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이지의 문화사 – 허균지음/돌베개

글쓴이 조통 | 작성일 2015.2.13 | 목록
허균 지음
발행일 2010년 1월 25일 | 면수 176쪽 | 가격 12,000원

대부분 사람들이 쉽게 이야기하고, 듣고 하면서도 그 원리에 대해서 알아보려 하지 않았던 십이지(十二支)에 대해서 알아본다.

해마다 신년이면 호랑이해니, 용의 해니… 백마 띠 해의 여자는 거칠어서 별로고, 황금 돼지 해의 아이는 부자가 된다는… 입에서 입으로, 글에서 글로 단순하게 이어져 오는 동아시아 전체를 휩쓸고 있는 띠의 문화에 대해서 그 유래와 지금에 이르는 길에 대해서 알아본다고 쉽게 이야기할 수도 있겠다.

십이지의 문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성되었고, 각 나라별로 어떻게 조금씩 바뀌어 어떤 의미로 새겨지고 어떤 유적으로 우리에게 전해지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는 그런 논문을 모아 책으로 엮은 책이다.(물론 십이지간을 의미하는 동물들도 각 나라마다 당연히~ 다르다)

논문을 모아서 책으로 엮었다는 이야기는 책의 내용들이 다소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다~ 적어도 내게는 그러했다….^^;;

십간(十干)과 십이지(十二支)는 고대인들의 천문학의 연구의 소산으로, 그 속에 하늘과 땅의 현상과 이치가 숨어있다고 한다.

자,축,인(子,丑,寅) 등의 글자는 보통의 한자와는 다르게 단순하게 쥐,소,호랑이 등을 뜻하기도 하지만 불어난다, 번식한다와 맨다, 묶는다라는 뜻과 윤택한다 이끌어 낸다는 뜻도 같이 가지고 있는 글자이다.

단순하게 문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주 순행에 따른 지상의 변화를 나타내는 일종의 문자 부호로 존재하고 있다. 십이지에 배속한 동물이 십이지 동물이고, 이를 조형화 한 것이 십이지 미술이다. 십이지 사상과 문화, 십이지 미술에는 고대인들의 우주관과 생사관, 종교적 열망, 사악한 것을 물리치고 복을 구하는 현세적 욕구가 다양하게 녹아들어 숨 쉬고 있다는 것이다.

십이지란 개념은 태곳적에 천황씨 성을 가진 12명의 반고씨를 계승하여 정치할 때 십간과 함께 십이지를 처음 제정했다고도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복희씨 등에 기원했다는 설도 전한다. 이렇듯 창시자의 존재는 모호하지만 분명한 것은 간지가 고대인들의 천문과학의 연구의 소산이라는 점과 은대 갑골문자에 간지표가 포함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은나라 때부터 간지가 보편적으로 쓰였다는 사실이다.(문자가 발명되기 전에도 언어로 전해지던 간지가 있었다)

자 – 음력 11월(동짓달) 불어나거나 늘어나는 것을 의미, 양기가 미세하게 태동하기 시작

축 – 음력 12월 맨다, 묶는다는 의미, 싹이 트려 하지만 하늘에 머물고 있음

인 – 음력 1월 양기가 강해지면서 지렁이가 꿈틀대고 만물이 살아나기 시작하는 달

해 – 음력 10월, 단단한 껍질로 싸여있는 씨를 의미. 즉 잠그고 갈무리하는 것.

우주란 시간과 공간의 융합체이다. 상하 사방을 우라고 하고, 과거로부터 오늘에 이르는 것을 주라고 한다. 공간의 세계가 우이고 시간의 세계가 주인 것이다. 십이지는 시간 개념과 공간 개념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므로 우주질서를 총체적으로 드러내는 상징 부호라 할 수 있다.

고대 동양인들의 천문과 지리 연구의 소산인 십이지에는 그 속에 우주 자연의 운행 원리가 담겨 있다. 우주 자연의 원리를 인간 생활에 적용하여 보다 더 행복한 삶을 영위하려는 천일합일사상에 바탕을 둔 십이지 사상은 일찍부터 중국으로부터 한반도에 전해져 우리 민족의 생활 문화에 큰 영향을 끼쳤고, 그와 병행하여 들어온 중국식 십이지 미술은 한국 십이지 미술 발전의 자양분이 되었다.

당초 중국에서 전래된 십이지 미술은 장례 문화와 관련된 것이었지만 그것이 한반도에(통일신라시대) 뿌리내리는 과정 속에서 새롭고 다양한 전개를 보였다.

한국의 십이지 미술은 지하의 명계로부터 지상의 능묘 호석, 불탑, 부도, 탑비, 번, 공예품, 생활용품 등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응용되었으며, 십이지 미술은 한마디로 불교, 도교, 유교 등 당대에 풍미한 종교 이념이 지향하는 바에 따라, 또는 수요 계층의 요구와 용처에 따라 그 기능을 달리하고 형태를 변화시켜 왔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결국 십이지 미술이 한국인의 우주관과 사생관, 종교관과 현세적 욕망을 내면화하는 수단을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 옛 유적들 속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십이지의 문화에 대해서 최소한도의 이해를 하고 바라보면 또 달라 보이는 십이지상이 아닐까 한다.

2014년은 갑오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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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이지의 문화사 – 허균지음/돌베개] 우리에게 친근한 십이지의 문화가 어떻게 생성되었고, 어떤 우주관, 생활관, 종교관 등이 담겨서 어떻게 우리에게 전해져 오는지에 대해서 알아보는 논문집을 책으로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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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이면… 책에게서 잠시 멀어지고 스키장으로 무작정 쏘다니는 취미 덕분에 살짝 멀어지는 계절이긴 한데… 어떤 때는 컨디션 난조(다리에 기운이 해가 갈수록 떨어져서….)나 뜻하지 않은 일정변경 등으로 예상 시간보다 일찍 내려오는 경우도 있고, 버스를 기다리며, 집으로 향하는 셔틀버스 안에서 무심히 스마트폰을 뒤적이거나 음악을 듣는 것보다는 낳을 듯하여 가벼운 책들을 한 귄씩 넣어서 다니는데… 가며, 오며, 잠시 쉬면서 편하게 하루 만에 읽은 책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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