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우리의 시각으로 재구성한 과학사
137억 년 전에 빅뱅으로 우주가 만들어지고 45억 년 전에 지구가 만들어졌으며 인간은 불과 350만 년 전에 인류가 탄생하여 지금에 이른다. 또한 우리는 겨우 400여 년 전에 뉴턴이 태양계를 발견했으며 불과 150년 전에 다윈이 지구에 인간이 왜 존재하는지를 겨우 알게 되었다는 사실들을 과학의 발명과 발견 이라는 한가지 관점에서만 알아보는 것이 아니라 세계사, 한국사 속에서 우리의 위치와 함께 고찰한 책.
불과 몇백 년 전만 해도 지구를 중심으로 태양이 돌고 있었으며, 사람은 신에 의한 창조물이었으니…
과학이 자연 현상을 충분하게 설명하지 못하는 시절에는 신권이 생사를 선택할 수 있는 절대 권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정치와 종교가 한 배를 타고 있었던 시절이 있었고, 총과 칼이 상대방보다 더 쌘 것을 갖고 있는 놈이 대장 노릇을 하던 냉전시대에는 총칼과 그를 쥐고 있는 군인의 숫자가 보안관 노릇을 하면서 한 쪽 진영의 대장 노릇을 했었고….
때론 사상과 이념 그리고 종교와 민족이라는 한 편의 편가르기로 상대가 무조건 항복 또는 전멸할 때까지 오로지 진격만 있던 시절도 있었다.
어떤 시대에 어떤 내용이 힘과 정당성을 갖는가는 그 시대의 핵심 권력을 소유하느냐 여부에 달린 것. 그 핵심권력이라는 것이 과학기술의 발전과 발을 맞추어 과학의 발전이라는 것이 바로 힘이 되어버린 시절이 있었다. 아니 지금이 바로 그 시절, 과학의 발달이 힘의 소유라는 등식의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럼 "이 힘의 방향과 소유자의 위치 즉 핵심 권력의 근원은 어디에서 생성되어 지금 어디로 흘러가서 어떻게 작용하고 있느냐?"를 알아야 하는데, 그 흐름을 제국주의적인 식민지에 활용되는 역사속 과정과 자본에 기대거나 심지어는 악의적 방법을 통해서 빼앗거나 특허를 도용하거나 소송을 해서 서로 다투는 등의 크고 작은 이야기를 다룬다.
과거에는 무기, 종교, 군사력이었으나 최근에는 이 힘의 원천이 경제력으로 돌아서면서 사상도 이념도, 정치도 국경도 쉽게 넘나드는 무소불위의 힘을 행사하는 분위기… 이 분위기는 원천기술, 특허권이라고도 불린다.
한편으로 이 책은 그 과학사를 우리의 시각으로 우리에게 어떻게 다가왔고 지금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 알아보는, 과학 책도 인문학 책도 그리고 사회과학 책도 아닌 과학사이다.
예를 들면 ‘왜 서양인들이 근대과학을 출현시켰을까?’ 와 ‘서양의 과학기술은 식민지인을 포함한 모든 인류에 이익을 주었는가?’, ‘인간은 누구이며 시간과 공간은 무엇인지?’에 대한 과학자들의 답을 듣기도 하면서, 인문학을 기반으로 한 철학과 역사를 같이 열어본다.
역사 속에서 과학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 인간이 살아가는 역학구조에 어떤 점이 도움이 되는지, 어떤 점이 악용되는지 와 우리가 알고 있던 단편적인 과학(과학사)적 지식이 얼마나 단편적이고 일방적인 주입자(심지어 교사들도 아무 생각 없이 교안 대로만 되뇌고 있는지 모른다)에 의해서 훈련되고 길러지는 건 아닌지 되묻게 되는 어찌 보면 좀 심각한(골이 띵 한) 내용들도 제법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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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릴레오는 우리가 보고 느끼고 만지는, 실재하는 자연을 어떻게 하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했던 것이다. 빛, 색깔, 온도, 바람, 비 등의 모든 현상을 ‘수학이라는 언어’로 상상했다. 서양의 수학과 실험은 자연세계를 설명하는 언어이자 도구이다. 자연에 대한 수학적 해석이 진리라는 뿌리 깊은 신념이 근대과학을 출현시켰다.
갈릴레오는 이탈리아의 토스카나의 궁정음악가인 아버지를 닮아 작은 키에 다혈질, 궁핍한 집안의 장남으로 돈 잘 버는 의사가 되려 했으나 유클리드와 아르키메데스에 빠져 수학 공부에만 몰두. 학위를 받지 않은 채 대학을 졸업. 파사 대학의 수학 교수가 되었으나 수학 교수는 철학교수에 비해서 터무니없는 연봉을 받으며 그마저 재계약에 실패하여 고향을 떠나게 됨. 정교한 망원경을 만들면서 인생 역전에 성공 태양의 흑점까지 발견하고 태양이 자전까지 하는 것을 발견
피사의 사탑 실험은 실제 행해지지 않았다고 함.
뉴턴은 ‘행성이 타원운동을 한다면 그 운동을 하게 하는 힘은 무엇인가?’라는 케플러의 문제에 답을 얻음. 뉴턴은 분열되어 있던 과학을 통합해 제대로 된 과학의 방법론을 제시했다. 한마디로 과학이 무엇인지를 보여준 것. 뉴턴 과학을 본받자는 움직임은 과학 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1543년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시발점으로 유럽의 봉건적 체제는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뉴턴 과학으로 근대과학이 완성된 뒤, 자신감을 얻은 유럽인들은 계몽사상을 통해 사회적 변혁을 요구했다. 마침내 영국의 명예혁명과 프랑스대혁명이 일어나 왕으로부터 정치권력을 쟁취하는데 성공했다. ‘부르주아’라는 새로운 계급이 지배 권력을 획득하고 입헌군주제와 공화제로 정치체제를 바꾸었다. 또한 경제적으로 부르주아가 생산수단을 소유하는 산업화와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나타났다. 이러한 변혁의 출발점에 근대과학이 있었다.
모든 혁명은 과학혁명에서 시작되었다.
파리 만국박람회에 처음 등장한 볼거리는 인간 동물원이라고 불렸던 식민지 원주민의 전시. 세네갈, 뉴칼레도니아, 프랑스령 서인도제도, 자바 섬 등지에서 400여 명이나 되는 원주민을 데려다 백인 관람객 앞에 전시했다. 인간 쇼를 방불케 하는 불편한 전시였지만 비인간적이라고 비판하는 관람객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인간의 진화 과정에서 맨 꼭대기를 차지한 백인종의 승리에 감격할 뿐이었다.
시카고 세계박람회는 미드웨이의 인종학적 전시에서도 사상 최대 규모의 인종학적 전시. 북극 지방의 이누이트족, 남극 근처의 파타고니아족, 남아프리카의 줄루족 등 세계 곳곳의 원주민들을 모아놓았고, 아메리카 원주민을 51개 부족이나 출현시켰다. 그리고 필리핀 전쟁(1898~1902)에서 승리한 것을 기념하여 필리핀 보호 거주지에 1,200여 명의 필리핀인을 전시했다. 이렇게 이들이 전시되기까지 미국에 의해 학살된 원주민의 수는 짐작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인간 되기가 유럽인의 교양을 습득하는 것이라면 세계의 유색인종 중에서 가장 먼저 인간이 된 종족인 일본은 서양이 자신을 봤던 제국주의의 시선으로 아시아 다른 나라들을 취급하기 시작했다. 1903년 오사카에서 열렸던 내국권업박람회에서 일본은 서양박람회의 대중오락시설과 인종학적 전시를 그대로 따라 함. 홋카이도의 아이누족, 타이완의 생번인, 숙번인, 류구인 등 전시된 열네 명 가운데 조선인 여자 두 명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에 대한제국 관료 세 명은 오사카 경무국에 항의 서한을 보내 전시를 철회하였으나 말레이, 자바, 인도, 터키인 등이 추가되어 전체 숫자는 스물여섯 명으로 늘어남.
다윈의 진화론이 난항을 겪은 것은 이론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인간이 진화했다는 것을 생각조차 하기 싫었기 떄문에 진화론의 발견이 늦었으며, 그 또한 죽은 이후에 진화론을 세상에 알리자는 선택을 함. 그러나 러셀 윌리스가 자신과 똑같은 진화론에 대한 논문을 준비하여 의견을 보내오자 사회적 반발이 두려워 머뭇거리던 사이에 라이엘은 후커와 논의한 끝에 윌리스와 다윈의 발견을 공동발표하는 것으로 타협점을 찾음. 윌리스는 불만을 품을 수도 있었으나 이후 만족한다는 서신을 보내 화해함. 이 둘의 관계는 과학사의 동시 발견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사례로 기록
1870년대에 이르러 발명가들은 새로운 백열등을 개발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백열등과 이에 관련된 전기 시스템은 전 세계적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백열등과 이에 관련된 전기 시스템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새로운 과학기술이었다. "전등에서 노다지를 캘 것"이라며 그 누구보다도 전등에 야심을 품었던 발명가가 바로 토머스 애디슨. 발명가이면서 사업적으로 소완이 뛰어났던 에디슨은 동물적 감각으로 연구소를 운영
무엇보다도 에디슨의 관심은 돈벌이가 될 상업적 성공, 남의 아이디어를 가져다 상품성 있는 발명품을 만들어내는 데 천부적 재능이 있었고, 그다지 앙심에 걸려 하지도 않았다. "산업과 상업에서는 누구나 남의 것을 훔치기 마련이다. 나 자신도 많은 것을 훔치면서 살아왔다. 하지만 난 어떻게 훔치면 좋은지 방법을 알고 있다."라고 뻔뻔하게 말하곤 했다.
백열등 개발은 전쟁터. 필라멘트가 관건인데 투자자들을 모아 돈을 만들어 종합 계획을 세워서 용의주도하게 문제를 풀어나감. 무려 4만 페이지의 노트에 가스등과 백열등의 수익 등을 비교하며 작업. 덕분에 전기 발전기와 송전선 소켓, 스위치 퓨즈 등을 자체적으로 발명하여 에디슨 제국을 만듦. 이런 에디슨 제국의 회사들은 에디슨 제너럴 일렉트릭으로 통합되어 이후 톰스 휴스턴사를 합병하여 ‘제너럴 일렉트릭’이라는 공룡 대기업이 출범
전기가 공급되는 과정에서 교류와 직류와의 전쟁에서 천제 발명가 니콜라 테슬라는 에디슨을 설득해서 교류발전기를 발명하려고 앴지만 에디슨은 테슬라의 아이디어를 이용할 생각뿐이었다. 위대한 사기꾼이었던 에디슨은 테슬라를 실컷 부려먹고 이에 대한 보상도 하지 않은 채 내쫓았다. 이후 테슬라는 교류, 에디슨은 직류에 올인. 교류의 위험성을 부각시켜 탈락시키려고 이미 이성을 잃은 비인간적인 에디슨은 전기의자 사형(교류전기)을 모의했으나 몇 번의 시도 끝에 1,500볼트의 전류에도 쉽게 죽지 않아서 처참하게 ‘구워져’ 죽음. 오히려 에디슨의 전기 사형에 반감만 증가. 덕분에 에디슨의 직류 시스템은 1893년 시카고 만국박람회를 웨스팅하우스사에 뺏기고, 나이아가라 폭포를 이용한 세계 최초의 거대한 수력발전소 프로젝트도 테슬라의 교류발전기가 따내면서 완승.
빛이 입자면서 동시에 파동, 빛이 공간에 퍼져있을 때는 파동처럼 움직이지만, 물질과 작용할 때는 입자처럼 행동한다는 극히 모순적인 주장을 했다. 상황에 따라 파동이 되었다가 입자가 되었다가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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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라는 발명 한가지를 놓고, 경성의 전차에서 출발하고 미국과 영국의 식민지에 대한 행태와 이를 전시하는 지극히 비인간적인 행태 그리고 그를 뒤따르는 일본의 제국주의적인 악행 등을 끌어오고 에디슨의 발명과 관련한 사기꾼적 행태와 추잡한 행위까지 끌어와서 고발하는(인문학적, 철학적 고찰) 내용이 흥미롭다.
덕분이 이광수와 박태원, 이상이 달리 보인다. 특히나 에디슨은… 보이는 그림 보다 숨은 그림이 100배는 더 안타깝게 한다.
자연현상을 과학적 해석 능력이 없었던 시절에는 종교가 힘이었다. 종교는 총칼을 등에 없고 전쟁을 일으켜 종교적 세력과 경제적 영역을 넓히던 시절을 지나 과학의 힘으로 총칼의 위력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 지구를 지배하다 자본주의적 화폐경제의 보급으로 돈이 많은 나라가 장땡인 시절이 왔다.
자본이 장땡인 지금 과학의 힘과 철학적 사고를 바탕으로 새로운 세계를 먼저 선점하는 세력이 주인이 되는 시점… 뉴턴에 멈춰있지 말고 아인슈타인으로의 진보로 나가야 한다.
세계적 진보와 진화에서 반걸음 뒤떨어져 급하게 뒤쫓고 있는 우리가 진화와 진보에서 뒤진 것은 누구의 책임인가? 누가 우리를 그들만의 리그에 뛰어들어 같이 발걸음을 같이 할 수 있게 할까…..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책이다.
덕분에 제목이 『뉴턴의 무정한 세계』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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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턴의 무정한 세계 - 정인경지음/돌베개] 주입식 과학으로 우리에게 어렵게 다가온 ‘과학’이라는 단어가 서양에서 어떻게 형성되어 세계사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쳐서 지금 우리에게 이르는지를 우리 역사 속에서 찾고, 과학의 중요성과 가치를 재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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