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 – 신영복 지음 / 돌베개
그저 사서 삼경이 ‘논어, 맹자, 대학, 중용’ 그리고’ 시경, 서경 역경’이다는 정도만 알고 있는 습자지 처럼 얇은 나와 같은 사람들에게 동양고전에 대한 인식을 일깨워 주고 여러 고전들의 문을 두드리고 입문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입문서다.
내게 논어는 공자의 제자들이 그와 나눈 말들을 체계화해서 책으로 냈다는 정도의 지식이 전부….
이 책은 말 그대로, 얕을 대로 얕은 그런 "나의 동양고전" 실력을 감안하여 고전을 읽는 "독법"을 "강의" 해주는 책이다.
이미 수많은 석학들에 의해서 추천되고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왔고, 2004년 초판 발행 이후 10여 년 동안 수만권이 출간되고 도 긴 세월을 지나서 나와 인연이 된 책.
너무 돌아왔나…..
여하튼 초판 나온 지 10년이란 세월을 돌고 돌아 나와 인연이 되었다.
말이 초판이지 강의를 시작해서 연재하는 시점은 훨씬 더 전이라는… ㅠ.ㅠ
이 책은 성공회대학교에서 고전 강독이라는 강좌를 진행해왔던 강의 내용을 정리해서 펴낸 책. 물론 이 녹취된 강의록은 인터넷 신문에 연재되기도 하여 소스가 많이 열린 책이기도 하다.
저자는 서문에서 우리들이 고전을 읽는 이유가 역사를 읽는 이유와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과거는 현재와 미래의 디딤돌이면서 동시에 짐이기도 하기에, 짐이기 때문에 지혜가 될 수도 있고, 그것을 지혜로 만드는 방법이 대화라고 한다.
고전 독법은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면서 동시에 미래와 대화를 선취하는 것이어야 한다고 그는 믿는다.
저자와 함께 시경, 서경, 초사를 돌아서 주역과 논어 그리고 맹자와 노자, 장자를 거쳐 묵자와 순자 그리고 법가의 천하 통일까지 함께 하다 보면 공부해야 할 책들의 리스트가 훌쩍 늘어난다는 함정 또한 존재한다.
아마도 신영복 저자의 『강의』에 대한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서점을 방문하거나 인터넷 서점에 접속하게 되면… 큰 사고를 칠지도 모른다… 소위 말하는 사서삼경 풀버전이 책꽂이에 꽂힐 수도 있다는 것.
이 말은 무슨 말인가 하면~ 정신줄 놓지말고 신용카드 잘 챙기시라는 말씀~
고전에 대해서 쉽게 풀어쓰고,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눈을 뜨게 해주며, 지금의 현실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같이 조합하여 고전이 고전으로서만 홀로 독야청청하며 고독하게 서 있는 존재론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도 살아 숨 쉬며 미래를 만들어가는데 지금의 관계론 속에서 살아 숨 쉬는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는 말.
다산이 18년 동안 유배를 하면서 학문적, 사상적, 철학적 완성으로 많은 저술을 했듯이, 분단과 독재에 저항하면서 열정을 쏟았던 학생운동의 연장선상에서 감옥에 들어가게 되고 그것도 무기징역이라는 긴 세월을 앞에 놓고 앉아서 자신의 정신적 영역을 간추려보려는 지점에 동양고전이 위치하고 있었다고 그는 서론에서 말한다.
저자는 이 동양고전을 읽는 해법을 완전히 익히는데 감옥에서 1968년 이후 20년 20일이 걸렸고, 1988년 출소 이후 여러 차례 강의를 하기도 했지만 책으로 엮는데 다시 16년이 걸렸다.
덕분에 동양 고전을 解 하는데 이보다 더 묵고 숙성된 작품은 없을 듯하다.
앞으로 누가 또 한반도의 통일과 민주화를 위해서 20년을 감옥에서 지낼 것이며, 동양 고전을 선택해 독파하고, 거기다 작금의 안타까운 현실이 더해진 현대의 관계론을 엮어서 책으로 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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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고전 강독 강의는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한다.
– 당대 사회의 당면 과제에 대한 문제의식이 고전 독법의 전 과정에 관철되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 우리의 고전 강독에서는 과거를 재조명하고 그것을 통하여 현재와 미래를 모색하는 것을 기본 관점으로 삼고자 합니다. 그래서 예시한 문안도 그런 문제의식에 따라 선정했다고 할 수 있다.
– 유럽 근대사의 구성 원리가 근본에 있어서 ‘존재론’存在論임에 비하여 동양의 사회 구성 원리는 ‘관계론’關係論이라는 것이 요지.
– 동양 사상은 과거의 사상이면서 동시에 미래의 사상.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를 전망하는 뛰어난 관점을 제시.
– 시경은 305편의 시. 그 절반이 넘는 양이 국풍, 국풍은 채시관이 거리에서 목탁을 두드리며 백성들의 노래를 수집한 약 3천여 년 전의 세계 최고의 주나라 이후의 전통으로 중국 사상과 문화의 모태로서 이를 통하여 공통 언어가 성립되고 나아가 중국의 문화적 통일에 기여, 국풍 이외에 궁중에서 연주된 105편의 의식 곳이 있으며 종묘의 제사 때 연주된 40편의 무용곡도 있다.
– 우리의 유명한 시들 중에는 시상의 핵심을 시경에서 끌어다 쓴 시들도 많다…. ㅠ.ㅠ
– 중국의 전통에 이러한 기록문화 덕분에 이집트 고대 문명을 지금 이해하기는 불가능하지만, 수천 년이 넘어선 지금에도 마치 며칠 전에 띄운 편지처럼 읽히고 있는 유일한 문명이다.
– 싸움에 지는 것을 패배라고 하고 그것을 敗北라고 쓴다. 북에 졌다는 이야기, 유일하게 남방이 북방을 물리친 정권이 바로 현대 중국 마오쩌둥. 닉슨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마오가 닉슨에게 건넨 선물이 ‘초사’
– 『주역』은 대단히 방대하고 난해함. 거기에 담겨있는 사상은 손때 묻은 오래된 그릇.
– 사람의 능력이 100이라면 70 정도의 능력을 요구하는 자리에 앉아야 적당하다.
– 『논어』는 공자 어록이지만 그 시대는 기원전 500년 춘추전국시대. 5천 년 중국 역사에서 꼭 중간으로, 중국 사상의 황금기인 소위 백화제방의 시대. 이 시대는 사회에 대한 근본적 담론이 가장 활발하게 개진되는 시점이자 ① 철기의 발명으로 농업혁명 시기, ② 사회 경제적 토대의 변화와 함께 구 사회질서가 붕괴되는 사회 변동기, ③ 제자백가의 백화제방의 시기. 주 왕실이 무너지면서 왕실 관학을 담당하던 관료들이 민간으로 분산되어 지식인 계층을 형성 등으로 인해 급격한 사회경제적 변동기에 부국강병이라는 국가적 정책 목표 아래 군사력, 경제력, 사회조직력에 이르기까지 국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모든 노력이 경쟁적으로 경주되는 시기에 패권 경쟁을 위한 정치 기구의 확충과 전문적 지식에 대한 요구가 커짐에 따라 정신노동의 상품화가 이루어지는 시기.
– 중국 역사에 있어서 최대의 이데올로기로 군림해온 사상이 바로 유가 사상이고 그 중심이 공자이고 『논어』
- 공자가 국가 경영에 있어서 신信을 가장 중요한 것으로 천명한 까닭은 물론 그 기능적 측면을 고려했다고 할 수 있음. 당시에는 국경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신뢰를 얻으면 백성들은 얼마든지 유입될 수 있었음. 그리고 백성이 곧 식食이고 병兵. 백성으로부터 경제도 나오고 백성으로부터 병력도 나오는 법.
- 과거에 비하면 오늘날의 우리 사회는 거짓말의 수명이 상당히 긴 사회.
- 현대는 속사람을 만나지 못하고 그저 거죽만을 스치면서 살아가는 삶이라 할 수 있다. 모든 사람들이 표면만을 상대하면 살아감, 자본주의 사회의 인간관계를 ‘당구공과 당구공의 만남’이라고 표현. 짧은 만남 그리고 한 점에서의 만남. 만남이라고 하기 어려운 만남. 부딪침.
- 흔히 『논어』가 갖는 최대의 매력은 그 속에 공자의 인간적 풍모가 풍부하게 담겨 있다는 점이라고 말하지만, 그 수많은 제자 중에서 공자만큼 인간적 이미지를 남기고 있는 사람은 없음. 그러나 유감스러운 것은 『논어』라는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공자의 이미지가 미화되었다는 것.
- 공자가 춘추시대 사람이라면 맹자는 전국시대 사람.
- 전국시대는 수많은 나라가 결국 전국칠웅으로 압축되고 드디어 진나라에 의해 천하가 통일되는 과정. 음모와 하극상이 다반사였으며 배신과 야합이 그치지 않은 난세의 전형. 군주는 사방에서 정치 이론에 통달한 학자를 초빙하여 국가 경영에 관한 고견을 듣는 것이 상례화되어 조정은 일종의 사교장. 맹자도 그중의 한 사람이지만 제자백가는 이러한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등장한 학자들의 총칭.
- 공자는 인仁이 맹자에 의해서 의義의 개념으로 계승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 의는 인의 사회화. 『논어』가 선어禪語와 같은 함축적인 글임에 비하여 『맹자』는 주장과 논리가 정연한 논설문. 서당에서는 『맹자』로써 문리를 틔운다고 함. 그만큼 한문의 문학적 모범이라 평가.
- "문구의 생략과 중복이 절묘하고, 흐름이 경쾌하고 민첩하며, 비유가 풍부하고,…. 어떠한 상대도 설복시킬 정도로 논리가 정연하다."라고 평가받아서 단 한 권의 고전을 선택하려고 하는 경우 단연 『맹자』가 천거된다고 할 수 있다.
- 제후가 (무도하여) 사직을 위태롭게 하면 그를 몰아내고 현군을 세운다. – 임금을 바꿀 수 있다는 맹자의 논리는 민民에 의한 혁명의 논리. 맹자의 민본사상의 핵심. 임금과 사직을 두는 목적이 백성들의 평안을 위해서라는 것.
- 중국 사상은 지배 담론인 유가 사상과 비판 담론인 노장사상이 두 개의 축을 이루고 있다. 동양 사상의 정체성은 『논어』보다는 오히려 『노자』에서 더 분명히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 "우물 안 개구리에게는 바다를 이야기할 수 없다. 한 곳에 매여 살기 때문이다. 메뚜기에게는 얼음을 이야기할 수 없다. 한 철에 매여 살기 때문이다." 이것은 『장자』 외편 「추수」에 나오는 이야기. 이 대목이 바로 ‘우물 안 개구리’의 출전.
- 묵자는 은나라 유민들의 나라인 송 출신으로 주 시대의 계급 사회로 복귀하는 것을 반대하고 우 시대의 공동체 사회를 지향하며 일생 동안 검은 옷을 입고 반전, 평화, 평등사상을 좋아하고 실천한 기층 민중 출신의 좌파 사상가로 평가.
- 법가는 춘추전국시대를 통일한 사상. 부국강병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가장 효과적으로 실현하고 최후의 6국을 통일. 『한비자』는 법가 사상을 집대성한 책.
- 주周 이래로 규제 방식에는 예禮와 형刑이라는 두 가지 방식. 공경대부와 같은 귀족들은 예로 다스리고, 서민들은 형으로 다스리는 방식. 법가는 주대의 이러한 예와 형의 구분을 없애지만, 법가의 법은 군주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
– 현재 우리 사회에는 범죄와 불법 행위라는 두 개의 범죄관이 있다. 절도, 강도 등은 범죄 행위로 규정되고, 선거사법, 경제사범, 조세 사범 등 상류층의 범죄는 불법행위로 규정하는 모순.
- 분서갱유는 통일 이후에 강력하게 추진되는 중앙집권적 개혁 과정에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사람들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차츰 봉건제 복원을 주장하기에 이름. 이러한 반동적 움직임에 대하여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사의 믿음. 그대로 방치하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이 일어난다는 것.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야만적인 처사라고 비판되고 있으나 『사기』에서 이서가 진언한 분서 관련 내용을 보면 책을 불사르되 첫째로 박사관博士官이 주관하는 서적은 제외, 그리고 의약醫藥, 점복占卜, 종수種樹 등 과학기술서적도 제외, 사관에게 명하여 진秦의 전적典籍이 아닌 것은 태우고, 민간에서 소유하고 있는 책을 거두어 태우게 해야 한다는 것. 정작 대규모의 분서는 항우가 함양궁을 불사를 때 일어났다는 견해도 있음. 당시에는 관부官府 소유의 서적이 서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
- 중요한 것은 분서의 규모가 아니라 분서의 이유. 이사의 견해는 다음과 같이 분서의 이유를 말함. 첫째 지금의 것은 배우지 않고 옛것만 배워 당세堂世를 비난하고 백성들을 미혹시킨다는 것. 군주에게 자신을 과시하고 나아가서는 백성들을 거느리고 비방하기 때문. 따라서 저잣거리에서 시서를 이야기하거나 옛것으로 지금을 비난하는 자를 모두 멸족시킬 것을 명함. 봉건제를 구하려는 구사회의 저항이 완고했음을 시사. 이사에게 있어서 분서갱유는 이러한 반혁명의 싹을 자르는 것.
- 분서갱유 중 갱유에는 다른 견해도 많음. 우선 땅에 묻힌 사람의 숫자가 450명이라는 것. 어사를 시켜 요괴한 말로 백성들을 미혹케 하는 자들을 조사하자 서로 고발하여 법령을 어긴 자가 460명. 이들에게 사형을 언도하고 함양에 생매장함으로써 천하에 알려 후세 사람들을 경계하였다고 됨. 반드시 유학자라는 근거는 없으며 분서갱유라는 표현도 한漢나라 유학자들에 의해서 처음 사용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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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동양고전에 대해서는 빈깡통에 가까운 지식이다 보니… 이리저리 처음 보는 내용들이 너무 많아서 더 가져오지는 못하겠다…. ㅠ.ㅠ
입문자를 위해서 쉽게 풀어쓴다고 했는데 몇몇 구절은 한, 두 번은 들어본 내용이기는 하나 대부분 원저가 어디서 왔는지 등은 이번 기회에 처음 알게 된 내용들이 대부분.
추가로 사서삼경 해설서를 사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왕창 밀려온다.
"일단 논어부터 좀 열어볼까?" 라고…
큰일이다… 밀린 책들도 제법인데….
이래서 배우면 배울수록 빈 공간이 넓다는 것 또한 같이 알게 되어 자신의 부족함에 부끄러워진다고 말을 하는가 보다….
배우고 또 익힐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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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 - 신영복 지음 / 돌베개] 동양고전을 전공하지 않은 비전공자에게 동양 고전의 유래와 내용 중의 핵심을 선정하여 고전 속에서 과거와 미래의 역사를 들추어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성공회대학에서 강의한 내용을 녹취하여 펴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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