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어 사전
원제 | Lessico famigliar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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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6년 4월 15일 |
ISBN | 9788971997185 03880 |
면수 | 316쪽 |
판형 | 변형판 145x200, 소프트커버 |
가격 | 13,800원 (전자책: 원) |
가족의 밀어(密語)로 빚은 파시즘 시대 이탈리아 어느 유대인 일가의 초상
이탈리아의 여성 작가 나탈리아 긴츠부르그의 소설 『가족어 사전』이 국내에 처음으로 번역 소개되었다. 이 소설은 1963년 이탈리아 최고 권위의 문학상 스트레가 상 수상작으로, 대중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둔 ‘현대의 고전’이다.
이 책은 실제 일어났던 사건들을 바탕으로 실존 인물들이 등장하는 자전적 이야기다. 하지만 작품은 소설 형식을 띠고 있으며, 작가 역시 이 이야기가 ‘소설’로서 읽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탈리아의 가족, 친지, 친구들이 모두 실명으로 등장하고, 이들에게 일어났던 일들은 이탈리아의 현대사와 조우한다. 『가족어 사전』은 작가 나탈리아 긴츠부르그가 유년과 젊은 시절을 회상하고 고백하는 자전 소설인 동시에, 1930년대에서 1950년대까지 격동의 역사 한가운데 있었던 작가와 가족, 친지, 지인들의 아픔과 고통에 대한 문학적 증언이다.
책의 원제 『Lessico famigliare』에서 ‘lessico’의 본래 의미는 ‘사전’인데, 이 책에서는 가족이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그들끼리만 통하는 말, 즉 ‘밀어’(密語)를 함축한다. 작가는 가족이 쓰는 사적인 밀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가족의 일상을 형상화한다. 레비 가족의 밀어는 오직 레비 가족만이 알 수 있다. 그 밀어가 ‘가족의 감정적 기반’을 이루고 가족의 정체성을 만든다. 그리하여 성인이 되어 각자의 삶을 살아가기 바쁜 형제들을 다시 5남매가 함께 살았던 시간으로 되돌려주는 것은 바로 그들이 반복하여 썼던 말들이다. 가족의 밀어를 통해 레비 가족의 이야기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개성이 되면서, 한편으로 이 세상 여느 가족의 이야기가 될 수 있는 보편성을 획득한다.
역사는 개별적 삶을 기록하지 않는다. 다만 문학만이 개인의 삶을 기억할 수 있다. 공식 역사가 공동체의 기억을 다루지만 그 누구의 인생도 담고 있지 않다면, 『가족어 사전』은 매일 반복되는 가족의 일상에 대한 기억을 통해 그 시대의 진실에 접근한다. 문제는 허구이냐 실제이냐가 아니라, 역사와 시대를 말하는 데 있어 어떤 방식이 더 진실하냐이다. 이 책은 나탈리아의 인생을 만든 사람들, 그 시간 속에서 사라져버린 고인들에게 바치는 헌사이자, 독립된 인간으로 성장하는 한 여성의 기나긴 자기 탐색의 여정이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고 과거가 되어버린 사람들의 손을 다시 잡을 수는 없지만, 작가의 기억과 글쓰기는 이를 붙잡고 놓지 않는다.
가계도와 주요 인물
서문
옮긴이 해제 —‘가족의 밀어’로 빚은 가족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