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근대 이전까지의 소설들, 즉 우리에게 잘 알려진 소설들 중 가장 먼저 나온 소설인 열국지부터 라오찬 여행기까지 여러 소설과 당시의 중국 역사를(단순히 역사서의 내용만 풀이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알아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 소설의 탄생 배경인 역사적으로 처해진 상황과 그런 세상 속에 던져진 제작자의 출생 배경과 소설이 만들어지고 변형되고 멸렬하는 과정, 그 소설 속에 나타나는 시대적 상황과 주인공들의 언행은 실존하는 사실인지 아니면 지극히도 가공된 풍자인지 여부도 여러 선현들이 평가했었던 글들을 같이 언급하면서 진실인지 여부도 다룬다.
덕분에 중국의 근대 이전까지의 소설 속에 나타나는 역사 속의 왕조와 소설 속 주인공들이 어떻게 흥망성쇠를 반복하는지에 대해서도 동시적으로 알아본다.
"소설 속에는 한 사람의 삶뿐만 아니라 당대 사회의 여러 가지 모습들이 다양하게 묘사되어 있다."라고 책머리에서 일갈하면서 소설 작품은 당대의 사회 현실을 충실하게 묘사한 하나의 ‘기록"document이자, 이를 통해 그 시대를 관통하는 어떤 의미를 읽어 내는 ‘텍스트’text일 수도 있다고 보고 중국의 역사시대를 담아낸 대표적인 소설 작품들을 통해 그러한 의미를 하나씩 찾아가는 여행을 떠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열국지’, 초한지, 삼국지, 서유기, 수호전, 금병매, 라오찬 여행기 등을 열어본다.
소설 속의 단순한 줄거리를 알아보고 시대적 배경에 대해서 단순히 알아보는 책이 아니라 편찬된 시기의 중국의 왕조의 역사와 그 시대적 배경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지금에 우리에게 전하는지에 대한 시나리오를 들려준다.
하지만 책은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지금의 우리의 현실에 살짝 비틀어 빗댄다. 그러면서 중국 소설의 저자들이 그러했듯이 살짝 들어 오늘의 세상이라는 거울을 들이대며 독자에게 비춰주며 우리에게 묻는듯하다.
"지금은 그때에 비해 어때?"라고…..
예를 들자면~
은나라를 대신해 주나라가 중원의 지배자가 되기는 했지만, 발달하지 않은 교통과 통신 등의 이유로 통치 범위는 제한적, 중앙에서 직접 통치하는 대신에 왕실의 자제나 친척 또는 공신을 파견하거나, 중앙에서 이들을 파견할 수 없는 경우에는 해당 지역의 토호들에게 그 지역을 다스리게 했는데, 이를 ‘봉건’이라 불렀다. 봉건 제도는 현대의 미국과 같은 연방 체제로 볼 수 있는데, 연방정부가 국방이나 정치, 외교, 경제 등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미국의 경우보다는 훨씬 더 느슨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은 이상적인 기획, 시간이 흐르며 촌수가 멀어지고 친척의 의미도 희석, 관계는 소원해지면서 우리가 흔히 ‘춘추전국시대’라 부르는 것은 주나라가 북쪽 유목민족인 건륭에게 밀려나 수도를 낙양으로 옮긴 뒤 두드러지는데 이 사건의 이전을 서주, 이후를 ‘동주’라 하여 구분한다. 이 ‘동주’를 ‘춘추시대’와 ‘전국시대’ 둘로 나눈 것을 아울러 일컫는 말.
소설 ‘열국지’는 바로 여기서 말하는 ‘춘추전국시대’를 서술한 것으로, 그런 까닭에 정식 명칭을 ‘동주열국지’라 말한다.
솔직하게 이제껏 제대로 된 번역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보았다고 하더라도 대부분 만화로만 봐왔고, 어쩌다 본다고 해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작정하고 읽어보지 못한 나는 단행본 압축본으로 내 손에서 읽혔던 중국 소설들이 정말 새롭게 다가온다.(솔직히 내용은 하나도 기억 안 나고, 뜨문뜨문 딴 데서 거론될 때 겨우 하나 둘 정도 기억할 정도로… 얕은 지식….ㅠ.ㅠ)
전혀 어원을 모르고 단순하게 써왔던 우리 주위의 많은 단어들의 어원이 중국의 일상과 소설, 행정과 정치 속에서 사용되었던 단어들이라는 것을 많이 알게 되었다.
뭐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강력한 몇 가지를 가져오자면~ (그는 주로 중국어 이름과 지명을 중국말을 가져온다. )
주나라 말기에 백성들이 들고일어나 려왕은 난을 피해서 도망치고, 제후들은 ‘공화백’共和伯이라는 대신을 내새워 정사를 돌보게 합니다. 혹자는 공화백이 특정 인물이 아니라 제후들이 공동으로 관리하는 ‘공화’共和 행정을 가리킨다고 하는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더불어 화목하다’는 뜻을 가진 낱말은 근대 초기 서구의 문물을 받아들일 때 ‘리퍼블릭’republic 이라는 용어에 대한 번역어로 쓰여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식의 유래
중원이 북쪽 사막과 산지, 서쪽의 고원지대, 남쪽의 양쯔강 이남의 미개척지, 동쪽의 바다… 결국 고립된 중원이었다. 여기서 일어나는 흥망성쇠의 스토리…. 외부 세계와는 접촉이 어려운 상황에서 분열과 통일의 역사를 써가다가 진시황이 통일
장기는 바둑과 함께 동아시아 3국의 가장 유력한 오락, 초와 한으로 나뉜 강력한 라이벌전, 관례상 하수가 초를 잡고 선공을 한다. 이는 초와 한 두나라의 싸움에서 한이 최종 승리를 거두었기 때문. 항우와 유방의 싸움으로 알고 있는 ‘초한지’라는 소설의 제목은 정작 중국에는 없음. 곧 중국 소설 ‘서한연의’를 김기진이 ‘초한지’라는 제목으로 새롭게 펴낸 것.
초한지의 최후의 승자는 산을 뽑는 힘을 가진 샹위도, 천재적인 군사 전략가 한신도 아닌 표리부동하고 음험한 류방이다. 힘보다는 욕심이 더 목표에 가까이 간다.
천하가 분열되어 혼란에 빠졌을 때 중국의 문화는 화려한 꽃을 피운다는 사실
삼국지로 알려진 이 소설의 원래 이름은 ‘삼국지통속연의’임. 삼국지는 천서우라는 역사가가 집필한 삼국시대의 정사로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두지만 허구적인 내용이 가미된 삼국연의와 구별된다. 수만은 역사 연의 가운데 유독 삼국지가 인기가 있었던 것은 대결 구도가 초한지같이 단순하지도 열국지같이 복잡하지도 않은 삼각구도로 이루어졌기 때문.. 게다가 등장인물이 실존 인물이고 사건 역시 역사 속에서 실제로 일어났던 사실, 하지만 당연하게도 삼국지 내용이 모두 사실과 부합하는 것은 아님. 그래서 중국에서도 삼국지 내용 가운데 어느 것이 사실이고, 어느 것이 허구인지를 가려내고자 시도한 이들이 많았다. 곧 소설 삼국지는 천서우의 역사서 삼국지를 바탕으로 오랜 세월 동안 많은 사람들의 손에 의해 가공된 이야기가 어느 시기에 소설 작품으로 정착된 것.
문제는 삼국지의 번역이 직접 원본을 마주하고 번역한 것이 아니라 초창기 부실한 번역을 토대로 기술적 변형 및 교묘한 가필과 윤색을 가한 경우나 아예 번안된 일어판을 재해석한 역본이 많다는 것이 문제점. 덕분에 수십 년 동안 동일한 오류가 개선될 줄 모르고 답습되어 온 상황
중국과 서구 어디라 할 것 없이 사람들의 존중을 받았던 것은 시, 소설은 여자나 아이들이 즐겨 읽는 읽을거리로 폄하
우리가 흔히 중국의 대표적인 음서로 알고 있는 금병매의 시대적 배경은 송대로 설정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이와 같은 명나라 당대의 현실을 그려 낸 것. 따라서 금병매는 그저 남녀 간의 상열지사에 그치는 게 아니라 당대 사회를 세밀하게 그려 낸 거대한 벽화라 할 수 있다.
나는 이렇게 말하겠다. 금병매를 읽고 연민의 마음이 생기는 사람은 보살이고, 두려운 마음을 갖는 자는 군자이며, 즐기는 마음이 생기는 자는 소인이다. 그러나 이를 배워 모방하려는 마음을 갖는 자는 금수에 불과하다 – 『금병매』 「동오농주객의 서문」
이 책을 쓴 저자는 중간중간에 해설을 하면서 가끔씩 중국의 역사 속에서 우리가 가야 할 길에 대해서도 가끔씩 일갈하는데… 실날한 풍자 같기도 하고, 중국의 역사 속의 아이러니를 반면교사 삼아서 나아져야 하는 부분이라고 웅변하기도 하는데…..
‘나라의 이익과 백성의 행복’을 앞세우고 자신의 안위는 뒷전으로 놓았던 진정한 목민관을 찾아 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갖고 있는 뛰어난 지적 능력을 제대로 발휘해 ‘천하의 근심을 남보다 앞서 근심하고, 천하의 즐거움을 남들 다 눌린 뒤에 즐기는 지식인보다는 그 알량한 지식을 앞세워 ‘혹세무민’에 나서면서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자들이 항상 주류를 이루어 왔던 것이 인간의 역사였습니다.
곧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왔다…
정당 공천을 안 하겠다던 통령의 공약은 휴지통으로 가고… 아마도 정당을 간판에 달지 않으면 도저히 답이 없다는 결론을 어디서 샘해보고 왔으리라… 그러고 난 뒤에 대책이 없으니 공천 안 하고 망하나, 하고 망하나 같으니 일단 공천해서 한자리라도 얻자 머 이런 식인데… 중국의 역사 속에 흥망성쇠의 과정 중에 망과 쇠의 시점에 나타났던 도덕성의 상실의 시대를 살아간다….
수천 년 전의 중국의 왕조 보다 못한 ‘약속을 보는 시선’…. ‘강호의 의리’, ‘참된 목민관’을 바라는 것은 사치인가… 불가능한 것인가…
그를 뽑아준 백성과의 약속인 공약 대부분 대충 넘어가면서 무시하고… 마땅한 해명과 사과가 필요한 시점에 철면피 깔고… 이렇게 약속을 어겨가면서 욕 들어가면서 한 표, 한 석 더 건져서 한석 더 얻어야 하는 더러운 싸움판을 아무 생각 없이 아무 표현 없이 바라보는 사람들… 분노해야 할 시점에 분노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는 가정과 학교… 어찌 보면 예견된 무관심, 설계된 관심의 이별…..
그나저나 출발부터 참으로 지저분한 지방선거가 될듯한 선거가 코앞으로 왔다…. ‘나라의 이익과 백성의 행복’을 앞세우고 약속을 지키며, 자신의 안위를 뒷전으로 놓을 진정한 목민관은 진정 어디에도 없는 것인가…
중국의 어지러운 역사 속에 나타났던 영웅을 진정 언제쯤 우리 앞에 나타날 것인가…
아무도 안 나온다면…
내가 나서야 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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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로 읽는 중국사1-조관희지음/돌베개] 중국 역사의 흐름 속의 역사적 내용과 소설과의 연관관계를 찾으면서 그 속에 들어있는 세상의 흐름을 찾아본다. 저자의 출생과 저작 배경 그 소설 속에 녹아 있는 역사적 사실들 속에 우리의 지금도 생각하게 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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