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거짓말, 가짜 뉴스, 혐오, ‘관종’, 반지성주의…

퓰리처상을 수상한 《뉴욕타임스》 독설 서평가

미치코 가쿠타니, 진실이 죽어가는 세계를 읽다

 

‘미치코 가쿠타니’라는 이름의 미국 서평가가 있습니다. 《뉴욕타임스》에서 일하며 자신의 원칙과 소신에 따라 작가들의 명성에 굴하지 않고 신랄한 직설도 마다않아 하나의 문화 아이콘이 된 존재입니다.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 <걸스>, <디 어페어> 등에 이름이 언급될 만큼 영어권에서는 가장 영향력 있는 서평가죠(오바마 대통령의 재임 마지막 인터뷰도 가쿠타니가 했습니다!).

그런 가쿠타니가 무려 30년 만에 출간한 두 번째 책이 바로 『진실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입니다. 진실이 공격받고 객관성이 매력을 잃은 시대, 트럼프의 거짓말과 허풍에 익숙해지고 이성과 과학이 후퇴하며 가짜 뉴스와 음모론이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시대, 반지성주의와 농담인 척하는 편견·혐오의 언어로 뒤덮인 세계를, ‘냉정한’ 서평가의 눈으로 읽어내는 정치·문화비평입니다. 일류 서평가다운 해박한 지식과 통찰이 돋보이는 책으로, 정치, 역사, 문학을 오가며 어떻게 탈진실이 우리의 환경이 되었는지, 우리가 어떻게 이런 언어에 도착하게 되었는지에 관해 간명하고 명쾌한 지도를 그려냅니다. ‘거짓과 혐오는 어떻게 일상이 되었나’ 하는 생각에 화가 나고 속이 뒤집히는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셔야 할 책입니다. 말미에는 한국사회에 대해 가장 날카로운 비평을 들려주는 여성학 연구자 정희진의 해제도 실려 있어요.

『진실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는 다음 주, 서점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

5 + 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