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경향신문]에 연재한 ‘변방을 찾아서’의 글들을 모은 것으로서 신영복 작가가 쓴 글이 있는 곳을 찾아가서 그 글씨와 관계한 이야기를 연재한 내용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총 8곳을 방문하여 그 글의 배경과 지나온 사연 그리고 현재와 미래에 대한 그의 생각들을 이야기 한 책이다.
8곳을 찾아가면서 글과 사연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내는데 글만 가지고는 의미가 없다고 주장한다. 즉 서예를 직업으로 하는 문화는 없었다.- 붓은 일상적인 필기도구, 글씨를 잘 쓰고 그 학문과 인품이 뛰어난 사람의 글을 사람들이 애장하여 서예가 예술성을 더해 갔다는 것. 그러한 경로 때문에 서예 작품은 항상 사람과 글씨가 아울러 평가되는 인문학적 경지라는 것. 이점이 인격과 무관하게 평가되는 서양 예술 작품과는 구별된다는 그의 지론이 있다.
변방은 감상적인 차원에서 낙후되고 소멸되어가는 주변이 아니라 새로운 가능성의 전위로 변방의 의미를 역전시키는 일이 과제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한 생각과 의지를 글로 쓰면서 8곳을 방문한다. 생각보다 많은 저자의 글이 있는 곳들 중의 선정된 8곳은, 해남 송지 초등학교 서정분교, 강릉 허균, 허난설헌 기념관, 박달재, 벽초 홍명희 문학비와 생가, 오대산 상원사, 전주 이세종열사추모비-김개남장군 추모비, 서울특별시 시장실의 [서울], 봉하마을 故 노무현 대통령 묘석이 그곳이다.
내가 저자의 글을 이 책을 통하지 않고 먼저 접한 곳은 오대산 상원사의 표석 글씨였었다. 회사 산악회 산행을 하면서 산행 시작 시점에 기념사진을 찍게 되는 필수 코스였는데… 그 글씨가 신영복 저자의 글이었던 것을 산행을 마치고 한 두어 해를 넘긴 시점에 [경향신문]의 기사를 보고 알게 되었다.
당시에는 "나도 참 산에 헛다녔구나…"라는 생각을 했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과 같이 아는 만큼만 보였던 것이다…문수전의 현판과 함께… 적지않게 반성을 하고 그 이후에는 산에 가면서 적지 않게 공부를 하고 산에 다니는 회사 산악회 회원들에게 가능하면 산과 관련된 많은 정보를 주려고 노력하는 산행이 되게 되었다.
책은 글과 배경만을 쫓아가지는 않는다. 저자의 사상과 함께 하는데… 예를 들면~
주류 이데올로기도 그렇지만 우리는 사회적 약자가 최소한의 삶을 지키기 위해서 선택하지 않을 수 없는 대응 방식에 관해서도 무심하지 않아야 한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기 때문에 결코 약하게 보여서는 안 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회적 약자는 문신을 하거나 성깔 있는 눈빛을 만든다. 위악(僞惡)을 연출한다. 생각하면, 사회적 약자는 위악을 주 무기로 하고 반면에 사회적 강자는 위선(僞善)을 무기로 한다. 극적 대조를 보인다. 시위 현장의 소란과 법정(法庭)의 정숙이 그것이기도 하다.
이런 그의 사상을 따라 다시 앞으로 돌아가자면 저자의 생각을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글 자체가 아닌 사상과 의지가 담긴 학문과 인품 인격이 담긴 사람의 글이어야 비로소 가치를 가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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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방을 찾아서 - 신영복지음/돌베개] 저자가 쓴 글씨가 있는 8곳을 찾아가서 그 글씨와 관련된 과거, 현재, 미래 이야기와 저자의 생각을 담아낸 경향신문 연제 기사를 모아서 펴낸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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