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은 멈추지 않는다

차별을 부순 무적의 농구부 이야기

필립 후즈 지음 | 김충선 옮김 | 류은숙 해제

원제 Attucks!
원서 부제 Oscar Robertson and the Basketball Team That Awakened a City
발행일 2020년 3월 4일
ISBN 9788971999950 44940
면수 336쪽
판형 변형판 152x214, 소프트커버
가격 14,000원
분류 생각하는돌
수상∙선정 2018 커쿠스 리뷰 최고의 청소년 논픽션
2019 미국도서관협회 최우수 도서
2018 뉴욕 공립 도서관 최고의 청소년책
2020 학교도서관저널 추천도서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사서추천도서

한 줄 소개
스스로를 희생하고 타인을 존중하고,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존중하는 법을 배운 소년들의 이야기
주요 내용

소년은 멈추지 않는다_상세 이미지_최종

“올바름은 항상 이긴다.
두려움 없이 항상 올바른 일을 하라.”

『열다섯 살의 용기』 『소년은 침묵하지 않는다』에 이어
또다시 ‘용기’에 대해 이야기하는 필립 후즈의 역작

『소년은 멈추지 않는다』는 인종차별이 판치던 1950년대에 흑인 학교 최초로 ‘인디애나주 고등학교 농구 토너먼트 대회’에서 우승한 크리스퍼스 애틱스 고등학교 농구부의 위대한 도전을 그린 논픽션이다.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청소년들의 의미 있는 활약을 발굴해 온 필립 후즈의 신작으로, 로자 파크스보다 먼저 버스 내 인종 분리에 저항했던 소녀 클로뎃 콜빈의 이야기 『열다섯 살의 용기』, 침묵하는 어른들을 대신해 덴마크 최초의 레지스탕스 조직을 만들었던 소년들의 투쟁기 『소년은 침묵하지 않는다』에 이어, 또다시 ‘청소년의 참여’와 ‘용기’에 대해 말한다.
성공적인 스포츠 서사물이 흔히 그렇듯, 『소년은 멈추지 않는다』는 언더독에 불과했던 팀이 열악한 환경을 딛고, 갖은 난관과 모략을 넘어서, 끝내 정상에 오르는 과정을 따라간다. ‘북부의 남부’라 불리는 도시 인디애나폴리스. 제대로 된 공도 골대도 없이 흙바닥에서 농구에 열중하던 소년들이 이 책의 주인공이다. 소년들은 대부분 남부 출신으로, 600만 명의 흑인이 일자리와 더 나은 환경을 찾아 북부로 이주한 ‘흑인 대이동’ 시기에 부모 손에 이끌려 인디애나에 정착했다. 희망을 찾아 떠나왔지만, 가난과 차별도 따라왔다. 부모들은 허드렛일이나 남의 집 일을 하며 근근이 살림을 꾸렸고, 소년들은 배를 곯기 일쑤였다. 식당과 놀이공원은 ‘백인 전용’이라는 안내문을 내걸고 소년들을 돌려세웠다.
코트도 평등하지 않았다. 흑인 선수는 심한 압박을 받으면 좌절하기 마련이라는 편견이 만연해 있었고, 당시만 해도 농구 코트는 백인들의 독무대였다. 심지어 인디애나 사람들이 열광하던 ‘인디애나주 고등학교 농구 토너먼트 대회’는 오랫동안 흑인 학교를 끼워 주지도 않았다. 흑인 공동체가 십수 년간 지치지 않고 항의한 끝에 1941년에야 비로소 흑인 학교에도 참가 기회가 주어졌다. 애틱스 팀은 1942년부터 토너먼트 대회에 뛰어들었지만 번번이 1차전에서 탈락했다. 장벽은 여전히 높아 보였다.
『소년은 멈추지 않는다』는 무명의 애틱스 팀이 명코치 레이 크로와 함께 눈부시게 비상하는 몇 년간의 행보를 박진감 넘치게 서술한다. “크리스퍼스 애틱스 고등학교의 코치가 된다는 것은 선수들의 배 속에 음식을 넣어 주고, 선수들이 학교를 포기하지 않도록 지켜 주고, 그들의 성적을 관리한다는 것을 의미했다.”(본문 138~139쪽) 레이 크로는 “소년들을 모아서 농구팀을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농구팀을 통해서 소년들을 성장시키는 것이 내 일”이라고 믿는 사람이었다. 그는 언제나 소년들의 일상과 함께했고, 그 덕에 레이 크로를 코치가 아니라 아버지처럼 여기는 선수들도 많았다.
레이 크로가 취임한 지 불과 1년 만인 1951년에 애틱스 팀은 주 토너먼트 대회 4강에 오른다. 인디애나주의 주도(州都)이면서도 단 한 번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적이 없었던 인디애나폴리스는 열광한다. 애틱스 팀은 흑인들에게는 권투 선수 조 루이스에 버금가는 자긍심이었고, 백인들에게는 인종차별적인 편견을 누그러트리는 계기가 되었다. 궁극적으로는 애틱스 팀의 성취가 인종 통합에도 크게 기여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애틱스 팀은 언제나 손을 모으고 외쳤다. “10점은 심판들의 몫. 나머지가 우리 것.” 극심한 편파 파정과 모략과 시기 속에서도 애틱스 팀은 한 고비 한 고비를 넘어서, 1955년과 1956년 연속으로 ‘인디애나주 고등학교 농구 토너먼트 대회’ 챔피언에 오른다. 훗날 카림 압둘자바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로부터 ‘농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 NBA의 전설 오스카 로버트슨이 이 위업의 주역이었다.
이처럼 이 책은 위대한 승리의 기록이다. 애틱스 팀이 위기를 극복하면서 정상에 오르는 과정은 손에 땀을 쥐게 할 만큼 스릴 넘치고 통쾌하다. 그러나 하나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이야기가 개천에서 용 난 이야기로 흐르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저자 필립 후즈는 노력만 하면 어떤 시련이든 이기고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거나 우승이라는 결과 자체를 칭송하는 대신에, 소년들을 짓눌렀던 당대의 폭력적인 공기를 치밀하게 서술하고 그처럼 견고한 폭력 앞에서도 그들이 끝까지 믿고 따랐던 신념에 의미를 부여한다. 레이 크로 코치가 언제나 마음속에 새기고 소년들과 나누었던 메시지는 지금 우리에게도 절실하다. “올바름은 항상 이긴다.” “두려움 없이 항상 올바른 일을 하라.” “모든 사람을 존중하되 어느 누구 앞에서도 뒤로 물러서지 마라.”
애틱스 팀이 1951년 대회에서 최강팀 앤더슨 고등학교를 극적으로 물리치고 준결승 라운드에 진출한 뒤 《인디애나폴리스 타임스》에는 이런 기사가 실린다. “크리스퍼스 애틱스 고등학교의 이야기는 단순하다. 그것은 우수한 선수, 월등한 팀이 되고자 하는 개인의 계획과 열망에 관한 것이다. 또한 근면함과 인내력, 끈기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스스로를 희생하고 타인을 존중하고,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존중하는 법을 배운 소년들의 이야기다.”(본문 120쪽) 이 네 문장은 이 책을 설명하는 데도 그대로 들어맞는다. 『소년은 멈추지 않는다』는 차별과 폭력이 아무렇지도 않게 통용되던 시절에 굳은 의지로 세상을 뒤흔든 소년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에게 존중과 용기의 힘에 대해 말한다.
인종차별 문제는 언뜻 과거의 이야기, 우리와는 공간적으로도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과연 그럴까? 불과 한 달여 전 농구 선수 라건아는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인종차별 메시지로 인해 가족까지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고백했다. 지금 이 순간 우리 사회를 뒤흔드는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와 함께 창궐하는 중국 혐오와 음모론이다. 시선을 조금 돌리면, 열망했던 법대 입학을 포기해야 했던 트랜스젠더 여성과 변희수 하사가 눈에 들어온다. 다름에 대한 차별과 혐오와 공포가 역습한 오늘, 이 책은 우리에게 다시 한번 너와 나를 존중하는 일의 엄중함에 대해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그리고 행동을 촉구한다. “항상 올바른 일을 하라.”

“스스로를 희생하고 타인을 존중하고,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존중하는 법을 배운 소년들의 이야기다.”
이 책에서 제 맘에 가장 와닿은 구절입니다. 특히 ‘존중’이란 말이 그렇습니다. 무엇을 존중한다는 의미일까요? 실력, 승리, 명예, 성취 등에 대한 존중이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의 존엄성에 대한 존중을 말합니다.
인권은 모든 사람의 존엄성을 강조합니다. 여기서 존엄성이란 다른 누구와 비교해서 더 높다거나 더 잘났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비교 불가능하고 대체 불가능한 고유성을 가졌다는 뜻입니다. 이 우주가 생긴 이래 나와 같은 사람은 나뿐이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입니다. 그런데 나만 그런 고유한 존재가 아니라 이 세상 모두가 고유한 존재입니다. 모두가 존엄한 존재로서 서로를 대해야 하는 것이 ‘존중’입니다. 이 책의 농구부 선수들이 치르는 경기는 하나하나 존엄성에 대한 존중을 요구하고 실천하는 장이라는 점에서 스포츠 경기의 묘미를 넘는 맛을 보여 줍니다.
_류은숙, 인권연구소 ‘창’ 연구활동가

차례

머리말: 오스카의 주장 009
프롤로그: 플랩의 슛 017
1장 희망을 찾아 북부로 023
2장 후지어 히스테리아 053
3장 레이 크로: “네 가족 전부 만나 뵙고 싶구나.” 083
4장 신사가 될 것인가, 아니면 전사가 될 것인가? 103
5장 재즈 형식처럼 135
6장 10점은 심판들의 몫 157
7장 “나의 사람들 곁에” 173
8장 “애틱스는 우리 팀이었으니까요!” 201
9장 완벽 241
10장 유산 269
감사의 말 287
에필로그: 이후의 시간들 290
해제 297 / 옮긴이의 말 305 / 참고문헌 307 / 주석 316 / 찾아보기 328

지은이·옮긴이

필립 후즈 지음

인디애나 주 사우스벤드에서 태어났다. 예일 대학교 산림환경대학원을 졸업했고, 1977년부터 국제자연보호협회 활동가로 일하고 있다. 메인 주 포틀랜드에서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고 있으며, 특히 청소년의 사회참여, 절멸 위기 동물, 스포츠에 대한 논픽션으로 유명하다. 『열다섯 살의 용기』로 전미도서상과 뉴베리 아너상을, 『흰부리딱따구리를 찾아서』로 보스턴 글로브혼북 상을, 『안녕, 꼬마 개미』로 제인 애덤스 어린이 도서상을, 『우리 세상이기도 해요!』로 크리스토퍼 상을 받았다. 이 밖에 『우리도 거기 있었어요!』『처칠 클럽, 히틀러에 맞선 소년들』『그 옛날의 퍼펙트』 등을 썼다. 『문버드』는 워싱턴포스트, 커쿠스 리뷰, 혼북 팡파르 등이 뽑은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고, 페어런츠 초이스 금상과 로버트 F. 시버트 아너상을 받았다.

김충선 옮김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프랑스어와 정치학을,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유럽지역학을 공부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놀랍다! 명연설로 배우는 세계의 논술』(1~3권) 『나도 멋진 프로가 될 거야, 과학』 등이 있다.

류은숙 해제

1992년부터 지금까지 인권운동사랑방을 거쳐 인권연구소 ‘창’의 활동가로 일해 왔다. 지은 책으로 『사람을 옹호하라』 『인권을 외치다』 『심야인권식당』 『다른 게 틀린 건 아니잖아?』 『여자들은 다른 장소를 살아간다』 『아무튼, 피트니스』 등이 있다.

편집자 100자평
필립 후즈는 독자를 실망시키는 법이 없다. 언더독에 불과했던 흑인 고등학교 농구부가 열악한 환경을 딛고, 갖은 난관과 모략을 넘어서, 한 발 한 발 전진하는 줄거리는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스포츠 서사의 모범이라 할 만하다. 그런가 하면 이것은 인종 분리 시대에 백인들의 요구("흑인은 흑인끼리 공부하라")에 의해 개교한 흑인 고등학교 크리스퍼스 애틱스가 흑인 공동체의 구심점으로 우뚝 서고 인종 통합에 물꼬를 트는 이야기다. 아울러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하고도 흑인이라는 이유로 번번이 교사 임용에서 탈락한 뒤 청소부로 일해야 했던 레이 크로와, 제대로 된 공도 없이 흙바닥에서 뛰어야 했던 가난한 소년들이 서로 선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훌륭한 인간이자 코치로, 선수로 한 뼘씩 성장하는 이야기다. 레이 크로와 소년들이 몇 번이고 되새기는 메시지는 지금 우리에게도 절실하다. “올바름은 항상 이긴다.” “두려움 없이 항상 올바른 일을 하라.” “모든 사람을 존중하되 어느 누구 앞에서도 뒤로 물러서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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