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슐룸봄
위르겐 슐룸봄
1970년대 후반, 슐룸봄은 막스-플랑크 역사연구소의 동료인 페터 크리테(Peter Kriedte), 한스 메딕(Hans Medick)과 더불어 농촌지역에서 발생한 가내수공업이 산업화 과정에서 어떠한 의미를 지녔는지를 연구한 『산업화 이전의 산업화. 자본주의 형성기 시골에서의 상업적 상품 생산』(1977)을 발표하여, 서구 역사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이는 1970년대 이탈리아를 비롯한 몇몇 나라에서 연구되고 있던 미시사와 궤를 같이하는 작업으로서 산업화에 대한 기존의 이론과 전혀 다른 새로운 연구 결과를 제시해주는 것이었다. 이때를 전후하여 그는 20여 년 동안 독일 북부지방에 있는 벨름 교회공동체에 관하여 미시사적 연구를 계속하였다. 주로 사회·경제적 측면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된 그의 연구 결과는, 『평생의 이력, 가족, 그리고 농토. 1650∼1860년 원형자본주의 시기 오스나브뤼크에 속한 벨름 교회공동체의 자영농민과 소작농』(1994)으로 일단 마무리되었다. 벨름에 관한 연구가 끝나자 슐룸봄은 새로운 연구 방향을 제시하였다. 1990년대 중반부터 그는 출산의 역사를 비롯한 미시적 문화사 연구에 착수하였다. 그가 공동 편집자로 활약한 『출산 의례. 하나의 문화사』(1998), 『1750∼1900년간 문화적 실천으로서의 학문』(1999) 및 『태어나지 못한 아기들의 역사』(2002) 등이 슐룸봄의 학문적 변신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