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키스패너-프리모레비지음/김운찬옮김/돌베개

글쓴이 조통 | 작성일 2015.2.13 | 목록
발행일 2013년 10월 14일 | 면수 288쪽 | 판형 국판 148x210mm | 가격 13,000원

프리모레비 이 양반 책은 다 읽은 듯하다.

『멍키스패너』를 포함하여 『이것이 인간인가』,『휴전』, 『주기율표』를 보았고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 『지금이 아니면 언제』 정도만 읽으면 그의 저작 중 주요한 저작은 다 보는 듯…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작가로서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아 그가 살아남게 되는 과정에 대한 글부터 출발하여, 전쟁 이후 집으로 돌아오는 과정까지를 그린 책과 화학자이던 그의 일과 관련한 이야기들 등에 대한 다양한 글을 썼던 사람인데… ​

잘 이해가 가지 않게도(아우슈비츠에서 어렵게 살아 돌아왔음에도) 자살로 삶을 마감하는 저자라서 한 줄 한 줄 더 신경 써서 읽게 되는 그의 작품이기도 하다.

리베르티노 파우소네라는 조립공 주특기의 주인공을 등장시키고 그의 손에 들린 몽키스패너가 하는 일들에 대해서 여러 곳, 여러 현장, 여러 작업을 하면서 서로 이야기하듯 한 줄 한 줄 써 내려간 글이다.

일기를 쓰듯, 편지를 쓰듯, 회고록을 쓰듯… 하지만 저자인 프리모 레비가 직접 이야기하듯 편안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듯…

전업작가로서의 사실과 허구의 사이에 파우소네를 두고, 자신의 시각으로 그를 바라보는 스케치와 같은 그림 같은 글, 글 같은 그림을 마주 보는 느낌이 든다.

파우소네의 멍키스패너를 다루는 노동과 프리모 레비가 글을 쓰는 노동의 두 가지 색상이 교묘하게 겹치는 듯하다. 레비가 파우소네이고 파우소네가 레비인 것.

레비는 파우소네의 노동이 신성하고 도전적이고 가치가 있으며 즐겁듯이, 레비도 글쓰기가 그러하다고 웅변하는 듯(실제로 그의 전업작가로 데뷔한 최초의 글이라고 한다) 하다.

역자는 책 말미에 작품 해설과 역자 후기에 "글쓰기와 노동 둘 다 먹고살기 위한 수단이지만, 무엇보다 글쓰기는 먹고살기 위한 수단보다 글쓰기 행위 자체에서 얻는 의미나 즐거움을 목적으로 할 수 있다."라고 보지만…

내가 보기에는 레비는 파우소네의 멍키 스패너를 다루듯 펜을 갖고 즐겁게 일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런 그가, 아우슈비츠에서도 살아왔던 그가….

왜 자신의 의지로 삶과 펜을 접었을까….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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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키스패너-프리모레비지음/김운찬옮김/돌베개] 파우소네라는 스패너를 들고 일을 하는 주인공을 바라보면서 일기를 쓰듯, 이야기를 하듯 직업 작가로서는 처음 세상과 사람을 등장시켜 스케치하듯이 들여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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