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자연이다 – 장영란ㆍ김광화지음/돌베개

글쓴이 조통 | 작성일 2015.2.13 | 목록
발행일 2006년 4월 24일 | 면수 298쪽 | 판형 국판 148x210mm | 가격 9,800원

아이들은 자연이다 – 장영란ㆍ김광화지음/돌베개

추석맞이 3종 세트로 선택해서 읽은 책이다. 명절날 음식 하고 준비하고 시간 날 때 훌쩍 커버려 나랑 놀아주지 않는 아이들, 서울에서 고향을 가지 않아서 남는 시간, 동생 네가 오기를 기다리며 아무 생각 없이 TV 볼 시간 대신 남는 시간대에 편안하게 읽을 책을 엄선했다.

명절이면 가끔 내게 책을 선물해주시는 분이 계신데 올해 그분이 책을 한 권 보내왔다. 명절에 편안하게 한번 돌아보라는 내용의 책들이 대부분인데 올해도 그런 내용의 책이 왔다.(고맙습니다^^) 그렇게 엄선한 3권의 조금은 가볍게 부담 없이 읽을 책이

•인생의 절반쯤 왔을 때 깨닫게 되는 것들-위즈덤하우스==> 이넘 사무실에 두고 퇴근했다…. ㅠ.ㅠ
•달팽이 안단테-돌베개,
•아이들은 자연이다-돌베개 되겠다

원제는 『귀농 부부 장영란ㆍ김광화의 아이와 함께 크는 교육 이야기 아이들은 자연이다 』이다.

보통의 다른 사람들에게는 없는 나에게는 있는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시골의 조그만 집이다.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나에게 물려주신 시골의 조그마한 집… 물론 전통 한옥도 아니고, 시골집도 아닌 그냥 벽돌조 슬라브즙 3칸

짜리 자그만 집과 잔디가 깔려진 마당… 거기에는 30여 년 이상 된 잣나무 한 그루, 근 20년 이상 공을 들이는 조경용 소나무 한 그루, 아이들과 친구들이 내려왔을 때 바비큐 파티 하라구 마당에 깔아놓은 잔디(물론 이 잔디 때문에 한 두 달에 한 번씩 고향에 가서 잡초도 뽑고, 2박 3일 쉬면서 책도 보기도 하고….)도 관리를 해야 하고… 가을에 간식용 및 관상용 석류, 감, 자두나무들도 관리 대상… 아버지가 살아계시고 어머니께서 힘이 좋으실 때에는 시골집의 관리는 아버지의 몫이셨다. 하지만 아버지가 편찮으시고부터는 내가 관리를 하고 있다.(물론 나는 본 적은 시골로 되어 있으나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라는 바람에 농사일을 잘 모른다.)

이 시골집은 나에게는 멀게만 느껴지는 시골집이었다. 시골의 불편함을 어릴 때 몸으로 느꼈다… 전반적으로 모든 생활이 춥고 덥다. 어린 나에게는 이 추위가 참 싫게 다가왔었다… 이렇게 나는 여느 도시 사람과는 다른 시골에, 고향에 대한 다양한 시각과 경험과 현실과 미래 좋고 나쁨을 동시에 갖고 있다.

그래서인가, 시골집의 생활과 관리의 주체가 조모님, 부모님일 시절에는 그저 시골과 고향, 어르신들이 살아계시고 문중의 어른들이 항상 지키고 계시는 고향으로만 생각을 했다. 찾아가야 하는 사명감과 의무…. 그러다가 고향집의 관리와 소유, 집안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나에게 넘어오게 되는 시점부터 묘한 시각과 사상의 변화가 나에게 일어났다.

춥고 덥고, 파리와 모기가 나와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 시골집에서 나의 집, 내가 20년 이상을 관리하는 소나무, 10년째 정성을 들여 관리하는 잔디가 아니라 아버지가 나에게 물려주셔서 잘 관리해야 하는 고향집으로 넘어와서 책임감으로 관리를 하다가 보니 구석구석에는 아버지가 준비하고 장만해 두신 여러 가지들(못을 찾았더니 종류별 못이…, 큰 나무를 자르려고 보았더니 전기톱에다 예비 톱날이…, 동향의 아침 햇살이 창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잣나무와 소나무가…, 그 이외에도 많은 낡은 집을 위한 준비물들이 곳곳에서 발견되었다.

당신께서는 이 집이 여러 많은 추억이 담긴 집이기 때문에 오래오래 튼튼하게 우리 가족과 함께 하기를 원하셨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집에 대한 나의 목적관이 달라지기 시작하면서 집과 집 주위 마을과 동네, 그리고 고향 거창군에 대한 시각까지도 좀 더 넓어지고 자주 집을 찾게 되었다. 연휴만 되면 보던 책 몇 권 배낭에 담고 와인 몇 병 챙기고(없으면 소주나 막걸리라도~) 그냥 주말에 훌쩍 버스에 몸을 싣고 아날로그 여행을 떠나 잡초를 뽑고, 집에 온기를 넣어주고~ 밀렸던 책 좀 보고, 이 생각 저 생각하다가 올라오곤 한다.(언젠간 이 운치 있는 우리 고을을 소개해야지 하고 생각을 하고 있다.)

너무 많은 나의 이야기를 했나? 다시 책으로 갈까나~

저자는 시골에서 태어나 자란 뒤 대학을 계기로 도시로 간다… 도시의 직장 생활, 결혼 생활을 하다가 1988년 겨울 딸 탱이를(정현), 1995년 여름에 아들 규현(상상이) 이를 둔다. 탱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던 1996년 문득 깨달은 바가 있어 다시 시골로 돌아간다.

왜 돌아갔을까… 하는 의문이 이 책을 보는 내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고,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했으리라…

책에는 이렇게 쓰고 있다.

아이들 하루가 편안해지니 부모도 좋다. 잘 먹고 잘 싸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그걸 알겠다. 사람이 자기 생명을 스스로 돌볼 수 있다면 다른 것도 다 잘할 수 있음을 아이들을 보면 느낀다.

우리는 아이 교육에 대한 거창한 철학을 가진 것도 아니고 아이를 직접 가르칠 만큼 지식을 두루 갖추고 있지도 않다. 다만 농사를 지으며 생명 본성에 대한 믿음이 커졌다고 할까. 모든 생명은 자기 삶을 충실하게 살고자 하는 본성이 있다.

1~3부에서는 그들 식구가 살아온 이야기, 4부에서는 그들의 두려움과 상처와 그의 치유에 대해, 5~7부에선 ‘자신을 찾아가는 길’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그들이 느낀 주요한 내용들 중에 나와 독자가 깊이 생각해야 할 몇 몇 대목을 올려보면 이 책에서 왜 그들이 돌아갔을까에 대한 대답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그들의 아픔, 그들만의 치유법, 그들만의 삶의 방향까지 나온다.

암탉도 고양이도 자기 힘으로 새끼를 낳아 기른다. 그런데 인류의 지혜가 쌓이고 쌓인 지금, 사람이 자기 힘으로 아기를 낳는 일이 왜 꿈만 같아졌을까?

삶을 돌아보아야 했다. 내가 꿈꾸던 삶과 희망. 살마답다는 게 뭔가? 적어도 돈이나 권력에 휘둘리는 삶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 사회는 ‘돈다운’세상이다. 돈이 없으면 살아갈 수가 없다. 그렇다고 돈만 많으면 사람다운 삶이 가능한가. 꼭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돈이 많든 적든, 돈 눈치를 보며 그 틈바구니에서 목숨을 보존해야 한다.

도시인들은 귀향을 꿈꾼다.. 황홀한(아니 황당한?)… 마당에는 잔디와 큰 개 한 두 마리, 옆에는 분수가 있는 연못, 넓은 누마루에 흔들의자 하나를 두고 파이프 담배, 통장에는 10억 원이 담겨있고, 차곡차곡 이자와 배당금이 쌓여서 돈 걱정 없이 노후를 즐기는…. 말도 안 되는… 꿈이다 꿈.. 도시에서 돈에 휘둘리면서 이룰 수 없는 몽유도원을 꿈꾸듯이 시골 생활(귀촌, 귀농, 귀향)마저 꿈꾸듯 내려가서 실패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던가….

왜 많은 사람들은 매주 로또를 사면서 돈에 대한 미련을 놓을 수 없는 것일까. 놓고 안 놓고를 떠나 노예로 살지 않을 수는 없는 것일까?(실제로 내 주위에는 나의 무대책… 노후를 위한 자금 마련, 주식 투자, 노후준비 등을 하지 않음을 심각하게 걱정해주는 사람도 많다. 대책 좀 세우라고 하지만 나는 내 주위의 사람들 보다 더 가진 것이 꽤 된다^^) 하지만 저자 가족은 시원하게 ‘이민 가는 기분’으로 시골로 내려갔다.

아이러니 하게도 시골에 내려가서 담임선생님께 맨 먼저 들은 말은 "너희들 부모님께 말씀드려 하루라도 빨리 도시로 나가라.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 했어"이다.ㅋㅋㅋ

시골과 귀농이라는 단어 앞에 가장 큰 걸림돌은 당연히 아이들의 학습과 사회성일 것이다. 그들은 학교도 없는 산골에 취학을 포기(거절)하면서 학습이 아는 배움을 실천하고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인간관계는 부모와 자식과의 가까운 관계에서 대화와 배움으로 모든 것을 출발시켜 찾아가고 소통하고 이루어 나가고, 부족한 학습능력과 사회성은 인터넷과 책과 학습지나 잡지 등을 통해서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거기다 주위 사람들(시골)과 소통하면서 풀어나갔다. 그냥 오지에 던져진 대책 없는 아이들로 만들지 않을 자신도 있었고, 대단한 노력들도 따랐다.(저자는 그저 몸과 마음 가는 데로 했다고 썼는데 내가 보기엔 대단한 노력과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책을 보면서 몇 가지 잊고 살았던 것들, 중요한 것들도 만났다.

초승달은 아침에 떠서 저녁에 진다. 그러니 해에 가려 보기 어렵다. 차오르는 반달(상현달)이 되면 한낮에 떠서 한밤중에 지니, 저녁에 서쪽 하늘에서 볼 수 있다. 이때부터 부풀어 오른다. 보름이 되면 해가 지고 난 조금 뒤 동산에 보름달이 떠서 새벽에 서산으로 진다. 보름을 지나 달뜨는 시간이 계속 늦어져, 기우는 반달이 되면 한밤중에 떠서 한낮에 진다. 달을 볼 수 있는 시간은 한참 잘 시간이라, 새벽에 오줌이라도 누러 일어나면 볼까, 보기 쉽지 않다.

근대 국가에서 학교란 국가가 아버지의 권리를 대신하는 제도다. 어릴 때 아버지가 꾸린 가정에서 자라던 아이를, 커가면서 국가가 바라는 아이로 바꾸는 제도가 학교다. 아버지는 양육권을 국가에 넘겨주고, 작아져버린다. 아이는 더 이상 아버지와 소통하기 보다 이 사회와 소통하려 한다. 그러기 위해 가정의 틀을 넘고, 아버지의 가르침을 벗어난다. 그런데 학교에 다니지 않고 집에서 부모와 함께 사는 아이들은 국가에 양육권을 의지하지 않는다. 학교가 무얼 해주기를 바라지 않고 스스로 찾아내고자 한다. 그럴 때 식구는 아주 중요한 존재로 다가온다. 스스로 서는 데 가장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으니까.

이렇게 그들만의 재미있는 리그. 가족 공동체의 적응과 아이들의 성장에 대해서 차분하게 일기 쓰듯이 써 내려간 부담 없이 읽기 딱 좋은 책이다. 이번 나의 명절맞이 선택 3선은 모두 성공적이었다고 본다.^^

"아이들은 자연이다가 아니라 우리 모든 인간의 삶은 자연 친화적이다, 자연으로 돌아가서 전문인으로 시계 부속품으로서의 한 개개인으로 기계처럼 돌아가면서 가족과 삶을 버릴 것이 아니라 전인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라고 외치고 있는 것 같다.

작게는 제목처럼 "아이들 위해서 목동으로 갈 것인가 강남으로 갈 것인가… 자연으로 돌아갈 것인가."

크게는 더 나아가 "나 자신을 위해서 돈의 노예가 되어 언제까지 휘둘릴 것인가… 자연으로 돌아갈 것인가."를 다시 한번 더 돌아보게 한다.

어린 자녀가 학교생활(세상?)에 적응을 잘 못하거나, 지하철 2호선을 타고 빙글 빙글 돌아가는 세상이 싫어지거나, 빙글빙글 아래 위로 좌우로 흔들리는 세상에서 벗어나 가족이라는 공동체를 새로 만들어 튼튼하게 뿌리내리는 새 삶을 찾아서 이민이라도 가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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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자연이다 - 장영란ㆍ김광화지음/돌베개]산골에 살면서 갈등하고, 고민하고, 해결하면서 배우며 부모와 아이들이 자연 속으로 들어가 새로운 삶의 방식, 학습이 아닌 배움의 방식을 찾아내어 성장해가는 그리고 살아가는 모습을 그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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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고향 시골 집으로 들어가는 마을 어귀의 사진이다. 송림이 울창하여 송림 건너에 마을이 있는지 없는지도 잘 구분이 안될 정도이며, 이 송림은 대낮에 지나가도 어둑어둑할 정도로 울창하다. "어른들은 자연이다" 라고 외치며 노후에 『나』 돌아가고 싶은 곳이다.

9 +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