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소설 속 역사여행 – 신병주,노대환지음/돌베개

글쓴이 조통 | 작성일 2015.2.13 | 목록
발행일 2005년 7월 4일 | 면수 396쪽 | 판형 국판 148x210mm | 가격 15,000원

고전소설 속 역사여행 – 신병주,노대환지음/돌베개

참 재미있다.

재미있거나 깊거나, 감명적인 책을 표현할 때 나는 이렇게 표현한다. "이 책은 오른손으로 뽑아 왼손으로 건네져서 며칠 만에 오른손으로 마지막 장을 넘겼다."라고….. 나는 이 책 속의 고전소설 속 역사에 3박 4일의 여행을 다녀 왔다.

우리나라의 고전 소설 작품의 내용뿐만 아니라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글이 쓰인 앞, 뒤의 관계와 목적 그리고 허구인가 역사 속 사실인가 등등을 마치 학생들에게 이야기하듯이 편안하게 써 내려가서 20편의 각각의 글이 아닌 [한국 고전소설 해설]이라는 마치 한 편의 긴 재미난 소설을 읽는 것처럼 읽다가 보면 마지막 장을 넘기게 되는 그런 책이다.

내게 역사가 이 책처럼 친근하고 쉽게 다가왔다면… "이렇게 늦게 역사에 입문해서 밤을 낮 삼아 책을 보고 여기 글을 남겨 나중에 다시 돌아보려고 하진 않았을 텐데… "라는 생각을 해본다.

예를 들면 [인현왕후전]편을 보면 이런 글을 포함시켜서 왕후전과 관련된 궁녀 이야기를 함께 다룬다.

[조선시대 여자로서 관직을 갖는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었던 만큼 궁녀가 되기는 쉽지 않았다. 궁녀는 보통 10년에 한 번씩 뽑았는데 중간 계층의 4~10세 사이의 아이 가운데 상궁 이상의 추천을 받아 입궁하였다. 궁녀가 되려면 집안에 죄인이 없어야 하고, 근친 가운데 돌림병이나 유전병에 걸린 사람도 없어야 했다. 또한 처녀만 궁녀가 될 수 있다는 법도 때문에 '금사미단'(金絲未斷:금실이 끊어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처녀막이 찢어지지 않았음을 의미함)의 판정을 받아야 비로소 입궁이 허락되었는데, 앵무새의 피를 팔목에 떨어뜨려 피가 맺히지 않고 그냥 흐르면 처녀가 아니라고 여겼다. 어린아이를 뽑은 것은 일찍부터 데려다가 궁녀로서의 교양을 쌓게 하기 위함 이었는데, 이들을 보통 '새앙각시'라 불렀으며 이들은 상당 기간을 거친 후에야 비로소 정식 궁녀가 될 수 있었다.

궁녀는 조선시대의 유일한 관직 여성이었지만 궁녀가 된 순간부터 여자로서의 삶은 포기해야만 했다. 일단 궁에 들어오면 궁녀들은 늙고 병들기 전까지는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다. 다만 모시던 상전이 승하하였을 경우나 병들었을 때는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서울시 은평구 갈현동에는 '궁말'이라는 곳이 있었는데, 이곳은 숙종이 승하한 후 궁궐에서 나온 궁녀들이 모여살던 곳이다. 또 극심한 가뭄이 들었을 경우 궁녀를 내보내기도 하였는데, 이는 궁중에 음기가 쌓여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당나라 태종 때 가뭄이 들자 궁녀 3,000명을 내보냈다고 하며, 조선에서도 숙종 11년에 큰 가뭄을 만나 궁녀 25인을 내보낸 일이 있었다.

궁녀의 신분으로 외부 사람과 간통했을 경우 궁녀뿐만 아니라 상대방도 처형되었으며 궁궐을 나온다고 해도 평생 수절해야 했다. 국가에서는 출궁한 궁녀나 무수리와 결혼한 자는 곤장 100대를 치도록 규정하여 외부인이 이들과 접촉하지 못하도록 하였다.]라는 식으로 소설 속에 있는 시대적 상황과 제도, 사례 등을 바로 엮어서 설명하는 아주 친절한 해설서다.

인연왕후와 희빈 장씨(장옥정)의 이야기를 옥정의 아버지 장형으로부터 시작해서 당파 간의 첨예한 대립과 왕권 강화를 위한 친정의 도구로 남인과 서인의 가운데서 권력을 강화하는 과정을 그리면서 그 이야기의 핵심에 있는 궁녀의 이야기를 같이 곁들이는… 스토리텔링 같은 깊이 있는 이야기책이다.

이렇듯 이 책은 제목 그대로 고전소설 속 역사여행이며 무겁지 않은 책이다… 그렇다고 결코 가벼운 책도 아니다.

고전 소설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다가 3박 4일간 조선 역사를 즐겁게 여행하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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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소설 속 역사여행 – 신병주,노대환지음/돌베개- 동화로 보았거나 제목만 접했던 우리 고전 소설 속에 담겨 있는 창작 배경, 시대상황,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등을 이야기하듯 쓴 참으로 재미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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