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나무 – 김진석.김태영지음/돌베개

글쓴이 조통 | 작성일 2015.2.13 | 목록
발행일 2011년 12월 19일 | 면수 688쪽 | 판형 국판 148x210mm | 가격 40,000원

부제가 우리 땅에 사는 나무들의 모든 것이다.

부제와 같이 우리 땅에 사는 나무들을 담았다. 대표 사진에는 전체적인 나무를 보여주며(그 아래에 개략적인 촬영 장소 및 일자를 표기) 수록된 사진은 대표 사진, 꽃, 열매, 잎, 수피, 수형, 겨울눈, 종자 등의 8가지 주요 카테고리로 구성하여 계절의 순환 주기에 따라 나무가 변해가는 모습을 담았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할 시간인데… 그 긴 시간 동안 한 곳에 몸과 마음을 담아 책을 만들었다. 650여 종의 나무를 연인원의 일한 날짜로 역산하면 25년이라는 긴 세월이 걸린 셈이라고 책머리에 당당하게 말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모든 나무의 겨울눈, 꽃, 잎 등을 따로따로 다 시기에 맞게 찾아가 사진으로 담아 왔다. 이 책은 카메라와 노트북으로 만든 책이 아니라 발로 만든 책이다.

그리고 왜 사시나무 떨듯이 한다고 하는지, 오리나무는 십리나무가 아니고 왜 오리나무인지, 우리가 먹는 오디 술은 어떤 나무의 무엇으로 술을 담았는지, 벽오동 심은 뜻의 시도 한편 담겨 있고, 왕벚나무는 한국(제주도) 토종이란 것, 메타세콰이어가 아닌 메타세쿼이아인 이 나무는 중국 남서부 양쯔강 상류가 원산이라는 사실들을 알게 되었다…. (더 많은 것은 책을 사서 보시라~^*^)

우리 산에 다니면서 우리 나무와 꽃에 대해서 문외한이던 나는 숲 해설을 들어야 겨우 나무와 꽃을 알 정도로 무지하다… 83년부터 산에 다녔으니(물론 일 년에 몇 번 안가지만~^^) 30년을 다녀도… 이 정도니 보통 사람들이야 말해서 무엇하리… 그저 소나무와 밤나무 정도도 ㅋㅋㅋ

나는 이 책을 보고 소나무와 잣나무, 전나무를 헷갈려 하고, 둥글레 나무를 지나쳐온 뒤에 뽑아서 와도 둥글레인지 모르고… 겨우 밤나무와 잣나무를 밤이 열리고 잣이 매달려야 알아볼 수 있는 안타까운 나무 장님이었으니 그저 부끄러울 뿐이다,

물론 산꾼들 중에는 우리 나무, 꽃, 약초, 풀 등에 대해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는 분도 많다… 그래서 오늘 이 책을 두 권 샀다… 한 권은 선물하고 나도 한 권 들고 다니면서 산에 다닐 때 공부도 좀 하려고~

식물도감을 봐도(심지어 들고 현장에 나가도) 실제와는 전혀 딴판이고 사진 자체도 이해하기 힘든 것들도 많다. 전체를 보여주지 않고 일부 지엽적인 사지만 정밀하게 담는 경우가 많아서…

아주 오랜 예전에 찍은 사진들을 다시 옮겨다 쓰는 반복적인 출판의 되새김질에 제동을 걸어준 작가 두 명이다.

이전에 나무와 관련된 책은 [우리 나무 백가지 - 이유미지음/현암사]을 갖고 있었는데 이 [우리 나무 백가지]는 몇 장의 대표 사진과 꽃, 열매를 배치한 텍스트와 스토리 중심의 전개이고, [한국의 나무]는 제대로 된 그림, 현장 중심의 도감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들 두 권에서 우열을 가린 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 둘 다(출판사, 작가, 책 모두) 자기가 갈 길을 굵게, 정확하게 가고 있기에… txt와 jpg의 만남은 영원히 함께 갈 수 없는 사이니까~

적어도 나무에 대해서 조금의 궁금함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이 두 권의 책을 같이 권하고 싶다.

참고로 이 두 출판사 서로 친하고 나도 두 출판사의 책은 거의 다 완벽하다고 생각한다… 현암사 그림에 강하고(들꽃, 들풀 등등) 돌베개 인문과 텍스트에 강하다. 그런데 현암사가 텍스트 중심의 책을 내고, 돌베개가 사진 중심의 도감을 내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졌다.(요즘 돌베개는 만화책도 낸다~ 물론 위인전이지만^^*) 그래서 ‘두 책이 각 출판사가 달려왔던 방향과는 그 방향이 조금 다른데?’라는 생각이 든다.

두 권이 내 손에, 내 머릿속에 다 들어와야 비로소 나무를 말할 수 있다.

좀 다른 이야기 같지만 요즘 보고 있는 책에 나오는 글을 일부 옮겨 적어 참고하기 바란다… 이 책이 나온 사실과 저자의 움직임, 앞으로의 세상 등에 대해서 논해 놓은 것 같다… 기막힌 타이밍에 두 권을 만나게 되었다는 생각을 해서 올린다. 그냥 편하게 읽으시라~

이 책은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자본주의, 그 이후 - 박세길지음/돌베개] 딱 242페이지의 글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희한하게 이 페이지를 넘어갈 때를 즈음하여 이 책과 인연이 되어 잠시 옮겨 싣는다. [자본주의, 그 이후]는 현 자본주의 세상의 그 이후를 이끌어갈 세상에 대해서 조심스레 추정하는 책이다. 지금 부지런히 보고 있다.)

저자로서, 출판사로서 "생존할 수 있는 바탕이 되는 나만의 독특한 그 무엇인가를 갖추었다."라고 본다.

지금 우리는 차이의 시대를 살고 있다. 차이를 드러내지 못하며 도태되고, 사회적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도리어 차이를 드러내야 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따라서 다른 사람이 대체할 수 없는 나만의 색깔, 나만의 능력, 나만의 세계를 창조하고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가 되며 동시에 내가 생존할 수 있는 바탕이 되는 나만의 독특한 그 무엇을 갖추어야 하는 것이다.

지구 상의 70억 인구 중에서 나와 같은 지문을 가진 사람은 오직 나 하나뿐이듯이 자기만의 독특한 ‘온리 원'(only one)을 추구해야 한다. – 자본주의, 그 이후 242p 따옴

무엇을 하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신나게, 독창적으로 창조력을 발휘해야 이런 좋은 책들이 더 나오겠지….

창의력 창조력은 하룻밤의 꿈속에서 영감을 받아 다음날 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책이다.

↑ 대표사진과 겨울눈, 종자까지 가지런히 잘 정리가 되어있다. 양장본이다.
↗↗ 책을 홍보하는 브로셔가 [흔히 있지만, 잘은 모르는 우리 땅 우리 나무 22종 핸드북]으로 이 브로셔만 해도 훌륭한 책이 된다.^^

p.s

1. 10여 년의 세월이 담긴 책이지만. 책에 대해 고민도 많이 했겠지만 조금 아쉬운 점은… 내부 통계의 원형 그래프를 좀 더 디자인이 가미된 멋진 것을 사용했으면 한다. 10년 세월의 땀을 담았는데 조금 아쉽다.

2. 산에 다니며 나무를 모를 때 꺼내고 넣고 해야 하는데 양장본은 배낭이나 가방 또는 그 속의 내용물과 충돌 상대를 상하게 할 가능성도 있다. 옛 건축물을 보러 갈 때나 답사를 갈 때 배낭에 또는 가방에 넣어가는 동녘의 사전과 수첩은 사이즈도 작고(물론 페이지도 많지만~) 표지도 부드럽다. – 이 점은 다음에 산에 몇 번 다녀와서 다시 이 글을 그 결과를 다시 올릴 예정이다. – 핸드 캐리 하기엔 좀 부담스럽고 크다, [한국건축 답사수첩 - 동녘]처럼 축약본도 기대해본다.(물론 텍스트 중심과 사진 중심으로 책의 본질의 방향은 다르긴 하다)

3. 유비쿼터스, 앱, 전자책 시대이다. 산에 가서 나뭇잎과 꽃, 열매와 줄기, 전체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입력하면 한국의 나무를 찾아주는 앱 또는 전자책을 기대하면 너무 앞서가는 것일까? 다가오는 전자책 시대에 가장 먼저 앞장서서 달리는 종목이 사전이었고 연예인 닮은꼴 찾기 앱이었다. 그리고 지금 지도는 이미 대세가 되었고… 스마트폰으로 와인 라벨 검색하듯, QR 코드 검색하듯 꽃이나 나무를 검색하는 엔진을 만든다면…. 그럼 이쪽이 다음 세대 도록 부문 전자책의 전 세계의 선두가 되지 않을까?라는 행각을 해본다.(이미 나왔나?)

4. 5천 여장의 사진 중에 사람이 들어가 있는 사진이 딱 1장, 도시가 뒷 배경이 되는 사진이 딱 2장이 보인다. 사진 속 인물은 저자 아닐까… 조심스레 추정해본다.(아니면 말고 ^^*)

5. 책값의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4만 원 부담스럽기는 하다… 하지만, 한국에 없던 나무가 갑자기 새로 생길 이유도 없고(식물원 빼고) 우리 땅에 사는 나무들의 모든 것이 아주 소상하게 담긴 책, 퍼펙트한(영어 쓰는거 좋아하진 않지만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책, 평생 들고 다니면서 볼 수 있는 멋진 책이라면 아까운 금액이 절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6. [두 남자가 들려주는 나무 이야기 - 한국의 나무] 이벤트가 YES24 이벤트로 3/18까지 신청이다. 3/21 열린다.

(http://imdol79.blog.me/10132638347)

7. 글솜씨가 떨어져서… 본론에 버금가는 p.s가 된 듯하다…. 이놈의 저질 글솜씨….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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