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데이비드 소로

헨리 데이비드 소로 평전 출간
로라 대소 월스 지음 | 김한영 옮김

인간이 천박하다면 아름다운 자연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헨리 데이비드 소로, <매사추세츠의 노예제>

소로는 자신의 삶 바깥에 존재하거나 마을의 경계 너머에 있는 것을 자연으로 이해하지 않았다. 자연은 그 자신과 사회를 아우르는 더 높은 진리였다. (…) 소로는 우리의 삶이 변하기를 바라는 사람, 적어도 우리에게 생활의 조건을 직면하게 하는 사람, 또는 삶의 조건을 바꾸지 않으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잘못을 저지르게 되는지를 일깨워주는 사람이다.

-8장 「자연의 아름다움, 인간의 천박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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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 어제 나는 여기 들어와 살기 시작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일기 중 이 말로 시작하는 지적인 부분은 그 자체만으로도 소로를 미국의 판테온에 올려놓는다. 고향인 콩코드의 변두리에 위치한 작은 숲에서 “뜻을 품고” 살고자 한 소로의 시도는 1854년 『월든』이 세상에 나온 후로 독립적인 사람들과 삶의 길을 찾는 사람들에게 시금석이 되어 왔다.

하지만 소로에게는 월든 호수에서 잠시 살며 시도한 실험보다 훨씬 더 많은 이야기가 있다. 이웃에 사는 랠프 월도 에머슨을 중심으로 모인 활기찬 지적 클럽의 일원으로서 소로는 박물학을 열렬히 연구하고, 손과 근육을 부려 노동하고 발명을 했으며, 급진적인 정치 행동을 실천하는 등 많은 자취를 남겼다. 여러 책이 소로의 성격과 업적을 다양하게 다뤘지만, 로라 대소 월스가 말하듯이 “소로는 어느 책 하나에 온전히 담길 수 없을 정도로 공상적이고, 장난기 넘치고, 다재다능하고, 다면적인 사람이었다”. 그가 태어난 지 200년이 지나고 완결적인 전기가 마지막으로 나온 지 두 세대가 지난 시점에, 월스는 소로의 심오하고 감동적인 복합성을 새롭게 보여 준다.

출간된 글과 미출간된 글을 모두 포함하는 방대한 소로 저작에 의존하여 월스는 기벽과 모순이 가득한, 생생하게 살아 숨 쉬는 소로를 그려 낸다. 이 평전에 따르면 소로는 형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넋이 나간 젊은이, 야심 찬 하버드 대학생, 『월든』의 말미에서 보여 주듯이 황홀경에 빠져 우주의 재생력을 찬양하는 몽상가다. 우리는 인간의 자유와 노동의 가치를 믿고서 비타협적으로 노예제 폐지를 주장한 사람, 자연 속에서 사회를 발견하고, 나아가 자신과 깊이 얽혀 있는 사회 속에서 그 자신의 본성을 발견한 고독한 산책자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소로는 환경 운동의 시대가 오기 오래전에 인간의 무분별함 속에서 미래 세대의 비극을 보았다.

“내가 찾는 소로는 그 어느 책에도 담겨 있지 않았고, 그것이 이 책을 쓴 이유다”라고 월스는 말한다. 그 결과,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콩코드의 거리를 활보한 이후로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소로, 우리뿐 아니라 모든 시대를 위한 소로가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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