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자의 개
곁에 있는 동물들과 함께 철학하기
원제 | The philosopher’s do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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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 2018년 1월 5일 |
ISBN | 9788971998403 03100 |
면수 | 292쪽 |
판형 | 변형판 140x210 |
가격 | 14,000원 |
분류 | 절판도서 |
다정한 개, 성질 나쁜 앵무새, 도발적인 길고양이…
그리고 이야기꾼 철학자가 전하는 생명과 삶에 관한 경이로운 질문들
우리가 곁에 있는 동물들과 맺는 일상적 관계로부터 자연과 생명의 경이로움을 이끌어내고, 인간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되묻는 놀라운 책. 호주의 철학자이자 에세이스트인 레이먼드 게이타가 쓴 이 책은 개, 고양이, 새 등 저자 주변의 동물들에 관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스토리텔링과 철학적 성찰을 뒤섞은 독특한 글쓰기를 선보인다. 저자의 자전적 체험이 녹아든 동물 이야기는 유쾌하고도 뭉클하며, 존 쿳시, 비트겐슈타인, 조지 오웰, 한나 아렌트 등 다양한 작가들의 사유를 넘나들며 동물과 인간의 우정, 동물의 고통, 삶과 죽음의 문제, 과학이 동물에 대해 말하는 방식, 동물을 사랑하는 것과 육식의 문제 등의 주제를 아우르는 질문과 대답들은 품격과 힘이 느껴진다.
■ 곁에 있는 동물들과 함께 철학하기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인구가 천만 명을 넘어서면서 반려동물이 문화계의 주인공으로 부상했다. 2017년 한 해 동안, 반려견 전문가가 강아지의 문제행동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부터 동물과 함께 행복해지는 법을 모색하는 <하하랜드>, 스타와 반려견의 동거 관찰 예능 <개밥 주는 남자>, 16년째 장수 프로그램인 <동물농장>에 이르기까지 반려동물 관련 방송 프로그램이 꾸준히 화제가 되었고, 인터넷에서도 ‘#멍스타그램’, ‘#냥스타그램’ 등의 해시태그가 인기를 끌었다. 이와 함께, 반려동물 관련 도서 출간 및 판매도 늘었다. 최근엔 반려동물을 잘 키우는 법을 소개하는 책에서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법에 대한 책으로 그 영역이 확장하고 있다. (게다가 2018년은 개의 해이기도 하다!)
이처럼 반려동물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호주의 철학자이자 에세이스트인 레이먼드 게이타가 쓴『철학자의 개: 곁에 있는 동물들과 함께 철학하기』는 동물과 함께 더 잘 살아가고자 하는 이들에게 풍부한 영감과 철학적 성찰을 제공한다. 이 책은 과학적 연구 대상으로서의 돌고래나 침팬지 같은 야생동물이 아니라, 반려동물 또는 우리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개, 고양이, 새와 같은 동물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동물의 생물학적 특성이나 습성이 아니라 우리가 동물과 맺는 일상적 ‘관계’로부터 철학적 논의를 이끌어낸다.
■ 철학과 스토리텔링을 결합해 철학하기
『철학자의 개』는 깊이 있는 철학적 성찰을 들려주지만, 일반적인 철학 글쓰기는 아니다. 이 책은 철학과 스토리텔링을 독특한 방식으로 결합한다. 자전적 에세이인 『로물루스, 나의 아버지』로 빅토리아 프리미어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레이먼드 게이타는 이 철학하기의 현장에 섬세한 문학적 색채를 부여하는 한편, 독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개인적 경험을 펼쳐놓는다. 시골의 황폐한 농가에서 아버지와 단둘이 살던 어린 게이타에게 따뜻함과 위안을 전해준 개 올로프에 얽힌 추억, 사고로 심하게 다쳐서 막대한 수술비와 병원비를 감당하다가 안락사까지 고려하게 한 개 집시와 그럼에도 그 비용을 벌겠다고 주말마다 시장에서 셔츠 장사를 하게 된 게이타 부부의 사연, 집시를 약 올리다가 집시의 포악한 공격에 부딪힌 길고양이 토스카의 운명 등 모든 이야기는 서정성과 유머를 뒤섞으며, 기쁨과 슬픔과 안타까움의 너른 감정들을 오간다.
하지만 이 책은 감상에 빠지지 않으며, 이야기를 철학의 장황한 예시로 만들거나 대중화된 철학을 꺼내놓지도 않는다. 이 책은 실제로 철학하기를 실천한다. 즉 우리가 동물들과 함께 지내는 일상적인 경험에서 떠올리곤 하는 경이로운 질문들을 던져놓는다. 매트 위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개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동물은 죽음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을까? 우리는 왜 어떤 동물에는 그토록 애착을 보이면서도 다른 동물에는 무관심하거나 심지어 그들을 먹을 수 있는 것일까? 그리고 자신이 경험한 동물들의 이야기로, 나아가 존 쿳시, 비트겐슈타인, 조지 오웰, 한나 아렌트, 시몬 베유 등 다양한 작가들의 사유를 넘나들며, 그에 대한 사려 깊은 대답을 들려준다. 게이타의 ‘철학’은 동물, 그리고 동물과 관계 맺는 우리에 관한 이해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 동물, 그리고 생명과 자연에 관해 철학하기
『철학자의 개』는 동물, 그리고 “생명이 있는 존재들”에 관한 책이다. 먼저, 이 책은 개, 고양이, 새처럼 친숙한 동물들로부터 다음과 같은 문제들을 탐색한다. 동물과 인간 사이의 우정, 동물이라는 존재의 신비, 동물의 의식과 감각의 존재 여부, 동물을 먹거나 죽이는 것 등의 문제를 파고드는데, 이 모든 것은 과학이 동물에 대해 흔히 말하는 방식과 거리가 있다. 가령, 저자는 동물의 의식에 관한 증거에 강요되는 기준들은 과학적이라기보다 차라리 과학주의적이라며, 과학주의는 “과학적 지식이 모든 지식의 원형이고 과학의 방법론은 모든 엄밀한 연구가 따라야 할 모델이 되어야 한다는 거의 미신에 가까운 믿음”이라고 비판한다. 물론 상당수의 동물 연구가 과학과 철학이 협력하는 가운데 이루어진다는 점을 인정하지만, 과학이 순진함에 빠지지 않으려면 철학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또한 개념적 문제의 일부는 과학과 철학뿐만 아니라 문학과 밀접한 관계를 맺을 때만 제대로 다루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그 사례로 제시되는 작품이 존 쿳시의 소설 『추락』이다. 이 소설에는 유기견 보호소에서 안락사당한 개들이 사체 처리 과정에서 모욕을 받지 않도록 애쓰는 남자가 나오는데, 이때 모욕의 개념은 인간을 넘어 죽은 개들까지 확장된다.
나아가, 이 책은 나비, 거미, 벌 같은 곤충, 그리고 풀과 나무, 산에 이르기까지 자연과 생명 전반의 문제를 제기한다. 자연의 숭고함뿐만 아니라 생명에 대한 연민, 상상의 힘, 세계에 대한 조건 없는 사랑을 드러내는 부분들은 몹시 아름답다. 이 책에 담긴 철학은 인간과 동물에 관해 숨겨진 사실을 새롭게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바로 우리 눈앞에 항상 있는 것들을 더 뚜렷하게 볼 수 있도록 한다. 곁에 있는 동물로부터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에 대해 관심을 확장시키며, 품격과 힘이 넘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 인간의 삶을 산다는 것에 관해 철학하기
『철학자의 개』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의미하는 바, 살아 있다는 것 또는 ‘삶’과 ‘생명’이 의미하는 바에 관해 우리에게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것은 인간과 동물의 관계, 그리고 죽음과 탄생의 문제를 경유해 이루어진다. 게이타에 따르면, “동물과 인간은 생명이 있는 존재로서 공통으로 지니고 있는 것과 구별되는 것 모두를 발견하게 된다.”
외로운 아이였던 게이타와 우정을 나눈 개 올로프의 장례식과 모든 생명체에 연민을 보내던 아버지의 장례식, 안락사를 생각하게 할 만큼 심각한 사고를 당한 개 집시와 역시 안락사를 고민하게 한 길고양이 토스카 사이의 싸움, 게이타와 함께 나이가 들어가는 개 집시의 모습, 사체 처리 과정을 거치는 유기견 보호소의 개들 등 이 책 곳곳에는 죽음의 그림자가 길게 드리워져 있다. 저자는 인간과 달리 동물은 죽음을 실제적으로 인지한다고 하더라도 필멸성에 대한 성찰적 앎은 가지고 있지 않다고 이야기한다. 인간은 의미를 필요로 하는 존재이며, 죽음을 이해하고자 하는 욕구는 인간의 삶을 산다는 것의 의미 그리고 삶의 의미에서 죽음이 말하는 바를 이해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그것이 인간과 동물을 가른다. 그럼에도 동물이 가지고 있는 완화된 개체성이 있고, 인간과 동물 모두 언젠가는 죽게 된다는 서글픈 인식을 공유하기 때문에 둘 사이의 유대 관계는 더 깊어진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대한 탐구는 모성을 둘러싼 본능-양육 논쟁에 관한 논의에서 두드러진다. 저자는 성과 사랑, 임신과 출생의 문제를 검토하며, 임신한 여자와 동물이 갖는 신체 및 행동의 표면적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행동이 의미에 대한 숙고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서 둘 사이에는 중대한 차이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처럼 이 책은 동물과 함께, 생명 일반 그리고 의미로 이루어진 인간의 세계를 탐색한다. 인간과 동물의 생명은 제각기 소중하지만 “인간의 생명과는 다른 식으로, 동물의 생명이나 식물, 나무, 시골, 황야도 소중”하며, 동물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인간을 살해하는 것과 동물을 죽이는 것이 같은 ‘의미’를 가질 수는 없다. 그래서 저자는 “인간과 다른 동물이라기보다는 인간과 동물”이라고 자연스럽게 말한다. 이렇게 해서 이 책은 인간과 동물이 공존하는 세계에서 인간이 동물과 함께 산다는 것, 나아가 인간으로서 살아간다는 것에 관해 독자들에게 폭넓고 깊이 있는 사유를 촉발해낸다.
서문
친구와 반려동물
아버지의 앵무새 / 나의 첫 동물 친구 / 바첵 아저씨의 순수함 / 우리 가족의 다정한 개 / 어떤 우정
개 한 마리 때문에?
셰퍼드 집시의 부상 / 고통보다 더한 병원비 / 금붕어를 위해 셔츠 장사를? / 길고양이 토스카의 운명 / 인간이 동물의 고통을 끝내줄 수 있을까
개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일
도덕성을 기대받는 개 / 개의 정신에 관한 내 확신이 의심받을 때 / 회의주의자의 질문 / 개의 감각을 의심하지 않는 비트겐슈타인의 방법
매트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는 개의 신비
주머니가 아플 수 없다고 어떻게 아는가 / 가정도, 추측도, 믿음도, 앎조차도 아닌 문제 / 동물의 신비로운 타자성
우리는 모두, 언젠가 죽는다
나이 든 개 집시 / 고양이는 죽을 때를 알고 어딘가로 떠난다 / 삶에서 죽음은 어떤 의미인가 / 우리는 개들의 전기를 쓰지 않는다 / 말이 통하는 사람 / 필멸의 존재
죽은 자들의 명예
올로프와 아버지, 두 번의 장례식 / 그는 사체의 명예를 지킨다 / 죽은 개를 모욕하는 것의 의미
감상성에 대하여
사실의 이해 / 원인으로서의 감상성, 실패의 형태로서의 감상성 / 교과서와 백과사전에 담길 수 없는 것
동물을 이해하는 몇 가지 방식
문학(이야기), 철학, 과학 / 동물 이해를 왜곡하는 행동과학? / 동물 연구를 위한 최적의 장소 / 과학과 철학의 바깥에서
연민, 상상력, 사랑의 능력
불쌍한 나비를 보았다 / 가엾은 생명 / 거미의 풍요로운 내면의 삶? / 상상의 힘 / 동정적 숙명론 / 신의 피조물 / 세계에 대한 조건 없는 사랑
자연 속에서
세계를 향한 모험 / 산에서 죽음을 대면할 용기 / 등산은 왜 스포츠가 될 수 없는가 / 자연에 대한 사랑은 항상 낭만적이지 않다 / 자연 없이도 멋진 삶
동물에게 잘못을 하다
내 손으로 생명을 죽였다 / 참회와 도덕적 후회 / ‘그들’에게 생명은 중요하지 않다는 말
인간도 동물이라는 진화론
본성-양육 논쟁 배후에 있는 것 / 진화론은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까 / 섬세한 차이를 견디지 못하는 사람들 / 진화론이 말해주지 못하는 것 / 신체의 의미와 친부 찾기 / 본질적으로 가볍지 않은 성 / 사랑이라는 예술과 생명이 있는 존재
동물을 먹는다는 것
동물의 권리라는 환상 / 도덕성 너머의 어떤 불가능성 / 아우슈비츠와 도살장 / 동물을 먹기 위해 죽이는 것의 의미
옮긴이의 말 동물과 함께 산다는 것
반려동물을 통해 본 철학…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 헤럴드경제
철학자는 왜 개를 사랑할까 / 머니투데이
인간과 반려동물, 그 관계속에 숨어있는 철학적 고민 / 국제신문
내 곁의 동물과 철학하기 / 한겨레21
명절에 잠깐 떨어진 댕댕이, 네 생각에 읽고 또 읽었지 /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