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선비의 산수기행

유몽인, 최익현 외 지음

전송열, 허경진 엮고 옮김

 

방 안에 누워 보는 팔도의 명산 유람

“물을 보고 산을 보면서 여러분은 또 무엇을 얻었는가? 옛사람들은 사물 하나를 보더라도 거기에서 취한 바를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네. 오로지 탐구하고 토론하는 것만을 우선으로 하지 않았네. 시냇물이 콸콸 흐르며 밤낮으로 쉬지 않는 것은 누가 그렇게 시켜서 그런 것이겠는가. 가는 것은 가고 오는 것도 끊이지 않는 것은 천기(天機)의 운행이 참으로 이와 같기 때문이지. 만일 이것이 한순간이라도 멈추어 버린다면 그 맥이 끊어져서 시냇물이 말라 버릴 것이네. ……산이 그 푸른빛을 받아들여 천고토록 없어지지 아니하듯, 군자도 그 산의 모습을 보고서 명예와 절조를 갈고닦아 우뚝하게 홀로 선 자를 생각해야 하네. 궂은 것을 감추어 주는 산과 숲의 도량에서 가슴 넓힘을 배우고, 맑고 서늘한 기운에서 누추함과 더러움을 씻어 버림을 배우게 되지. 또 게으름과 타락에 떨어지고, 경박함과 조급함으로 발끈 성을 내며 자기 자신을 작게 여기고, 애걸복걸하며 자기 자신을 구차하게 여기지 않는 것, 이것이 바로 산과 물의 도움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일세.” _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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