 말하는 방식을 구체적으로 나열한 내용을 적어 보자면 아래와 같다

먼저 상대가 어떤 사람인가가 고려되어야 한다.

지혜를 가진 사람과 이야기할 때는 자신의 박학다식을 드러내야 한다.

어리석은 사람과 말할 때는 상대가 분별하기 쉽게 하여야 한다.

구별을 잘하는 사람과 말할 때는 간단히 핵심을 말해야 한다.

신분이 높은 사람과 말할 때는 기죽지 말고 기세등등해야 한다.

돈 많은 사람과 말할 때는 자신의 고상함을 드러내야 한다.

가난한 사람과 대화할 때는 이득에 근거해 설명해야 한다.

신분이 낮은 사람과 말할 때는 깔보는 태도가 아니라 겸손한 태도여야 한다.

용맹한 자와 말할 때에는 과감한 결단을 드러내야 한다.

과실이 있는 사람과는 예리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

이것이 유세의 기술인데 사람들은 흔히 그 반대로 행한다.

동시에 상대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느냐에 따라서 수사적 ‘장치’가 달라야 효과적으로 설득 할 수 있다.

첫째, 상대가 의심을 가지고 있으면 먼저 의심을 해소시켜주어야 한다.

둘째, 상대의 의견을 먼저 인정해주어야 한다.

셋째, 상대가 말하려 하는 핵심과 요점을 파악해야 한다.

넷째, 상대의 조건에 따라 합의점을 이끌어 내는 방식이 좋다.

다섯째, 상대가 싫어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을 면밀하게 살펴서 대처해야 한다.

여섯째, 상대가 어떤 걱정거리와 고민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을 먼저 해결해주어야 한다.

듣는 사람이 거슬리는 말투란 다른 것이 아니라 말하는 사람이 근본적으로 가진 어떤 감정 상태이다. 언어의 표현 내용이나 논리나 형식과 무관하게 언어가 방출하고 있는 기(氣)의 떨림을 느끼는 것이다. 그 기의 떨림은 어떤 느낌으로서 마음의 상태를 전달한다. 사람은 언어의 논리적 측면보다는 이런 분위기를 먼저 감지한다. 동물적인 감각이다. 동물적인 감각이 먼저 이런 느낌을 감지해 반응하는 것이다.

흔히 이런 말을 한다. 그 사람은 말하는 것은 조목조목 옳지만 싸가지가 없다고 말이다. 상대는 옳은 말의 논리를 듣지 않고 그 이면에 감추어진 기의 떨림으로서 근본적인 감정 상태를 먼저 읽어내고 그 때문에 옳은 말인데도 저항했던 것이다. 인간의 심리는 묘한 것이다. 이런 감정이 담긴 말은 그 말의 내용과 논리에 앞서 듣는 사람을 먼저 자극한다. 불안하게 하고 의심하게 하고 기분 나쁘게 하고 짜증 나게 한다.

이 책 [귀곡자]는 기존의 마케팅 서적, 커뮤니케이션 이론 등등의 의사소통 또는 상하 커뮤니케이션 또는 마케팅 관련한 내용과는 판이하게 다른 세월에 맞는 생존 전략에 대한 실무지침서와 같은 주옥같은(때론 섬뜩한, 극단적인 표현을 빌자면 무서운…) 내용들이 담겨 있다. 조직 내 상하 의사소통, 조율을 맡은 사람이나 대외 협력 업무를 직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읽고 숙지해야 할 [귀곡자] 교양 강좌다.

그리고 귀곡자는 마지막 9강에서 바꾸다 바꾸다 안되면 [때가 무르익었으면 혁명하라]고 이야기한다.

그렇게 그렇게 독자가 처해진 의사결정의 과정과 책의 내용을 한 줄 한 줄 대입해서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복합적으로 하면서 읽어 내려가다 보면 쉽게 쭉쭉 읽어 나가는 책은 아니다.

마지막 뒤 페이지에 책의 내용이 잘 요약돼있는데, 한 줄로 이 책을 가장 잘 요약한 글로 보여 옮겨 적는다.

"세상의 리더들을 움직이는 팔로어의 유세술, 고대 동양 수사학의 최고봉을 만난다!"

그리고

" 이 책은 나의 상대방이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왜냐…. 신하가 절대 권력을 가진 군주를 제어하는 방법을 논의하고, 상대방의 심리와 약점을 파악해 궁극에는 혁명까지도 권하는 내용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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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곡자 교양 강의 - 심의용지음/돌베개] 강자를 이기는 약자의 정교한 정치 전략과 미묘한 언어 장치를 통해 상대를 감동시켜 설득하는 유세의 기술을 논한 고전『귀곡자』에 대한 새로운 고전 교양 강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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