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서’가 제 손에 들어오기까지의 이야기입니다.

글쓴이 알라딘의 독자 | 작성일 2004.1.13 | 목록
신영복 지음
발행일 2003년 12월 12일 | 면수 300쪽 | 판형 국판 148x210mm | 가격 45,000원

처음으로 리뷰 쓰신 님처럼 나도 이 책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엽서가 처음 너른마당이라는 출판사에서 나왔을때 내가 사는 지방까지는 내려오지 않았었나 보다. 몇 년이 지나 우연히 엽서라는 책이 있다는 걸 알고 이리저리 수소문 했으나 구할 수는 없었다. 심지어는 도서관에도 없었다. 서울 사는 친구한테 부탁도 해봤는데 헌책방에서도 구할수가 없다는 말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국립중앙도서관에 가게 되면 꼭 훔쳐서라도 내 것을 만든다고…으으으.. 신영복선생님의 훌륭한 글을 좋아하는 사람이 어쩌다 저런 소유욕에 불타게 되었는지 쯧쯧..

그러나 작년에 어떻게 운좋게 ‘엽서’의 복사본을 구하게 되었다. 너무 기뻐서 우편물을 경비실에서 받아 집까지 오는 동안 한참을 서서 이리 저리 훑어 보았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과는 확실히 다른 맛이 있다. 선생님의 깔끔한 필체와 흑백의 그림이지만 그 멋진 그림까지 보는 맛이 있으니. 그날 부터 나는 딸리는 한문탓에 사전까지 옆에 두고 엽서를 즐겼다. 선생님과 훨씬 가까워짐을 느끼며.

진작부터 돌베개에서 ‘엽서’가 다시 나온다는 말을 들었는데 소식이 없었다. 2003년은 넘길려나 했는데 한겨레에 광고가 나왔다. 근간이라고. 그날 부터 알라딘에서 목을 빼고 기다리는데 소식이 없다. 1주일을 기다리고 돌베개에 전화를 했다. 너무도 친절한 목소리로 인쇄가 늦어져서 그런다고 주말경에는 나올거라고 했는데 그 주에는 안나오고 그 다음주 주말에 드디어 드디어 나왔다. 나는 책값같은건 생각도 안하고(정말 하나도 아깝지 않다.) 주문을 하였다.

지금 <신영복의 엽서>는 내 옆에 있고 나는 이 책을 만지는 것만으로도 배가 부르다. 원본과 거의 다름이 없는 컬러인쇄로 눈이 즐겁다. 하지만 복사본 ‘엽서’를 보내주신 고마운 분의 마음을 알기에 복사본도 나에게는 소중하다. 처음 리뷰쓰신 분 표현대로 집안의 보물로 대대손손 전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10 + 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