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소는 어떻게 미술관이 되었는가 – 김정후지음/돌베개

글쓴이 조통 | 작성일 2015.2.13 | 목록
김정후 지음
발행일 2013년 11월 18일 | 면수 328쪽 | 가격 16,000원

부제가 『유럽 산업유산 재생 프로젝트 탐구』이듯이 유럽의 오래된 건물들이 어떻게 재가공되어 자기만의 멋진 히스토리를 가진 명소로 다시 태어나 스토리를 다시 써가고 있는 과정에 대해서 알아본 탐구 서적이다.

예전부터 내 머릿속에 맴도는 한가지 불변의 진리…

"경제와 문화는 동시에 발전해야 한다."라는 점을 굳건하게 믿었었다.

한국은 지난 4 – 50년간 한국은 경제 성장만이 지상 천명이자 전 국가적인 목표이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노동력을 제공하는 존재로서의 국민과 시민, 가장과 아내만 있었고….

가족 간의 따뜻한 저녁 자리는 당연히 포기해야 하는 사치였었고…

가장은 야근으로, 아이들은 대학을 가기 위한 야간 자율학습과 과외로 내몰렸다. ​돈벌이를 위한 회사와 노동력을 비축하고 생산하는 가정만 존재했던 시절이 있었다.

문화와 행복 추구권은 남의 나라 이야기였었고, 꿈이자 이상일뿐이었던 시절도 있었다.

그 핵심의 가운데에 물론 나도 대부분의 어린 시절을 그 중심서 있었던 것 또한 사실….

여하튼 경제는 발전해서 국민 소득과 국격은 상당한 위치까지 올라오기는 했으나, ​그런 과정에서 당연히 잃어버린 것들도 상당부문 존재한다. 인권, 참정권, 행복추구권, 언론, 집회, 출판, 결사의 자유… 등등을 담보로 혹은 대가로 잃어버리기도 했었다.

덕분에 한국은 빠르게, 급하게만 존재했었고, 우리의 옛 것들과 옛 방식은 뭉개고, 지우고 였으며, 우리의 소중한 역사와 히스토리는 잃어버린, 잊힌 추억이 되어버렸다…

50~60년대는 그렇다 치더라도 70~80년대는 너무 무관심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해본다.

역사와 히스토리는 지역사회의 경쟁력이 될 수도 있는 것들을 단순하게 계산한 경제 중심의 사고와 그냥 깨고 뭉개는 추진력으로 싸그리 뭉개버려 그 수준 높고 화려했던 우리의 전통문화가 단절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심지어는 최근에 지명까지 무슨 도로명으로 바꾼다고 난리다… 수천억을 쓰면서….. ㅠ.ㅠ

무형의 유산과 유물들을 애써 돈을 쓰면서 지우고 있다……

유형의 유물을 들자면 멀리 갈 것도 없이 가까이… 동대문 야구장이, 청계천이, 시청 신축청사가, 최근에 아현 고가가…. 사라졌다.

무조건 철거하고 새로운 것을 올리지 않으면 안되는 "재개발의 논리"를 행하지 않고 자신들의 소중한 유산들을 재생(리모델링)하여 히스토리와 역사의 값어치를 재생산하여 새로운 히스토리를 써가는 문화적 성장이 동반했기에 경제적+문화적 통합 성장이 가능할 수 있었던 힘. 그 동력이 아닐까?

최근 여러 지자체에서 해당 지자체의 문화적인 경쟁력과 테마를 육성하기 위해서 안간힘을 쓴다는 것(전혀 어울리지 않는 아이템을 억지로 붙들고 무모한 도전을 시도하는 경우도 많지만)이 그 단절된 히스토리 이으려 애를 쓴다는 것을 반증하는 듯하다.

아무튼 이 책에서 보는 유럽의 경우는 우리나라와는 조금 좀 달랐던 것 같다. ​

발전소가 박물관이 되고, 양조장이 예술가 마을로, 가스 저장고 안에 새로운 도시를 만들고, 감옥이 호텔로 변하기도 하고, 제빵 공장이 미술관으로, 도축장은 문화예술센터로 거듭난다. 이는 모두가 친환경, 지구보호, 환경보호 등을 겸하여 지난 유산을 유적으로 만들어 당시의 기억들을 고스란히 담아 후대에 전할 수 있도록 한다. ​ 이렇게 다시 태어난 이 공간들은 공간, 건물의 재생은 물론이고 기울어가는 도시에게 새로운 도시가 되도록 생명력을 불어 넣는 것 또한 이 책은 확인한다.

언젠가… 몇 년 전에 부소산성 낙화암 여행을 갔던 때가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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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암에서 내려다보는 금강(낙화암 주위를 백마강이라 부른다)의 정취가 일품이었는데… 그 갈대밭을 불도저와 포크레인으로 싹 밀어버리는 4대강(아닌감?) 제방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이런… 남들은 없던 이야기도 꾸며서 스토리 마을을 만드는 판인데… 몇천 년을 유유히 흐르던 낙화암, 백마강변을 왜 포크레인으로 직선화 공사를 한단 말인가… 눈물이 앞을 가렸던 기억이 난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큰 강 주위의 많은 예쁜 강선과 갈대가 흐느적거리는 갈대밭, 생태계 복원의 핵심인 늪들이 수천 년 동안 그곳에 있었는데 딱 한 사람의 오판으로 한방에 모두 사라졌다. 아마도 예전의 모습들이 다 이유가 있고 복원해야 한다는 결정이 곧 내려지겠지만… 되돌리는 데는 몇백 년이 걸릴지 알 수가 없다… ㅠ.ㅠ

그래서 "경제와 문화는 반드시 동시에 성장해야 한다."라는 명제는 절대불변의 진리라는 사실이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네 가지의 동시 성장을 바라는 것은 사치라는 것 또한 잘 아는 사실이다….. 인정할 것은 인정한다.

문화의 척도… 머지않아 그 나라와 커뮤니티의 척도가 될 날이 곧 오리라… 이미 왔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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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소는 어떻게 미술관이 되었는가 - 김정후지음/돌베개] 유럽의 오래된 건물들이 전문가, 시민이 함께 의논해서 공간과 시간 그리고 기억을 품은, 정체성이 있는, 살아 있는 친환경적 산업유산으로 다시 태어나는 과정과 결과를 알아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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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청 신청사 건축과 관련한 "말하는 건축 시티:홀"이라는 독립 영화 관람 행사에 참여하고 받은 책.

최근 서울은 시청 신청사, 동대문 야구장, 청계천(청계고가), 새빛 둥둥 섬을 잃고, 윤동주 문학관, 선유도 공원, 서대문 형무소 등을 지켰다. 낙원상가, 홍대 앞 철길, 쌈지길과 인사동 등등을 지켜야 한다.

몇 년 뒤면 바로 결정을 해야 하는 시점이 오겠지만…

"당인리 발전소를 어떻게 변신 시킬 것인가?"​라는 생각이 이 책을 보는 내내 들었다는…..

9 +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