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로 간 한국전쟁 – 박찬승지음/돌베개

글쓴이 조통 | 작성일 2015.2.13 | 목록
박찬승 지음
발행일 2010년 6월 21일 | 면수 320쪽 | 판형 국판 148x210mm | 가격 17,000원

아직 사화산으로 완전히 식지 않은, 휴화산인지 활화산인지 구별이 안되는 한국전쟁…

1950년 당시의 마을 속에서 벌어진 한국전쟁에 대해서 좀 더 세밀하게 열어보는 책이다.

부제가 "한국전쟁기 마을에서 벌어진 작은 전쟁들"이듯 한국전쟁 동안에 벌어진 전쟁 속의 작은 전쟁을 미시적으로 하나씩 둘씩 캐 보는 연구서적이다.

전쟁은 전장에서 군인들끼리 전선을 놓고, 고지를 두고 밀고 밀리는 공방전만 하는 것이 아니다.

전쟁이란 것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사상, 이념, 종교 등의 대립과 반목, 심지어는 혈연까지도 갈라놓게 하는 것이 전쟁인 것이다. 덕분에 아놀드 토인비는 전쟁의 고통과 참상을 치유하고 잊는데 3세대 즉 100년이 걸린다고도 했다.

한국전쟁의 시기는 미처 정리되지 못한 한국의 계급구조가 급속하게 재편되는 시기이기도 했었다.

조선 말기의 신분제가 흔들리는 시점에 급작스럽게 퍽치기처럼 당한 것처럼 느껴지는(김기협 교수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있지만…) 일제 강점기… 그리고 갑작스러운 해방과 신탁통치, 토지의 재분배 과정에서 어느날 갑자기 뜻하지 않게 벌어진 한국전쟁…

남과 북은 사상과 이념으로 대립한 것으로부터 전쟁은 시작되었으나… 실질적인 마을 속의 전쟁들은 그렇게 단순한 논리로만 벌어지는 전쟁이 아니었고, 보다 더 복잡한 양상을 띠는 또 다른 전쟁이 그 속에 있었다고 보고 그 전쟁을 미시적으로 분석한 책이다. 이 책에서는 그 전쟁의 상처는 아직 치유되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남과 북의 통치 이해관계에서 출발한 대리 폭력행위(집권의 정당화와 세력화를 위해서 그 마을의 주민들에게 어느 한쪽을 강제하게 하고 그 반대 방향을 학살하게 하는…)를 통해서 충성도를 높이고 결속력, 지배력을 강화하게 하려는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었다고 한다.

물론 그 표면에는 사상과 이념, 계급과 신분, 소작 여부와 지주 여부, 일제 앞잡이 여부, 마름 여부…. 등등의 지극히도 당연하고 피상적인 사연의 탈을 쓰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다소 다양한 사연들을 품고 있는 마을속의 한국전쟁에 대해서 다룬다는 것.

아무튼 2013년이 기울고 있는 지금도 한국전쟁은 끝나지 않은 계속형(자신과 자신이 속한 집단의 이익을 위해서 전쟁의 위기가 필요한 사람들에 의해서)인 듯하다…

이미 망가진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인 것을 만천하가 다 알고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사회주의와 공산주의를 누가 따라간다고… 종북이라 비판하고, 자본주의 경제 또한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여 그 기능을 상실하기 직전에 와 있어 수정이 필요한데도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보수, 국수, 극우적으로 지키려 하고 있고… 국민들의 사회보장을 위해서 선진국들은 이미 의료비, 요양비, 교육 등등은 이미 복지국가라는 명명에 의해서 사회주의화 하고 있는데도…. 그런 사회적 통합을 위해서 움직이려 하지 않고 자기 것을 그저 움켜쥐려고만 하는 사람들도 있고…. 이미 자본주의 또한 수정에 수정을 거듭하여 누더기가 되었지 않은가….

이 사회의 대승적인 조율이 필요한 시점에 과거에 계급이 흔들리던 시절, 사상의 통합을 이루고자 시작되었던 전쟁에서 그런 큰 이데오적인 접근, 동북아의 정치적 배경등에 대해서 다루는 많은 전쟁사에서 벗어나 마을 속의 전쟁을 다룬다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이미 지구 상에는 극좌와 극우는 둘 다 망했다고 본다… 물론 북한 등 특수하게 고집을 피우면서 3대째 세습을 하면서 개혁, 개방의 길로 나서지 않고 버티는 폐쇄적인 국가도 있지만….. (이들도 곧 따뜻한 햇살을 지속적으로 비추면 곧 문을 열듯한데……)

초딩들도 다 아는 그런 폐쇄적인 나라를 누가 찬양한다고, 누가 고무한다고…

요즘 공중파와 신문들을 보면 짜증이 날 정도다, 매일 뉴스에서는 종북이고, 좌파고, 고무 찬양이고 자신의 반대 방향에 서는 모든 사람을 좌파 종북이라 명명하고 내란선동으로 몰아가니… 그저 안타까울 뿐….

좀 더 객관적이고 탄력적인 토론과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지긋지긋한 총칼 전쟁이 아닌 사상과 이념, 대립과 반목의 전쟁은 언제나 끝나려나… 누군가 성현이 나타나 양쪽을 다 끌어안을 수 있는 멋진 사람을, 정치인을 기대해본다.

아무튼 이 책은 마을 속에서 벌어지는 5가지 작은 한국전쟁을 미시적으로 살펴본다.

한국전쟁은 남북한 군인 사망자의 합이 약 44만 명, 민간인 사망자의 합이 약 65만 명으로 민간인 사망자가 군인 사망자보다 훨씬 많았다는 점이다. 물론 폭격과 군인들에 의한 서로를 향한 학살과 양민들끼리의 학살 또한 포함되어 있는 어마어마한 인명의 살상… 남과 북을 막론하고 한반도 곳곳에서 광적인 민간인 학살이 자행되었던 것이다.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무시무시한 숫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것이 두렵고 안타깝다는 생각이 이 책을 보는 내내 들었다.

전쟁 전과 전쟁 중 그리고 전쟁 이후 지속되었던 신분과 계급 간의 갈등, 친족-마을 간의 갈등, 종교와 이념 간의 갈등, 마을 지도자의 영향력 등등에 대해서 알아보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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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로 간 한국전쟁 - 박찬승지음/돌베개]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되는 20세기 최악의 비극인 한국전쟁 도중에 마을에서 일어났던 신분과 계급, 친족과 마을 간, 종교와 이념 간의 한국전쟁에 관해서 쓴 5편의 미시적 한국 전쟁사 논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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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크리스마스 전날 갑자기 충치 먹은 이빨이 아파서… 송탄에 있는 아는 병원에 가는 길에 서가에서 빼들고 간 책.

가는데 2시간, 예약 없이 가서 무작정 원장 방에서 기다리는 2시간, 발치 이후 지혈 확인하는데 1시간, 원장이 다른 환자 다 볼 때까지 기다리며 1시간, 최근 개봉한 『변호인』 영화 보러 가는 지하철 왕복 30분… 짜투리 시간을 잘 이용해서 하루 만에 독파.

구간과 리퍼브 도서가 나오기를 잘 참고 기다리면 이렇게 50% 이하의 가격에 만나는 경우도 종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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