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 프리모레비지음/이소영옮김/돌베개

글쓴이 조통 | 작성일 2015.2.13 | 목록
발행일 2010년 9월 13일 | 면수 368쪽 | 판형 국판 148x210mm | 가격 14,000원

프리모레비는 1944년부터 2년여간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생활하면서 겪은 일들을 글로 옮긴 "이것이 인간인가"의 저자이다. 이 수용소 생활을 끝내고 자신이 살던 곳 이탈리아 토리노로 돌아오는 긴여정(4월에 출발해서 10월에 도착하는)을 그린 책이다.

스물네 살의 청춘의 한가운데서 아우슈비츠로 끌려갔고 그와 함께 끌려간 650명 중에 단 세 명이 돌아가게 되는 기구한 운명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지옥과(달리 비유할 방법이 없어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인간의 존엄성이 무시되는 그 처참한 곳에서 20개월을 버텨낸 그가 고향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겪은 경험을 그대로 옮긴 처절한 글이다.

수용소 내부의 글이 [이것이 인간인가], 해방되어 고향집으로 가는 여정이 [휴전]되겠다.

그의 고향으로 가는 길은 17개의 스토리로 나누어 실었는데, 글을 시작하기 전에 한 편의 시로 출발하는 것이 이채롭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일명 ‘하룻밤에 읽는 세계사’ 정도의 책에 그저 단순한 역사의 한 줄 정도로 기록되는 1, 2차 대전, 독일의 침공, 나치, 아우슈비츠 수용소 또는 한국전쟁, 1.4후퇴 등등…

그 시절, 그 참혹한(어떤 전쟁도 인간적이고, 상식적인 전쟁은 없다. 승자만이 모든것을 가지는 올인 게임이기에) 전쟁을 겪는 사람들에게는 결코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게 다가오는 전쟁이라는 단어인 것을 우리는 쉽게 알지 못한다는 그것을 일깨워 주는 책이기도 하다…. 전쟁이란 단어를 제발 우습게 생각하지 말아달라는….

한국전쟁 또한 마찬가지였으리라…

그런데 요즘 한국 사회를 보면 과연 한국전쟁이 끝났는가? 하는 의문이 이 책을 보는 내내… 머릿속을 맴돈다.

"한국에서 전쟁이 지속되는 건가? 휴전을 한 건가? 종전을 한 건가?(정확하게는 정전협정을 맺은 상태이지만…)"라는 의문… 연간 몇십조의 예산을 허공에 날려야 하고, 젊은 청년들의 2년 이상의 청춘을 꼬박 소진해야 하는 우리나라는 아직도 전쟁 중인듯하다.

심지어 몇몇 정신 나간 국회의원과 국방부, 군 관계자들의 말들을 들으면 더욱더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과연 전쟁은 군인들만 하는 것일까…. 4천만 보통 시민들, 국민들은 어떤 댓가를 치러야 하는지를 알고 이야기를 하는지 물어보고 싶다, 정치인과 국회의원 그리고 무슨 회, 무슨 동지회 등의 모임에서 "전쟁도 불사한다고, 전쟁을 해서 이기자"라는 단어들을 쉽게 던지는 상황과 동조하는 사람들 또한… 그 무지함이 안타깝다… 전쟁이 얼마나 인간의 존엄성을 파괴하는지 알고나 하는 말들인지…..

아무튼 지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의 사고로 피해를 본 사람은 누구이며, 득을 본 사람은 또 누구인가… 전쟁으로 피해를 입는 선량한 국민들 전쟁으로 반사이익을 얻게 될 그 어떤 집단들…

대립과 반목의 모드에서 화합과 공존의 모드로의 전환만이 연간 35조가 넘어가는 국방예산을 복지와 공생으로 넘어가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부디 가능성이라도…) 서로 이야기 할 수 있는 그런 세상(통일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을 꿈꿔본다.

정치적, 사상적, 역사적, 경제적 사고의 탄력성… 너무 사치인가….

아무튼 전쟁의 끝자락에서 고향으로 향하는 일정 속에서 벌어지는 희노애락 애오욕 칠정의 처절한 이야기를 차분하게 그리고 있다.

————————————————–
[휴전 - 프리모레비지음/이소영옮김/돌베개] 저자가 아우슈비츠에서 살아남은 저자가 전쟁이 끝나고 수용소를 떠나 9개월여 만에 집에 이르는 동안 그가 겪은 귀환 여정을 찬찬히 돌아 보며 쓴 책
————————————————–

p.s

표지의 그림은 대부분 책을 다 읽고 나면 " 이런 그림을 선택했을까…."라는 의문이 풀린다.

인간 존엄성이 한 톨의 먼지보다도 가볍게 생각되고 능멸을 당한 저자가 고향집을 향해 걸어가는 지친 모습이다.

1 + 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