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무림사건’의 주동자 중 한 명으로 감옥살이를 했고 2020년 재심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은 비평가 김명인이 “지난 45년여의 시간과 씨름해온 늙은 시민으로서의 경험과 생각들”을 전하는 ‘회성록’(回省錄) 『두 번의 계엄령 사이에서』를 출간하였다. 회고록이라는 장르를 급진적으로 해체‧재구성하는 이 책은 자전적 기록과 사회사적 기록을 결합하는 동시에 급진적인 자기 분석을 시도한다. 1977년부터 2024년에 이르는 시간 동안, 사적 경험과 공적 역사가 교차하고 상호 침투하는 과정을 세심하게 담아내 한국 현대사를 조망할 뿐만 아니라, 치밀한 자기 비평 작업을 통해 독자들에게 풍부한 영감을 주는 성찰적 삶의 태도와 비판적 글쓰기의 윤리를 열어젖힌다.
千년의 우리소설 시리즈의 15번째 책으로 『열녀춘향수절가』를 출간하였다. 이 책에는 완판 84장본 「열녀춘향수절가」와 경판 30장본 「춘향전」을 수록하였다. 춘향전의 이본은 140종이 넘는데, 그중에서 작품성이 높은 두 작품을 수록하였다. 두 버전의 춘향전을 읽으며 춘향 캐릭터의 차이를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독서 방법이다.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맹탐정 고민 상담소』로 한국 청소년문학에 ‘맹탐정’ 캐릭터를 등장시키며 ‘청소년이 꼭 읽어야 할 작가’로 자리매김한 이선주표 성장소설 『검지의 힘』이 출간되었다. 어느 날 갑자기 검지의 힘만 유독 강해지는 능력이 생긴 여고생과 주변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건 다른 이를 돕고자 하는 다정한 마음이라고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한국전쟁을 국가 차원의 거대 담론이 아닌, 마을이라는 작은 단위에서 벌어진 사건으로 재조명하여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갈등구조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통찰을 제공한 역작으로 평가받는 『마을로 간 한국전쟁』 수정증보판이 출간되었다. 초판 출간 이후 15년 만에 나온 수정증보판은 저자의 현장 답사와 구술 채록, 문헌자료를 통해 두 편의 마을 이야기(완도, 해남 소재)를 새로 추가했으며, 초판 내용을 수정 업데이트한 것이다. 저자는 한양대 사학과 박찬승 명예교수다.
이 책은 박영철 간행의 『연암집』 속에 별집의 형태로 수록된 『열하일기』를 저본으로 하고 아울러 국내외의 수많은 『열하일기』 이본과 대조 교감해서 하나의 교합본으로 완성한 것이다.
『열하일기』의 원래의 모습을 가능한 복원하고, 원본의 오류까지 찾아내어 바로잡았으니, 명실상부 『열하일기』 ‘정본'(定本)으로서 존재 의의를 갖는다 하겠다.
사회학자 윤여일이 지난 10년간 교토, 제주 등지에서 어떻게 연구를 하며 살았는지에 대해 쓴 자전적 기록으로, 연구자의 ‘공부의 연대기’이자 섬광 같은 ‘연구의 순간들’을 놓치지 않고 포착한, 공부와 삶을 궁리하는 지성적 에세이 『피뢰침과 스며듦―공부의 연대기, 연구의 순간들』이 2025년 5월 30일 출간되었다.
우리고전100선 26권으로 김인겸의 일본 통신사행기록인 『일동장유가』를 출간하였다. 『일동장유가』는 풍부한 내용과 치밀한 서술, 빼어난 장면 묘사가 돋보이는 한글 장편 가사로, 조선 후기 가사가 도달한 새로운 경지를 보여 준다. 한글로 쓴 작품답게 우리말의 묘미를 살린 표현이나 인물 사이에 이루어진 대화가 가감 없이 수록되어 있어, 당시 외교의 현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독자들은 더욱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불공정한 사회가 주는 스트레스가 노화를 촉진해 건강과 수명에 어떻게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불평등은 어떻게 몸을 갉아먹는가』가 2025년 3월 31일 출간되었다. 저자 알린 제로니머스는 평생 공공보건학자로 연구를 해오며 부정의한 사회가 개인의 건강을 서서히 무너뜨린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번역자 방진이가 옮기고, 김승섭ㆍ서보경ㆍ이현석이 추천사를 썼다.
『옛것에 혹하다: 인사동 터줏대감의 우리 고미술 이야기』(2025. 3. 20) 출간
인사동의 독보적 인물 김영복이 첫 번째 책을 펴냈다. 그가 만나 온 숱한 골동 중 자신만의 기준으로 엄선한 80개의 고미술 명작들과 함께 자신만의 독특한 관점으로 예술, 역사,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한국의 산꽃: 우리 산에 사는 꽃들의 모든 것』(2025. 2. 28) 출간
많은 연구자들과 애호가들이 기다려 온 한국 식물도감의 완성판, 『한국의 산꽃』이 마침내 출간됐다. 독보적인 들꽃도감 『한국의 들꽃』, 전문가가 가장 신뢰하는 나무도감 『한국의 나무』를 잇는 이번 노작(勞作) 역시 출간을 고대해 온 많은 이들의 기대에 확실하게 부응하는 알찬 기록과 자료가 가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