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바스티안 하프너 Sebastian Haffner
1907년 12월 27일, 독일 베를린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라이문트 프레첼(Raimund Pretzel)이다.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법원과 출판사에서 일하다가 나치의 폭정이 극으로 치닫던 1938년에 유대인 약혼자와 함께 영국으로 이민했다. 언어장벽과 가난, 나중에 부인이 되는 약혼자의 임신으로 이민 초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독일에 남아 있는 가족들의 피해를 우려해 필명 ‘제바스티안 하프너’로 저술 활동을 시작했다. 이 필명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이름과 모차르트 교향곡 35번의 곡명 「하프너」를 조합한 것이다. 훗날 하프너는 이 교향곡의 쾨헬 번호 ‘KV 385’를 자동차 번호로 쓰기도 했다.
1941년 하프너는 조지 오웰의 청탁으로 ‘서치라이트 북스’ 시리즈 중 한 권인 『독일 공습』(Offensive Against Germany)을 영어로 집필, 출간했다. 한편 명망 높은 언론인 데이비드 애스터의 후원하에 「옵서버」지에 기고하기 시작했으며, 이후 편집장 자리까지 올랐다. 1954년 편집장에서 물러나 독일로 돌아왔으며, 1961년 ‘베를린 장벽’이 세워질 때까지 줄곧 「옵서버」지 베를린 특파원으로 일했다. 쉰 살이 넘어서야 독일 언론을 위해 일하기 시작한 하프너는 1962년까지 「디 벨트」지에 글을 썼고, 이후 1975년까지는 「슈테른」지 칼럼니스트로 일했다. 베스트셀러 역사 교양서를 여러 권 발표했으며, 자유베를린방송(SFB)에서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1999년 1월 2일, 세상을 떠났다.
하프너는 독일 제국의 성립부터 1차 세계대전 발발, 바이마르 공화국의 실패, 히틀러의 부상과 몰락에 이르는 독일의 파란만장한 근현대사를 놀라운 통찰력과 신선하고 명료한 언어로 서술하는, 대중적으로 가장 성공한 역사 교양서 작가로 평가받는다. 대표작으로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1967), 『히틀러에 붙이는 주석』Anmerkungen zu Hitler(1978), 『비스마르크에서 히틀러까지』Von Bismarck zu Hitler(1987), 『어느 독일인 이야기』Geschichte eines Deutschen(2000)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