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읽는 북학의 – 박제가 지음 / 안대회 엮고 옮김 / 돌베개

글쓴이 조통 | 작성일 2016.8.29 | 목록
박제가 지음 | 안대회 옮김 | 안대회 엮음
발행일 2014년 10월 27일 | 면수 272쪽 | 판형 신국판 152x225mm | 가격 12,000원

쉽게 읽는 북학의 – 박제가 지음 / 안대회 엮고 옮김 / 돌베개

부제 : 조선의 개혁, 개방을 외친 북학 사상의 정수

『북학의』 는 완역본 원본을 언젠가는 한 번 봐야지… 하면서 미루다가 최근 인연이 된 『쉽게 읽는 북학의』

원본은 내편과 외편 그리고 진상본 3종으로 구성되는데, 이 책을 이해하기 쉽도록 글의 성격에 따라서 다시 분류 재구성하는 방법으로 편집했다.

그래서 옮긴이의 표시가 ‘안대회 엮고 옮김’이다.

다시 말해서 완역본 원본에서 중요한 글만을 엄선하여 순서를 좀 바꿔서 주제별로 재구성했다는 이야기.

물론 나는 개인적으로 꼭 봐야 하는 책이라면 완역본을 보는편을 훨씬 선호한다.

다른 책들의 완역본과 편집본을 비교해보면 물론 탈락된 글들에는 허황된 글들도 제법 있기도 하니…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말이 안 되는 몇몇 글들도 주의 깊게 볼 필요는 있기에…

하지만 딱딱하고 무거운 완역본으로 초심자가 직행하면 100% 벽에 부딪치고 넘어져서 입문이 불가능한 경우도 많이 있기 때문에 이런 『쉽게 읽는 북학의』를 통해서 관로를 뚫어주는 것 또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18세기 후반의 대표적인 조선의 실학자 박제가는 1750년에 태어나 1805년에 생을 마감했다. 그가 주도적으로 삶을 살았던 1778년(25세)에 청나라를 4번 돌아보고 와서 보고 듣고 한 내용과 그에 대한 술회를 포함하여 정조 2년에 책으로 낸 것.

정조 집권 이후 채제공의 확실한 지원하에 여러 실학자들은 날개를 달면서 명에서 청으로 정권이 교체된 동북아 지배체제하에서의 조선이 가야 할 길들을 찾고 있었던 시점.

25세의 피가 끓는 젊은이가 바라본 중국과 조선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진보적 지식인의 ‘조선의 가야 할 길’을 북학에서 찾은 것.

무너진 명과 이별하고 새로운 실세 청을 배워서 농업기술과 상공업 등을 권장하여 전체적인 조선의 부를 축적 부강한 백성과 나라를 시급히 만들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변하는 진보적 사상가이자 학자의 강한 의지를 볼 수 있고,

물론 당시 서얼 출신이면서 채제공의 휘호 아래 규장각 검서관으로 발탁되어 관직에 나가면서 다양한 책을 수입, 출판하면서 정조의 신임 하에 이용후생에 필요한 선진문물을 배우고 그 도구들을 국내에 도입하여 상업과 무역을 활성화하여 나라의 부를 키우자는 것이 그의 사상적 기본.

하지만 그의 매우 급진적인 논조와 태도로 기득권에 강한 도전을 지속한 그는 노론의 미움을 사서 2년 7개월의 귀양 끝에 56세의 나이로 세상과 이별했던 진보적 사상가이자 정치인이다.

‘조선 후기의 박제가와 같이 위기론에 따른 북학의와 같은 진보적 사상을 펼치는 시절에 비해서 지금 대한민국이 더 낳아진 게 뭐가 있는가?’라는 생각도 해본다….ㅠ.ㅠ

미국과 중국, 다시 도발하려는 일본과의 사이에 끼여서 다양한 생각과 실천을 거듭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금 한쪽으로만 치닫고 있는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미국은 금리를 올릴 것이라 알람을 계속 울리고 한국의 철강과 조선 그리고 중공업이 무너지고, 자동차와 전자는 중국의 위협을 받고 있다. 부동산으로 겨우 받쳐서 성장의 %를 유지하던 기이한 구조의 한국경제는 2018년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심하게 기우뚱 거릴 수도 있는 위태위태한 지금…

211년 전으로 돌아가서 채제공을 불러와서 대통령으로, 그의 실학자 군단을 행정부 관료로 발탁하여 어지러운 대한민국 2016년 지금의 미래를 대비하는 방법은 정녕 없는 것일까….

문제점과 사고만 뻥뻥 터지는데도 정답은 커녕 답안도 내지 못하는 지금, 모듯 것을 책임지는 미륵의 재림을 기다리는 길 밖에 없는걸까?

박제가의 『북학의』 가 세삼스럽지 않은 세상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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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학의』에서 다루는 것은 서민의 행복하고 윤택한 삶. 박제가는 이것을 이용후생利用厚生이라 표현. 물질적 풍요를 적극적 추구의 대상으로 전환한 것은 도덕 우위의 학문이 권위를 행사하던 학문 토양에 대해 반기를 든 것이다. 조선조 학문의 전통에서 『북학의』는 이단적이다.

– 풍속 가운데 본국에서 시행하여 일상생활을 편리하게 할 만한 것이 있으면 발견하는 대로 글로 기록했다. 아울러 그것을 시행하여 얻을 수 있는 이익과 시행하지 않아서 발생하는 폐단까지 덧붙여서 주장을 펼쳤다. 그러고는 『맹자』에 나오는 진량의 말을 가져다가 책의 이름을 북학의라 지었다.
<br />- 문명은 높은 수준에서 낮은 수준으로 내려가는 것이지 그 역은 성립하지 않는다.- 맹자.

– 저 놀고먹는 자들은 나라의 큰 좀벌레입니다. 첫 번째 조치를 논의할 것은 선비를 도태시키는 일입니다. 두 번째는 수레를 통행시키는 일입니다.

– 북학의 논리는 대략 다섯 가지 주제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째, 중국은 오랑캐라는 미망에서 깨어나 그들의 발달한 문화와 기술을 배워 부국강병을 이루자는 주장이다. 둘째, 문제는 경제와 통상에 있다는 주장이다. 셋째, 불합리한 제도와 풍속의 개혁을 촉구했다. 넷째, 세 편의 과거론을 통해 박제가는 과거제도의 부패와 문제점을 분석하여 교육 제도와 인재 선발 제도의 개혁안을 제시했다. 다섯째, 「중국어」와 통역을 통해서 외국의 선진 문물을 빠르게 받아들이기 위해서 중국어를 비롯한 외국어 교육의 필요성을 강하게 제기했다.

– 박제가의 북학론은 여러 가지 주제에 걸쳐 있다. 백성들이 잘 사는 부강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낡고 부패한 국가를 개조하는 기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주장을 애둘러 표현하거나 암시하지 않는다. 글은 직선적이고 도전적이다.

– 중국을 섬기고 이웃 일본과 사귀려고 사신 가는 신하들의 행렬이 길에 이어지나 다른 나라의 훌륭한 법을 하나라도 배워 오는 자가 아예 없다. 그러고도 저들을 비웃어 왜놈이니 되놈이니 떠든다. 천하 모든 나라의 사정이 우리와 똑같은 줄로만 알고 있다.

– 청렴에 대한 보상 제도, 즉 양렴養廉은 청나라의 제도로 관리에게 일상적 녹봉 외에 직무와 등급을 감안하여 따로 주는 은전銀錢을 말한다. 문관은 옹정 5년(1727)부터, 무관은 건륭 40년(1775)부터 시행했다. 관리들이 임의대로 거두던 부가세의 양을 정확하게 명시하여 징수하게 하고 청렴함을 입증한 관리에게는 매년 그만큼 보상해 주었으며, 불법으로 취득한 재산은 가차 없이 압류했다.

– 『예기』에서 "옛날에는 무덤에 봉분을 쌓지 않았다."라고 하였다. 땅 위에 사는 사람이 지하에서 일어난 현상을 모두 의심하기로 하면 천하에 완벽한 무덤이 어디에 있겠는가? 이래서 효자와 어진 사람의 마음으로도 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저 수장水葬, 화장火葬, 조장鳥葬, 현장懸葬을 행하는 나라에도 사람이 살고 있고, 군주와 신하가 있다. 따라서 수요壽夭, 궁달窮達, 흥망興亡, 빈부貧富는 천도天道의 자연스러운 질서이자 인간사에 없을 수 없는 일이다. 장지葬地를 가지고 따질 문제가 아니다.

– 지금 운명을 말하는 자는 천하의 모든 일을 운명을 기준으로 말하고, 관상을 말하는 자는 천하의 모든 일을 관상을 기준으로 말한다. 무당은 모든 것을 무당에 귀속시키고, 지관은 모든 것을 장지葬地에 귀속시킨다. 잡술雜術은 하나같이 그렇다. 사람은 한 사람인데 과연 어디에 속해야 할까? 그릇된 도道는 믿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이로 말미암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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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읽는 북학의 – 박제가 지음 / 안대회 엮고 옮김 / 돌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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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의 실학자 박제가는 청의 문명을 접하고 조선의 가난함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고 배우자는 내용을 직선적이고도 도전적인 글로 표현한 『북학의』를 썻고 그 책의 내용을 주제와 내용에 따라 4장으로 분류해서 재구성해서 쉽게 풀어 놓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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