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1960년대 : 도쿄대 전공투 운동의 나날과 근대 일본 과학기술사의 민낯

야마모토 요시타카 지음 | 임경화 옮김 | 2017년 6월 30일 출간 예정 | 145*205mm | 428쪽 | 20,000원 | ISBN 978-89-7199-817-5 (03910)

과학사가이자 대학원생 시절 초대 도쿄대 전공투 대표로 활동했던 야마모토 요시타카(1941년생)의 기억을 통해 1960년대 도쿄대를 주무대로 일본에서 벌어진 ‘권력의 과학 지식 포섭’ 과정을 그려 보인 회고록 형식의 에세이. 촉망받는 물리학도였던 그는 도쿄대에 입학하자마자 일본 전후 최대의 시민운동 미일안보투쟁에 참여하게 되고, 대학의 관치와 시장 종속에 반대하는 운동, 베트남 반전 운동 등에 가담하면서 도쿄대 전학공투회의(전공투) 의장이라는 상징이 되는 데 이른다. 이 거듭된 투쟁의 과정에서 저자는 대학이라는 지식 생산 장과 그 참여자가 사회에서 갖는 의미를 비판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패전 후 대미 종속과 함께 시작된 일본 민주주의의 형식화와 무원칙성, 전범 지배층의 온존과 경제성장 제일주의 아래에서 마치 전시 동원 체제 때처럼 동원되는 지식(특히 과학), 무기력하고 위선적인 지식인들의 모습(예컨대 전후 일본 지식인의 상징이었던 마루야마 마사오의 위선), 그 속에서 시대적 흐름을 거슬러 보고자 했으나 공고화하는 금-관-학 카르텔 속에서 끝내 무너진 저항운동 등이 그려진다.
저자는 60년대의 종결과 함께 대학을 떠나 입시학원 강사로 생계를 꾸리는 한편으로 독립 연구자의 길을 걸으며 근대의 기틀이 된 과학 기술의 성립 배경과 실체를 연구하기 시작해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연구 성과를 쌓아 왔다. 이 책은 그렇게 학생-투사-독립연구자라는 독특한 삶의 궤적을 밟아온 이가, 오늘날 일본에서 새로운 민주주의 요구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젊은 학생들에게 ‘오늘이 있게 한 과거’, 즉 강고한 카르텔로 민의를 무시하고 강행되는 원자력 발전 확대, 평화민주주의의 파괴, 대학의 붕괴(즉 시장이 요구하는 기술인력 공급 저수지로의 전락)라는 현실의 기원에 대해 들려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당시 진행되었던 사태들을 놀라운 기억력으로 생생하게 되살리고 있으며 60년대 당시부터 모아온 운동과 일본 사회 및 지식의 변천사에 관한 사료들이 풍부하게 제시된다. 또 60년대 당시 상황 속에서 저자가 작성했던 글(투쟁자보, 추도사, 소식지 등)들도 생생한 부록으로 실려 있다.

출간된 도서

10 + 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