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호집 상, 하

이인상 지음, 박희병 옮김

18세기의 대표적인 문인이자 화가인 능호관(凌壺觀) 이인상(李麟祥, 1710~1760)의 문집 『능호집』(凌壺集)을 현대문으로 옮긴 책. 세속의 이욕(利慾)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고매한 기상을 간직했던 이인상의 인품, 그리고 이윤영․황경원․민우수․오찬 등의 벗들과 교유한 기록들이 그의 문집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능호관 이인상은 18세기 초기와 중기에 활동한 인물이다. 문인화가(文人畵家)로 이름이 높아 일찍부터 미술사 연구자들에게 주목받아 왔다. 일반인들은 이인상을 화가로만 알고 있지만, 이인상은 화가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시인이자 산문가이기도 하다. 그가 한국을 대표하는 특출한 문인화가가 될 수 있었던 것도 그가 ‘문인이면서 화가’였기 때문이다. 바로 이 점에서 그는 18세기의 저명한 화가들인 정선, 심사정, 김홍도와 구별된다. 정선, 심사정, 김홍도는 화가로는 이름이 높지만 문인은 아니었음으로써다. 이인상의 그림이 정선・심사정・김홍도와 달리 문기(文氣)가 가득한 것, 그리고 그림의 제화(題畵)가 다른 화가들의 제화와 달리 높은 운치를 보여주는 것도 이와 관련된다. 이인상에게서 문학과 예술은 ‘둘이면서 하나이고 하나이면서 둘’인 그런 관계를 이룬다. 즉 문자행위는 작화행위(作畵行爲)의 기반이 되고 있으며, 작화행위는 문자행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점에서 이인상의 문학적 성취에 대한 해명은 그 자체로도 독자적 과제가 되지만, 그림에 대한 심원한 이해를 위해서도 불가결하다. 그의 문학 세계에 심입深入하면 할수록 그의 예술 세계에 대한 이해도 깊어지게 된다. 이인상의 문학은 그의 예술 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통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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