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유록-조선 문인의 일본 견문록/신유한지음/이효원편역/돌베개

글쓴이 조통 | 작성일 2015.2.13 | 목록
발행일 2011년 11월 14일 | 면수 236쪽 | 판형 국판 148x210mm | 가격 8,500원

제목 그대로 조선 문인의 일본 견문록이다.

[해유록]은 원래 신유한의 문집에 ‘해사동유록(海槎東游錄)이라는 靑泉 신유한이라는 18세기 전반기를 풍미한 문장가이자 시인으로 당대에는 널리 알려졌던, 하지만 우리에겐 생소한 인물이 만든 책이다. 그가 임진왜란이 끝난지 100여년 만인 1719년 일본에 다녀와서 지은 책인데, 관습적으로 [해유록]이라 불리기 때문에 [해유록]이라 통칭한다. 일기처럼 쓰인 일록과 마지막에 문견잡록이라는 제목 아래 주제별로 별도로 수록한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당시 일본에 관심을 두거나 통신사로 일본에 간 이들에게 필독서였던 기행문이다. 물론 여러 문인들과 학자들이 일본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이 [해유록]을 참고하였다고 한다. 한편 근대 굴지의 국문학자인 김태준(1905

~1949)은 이 [해유록]을 박지원의 [열하일기]와 쌍벽을 이루는 기행문학이라 하며 그 문학성을 높이 평가하기도 하였다고 책 말미의 지은이의 해설에 나온다.

이 글을 보고서 한참 웃었다… 우연의 일치 치고는 참으로 기막힌 우연의 일치… 김태준이 쌍벽이라고 칭찬한 책을 내가 동시에 들고 있으며 이 책 저 책을 넘나들며 보는 호사를 누렸구나…. 하는 생각에 한참을 실성한 사람처럼 비실 비실 웃고 말았다.

아무튼 나는 올겨울 기행문 두 권을 잡고 읽고 있는데 그 한 권이 열하일기, 그 다른 한 권이 해유록이다…. 해마다 중국과 일본을 각각 한 두어 번 다녀오게 되는데 일본과 중국에 대해서 너무 모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고전 중에 일본 기행문을 읽어 볼까? 하는 생각에 선정한 책이 열하일기와 해유록이었는데… 양대 산맥을 하루 걸러 한 쪽 씩을 건너 다니는 호사를 누렸다.^^

아무튼 두 권의 책을 들고 가볍게 짧은 시간(지하철 출퇴근, 짧은 여행, 머리 무거운날 등)에는 해유록을, 긴시간(주말, 머리가 맑은날)에는 해유록을 읽으며 겨울밤을 보내다, 해유록을 먼저 마치고 일본을 짧게 다녀올까 한다… 물론 신유한이 다녀온 여행과는 조금 틀린 여행이겠지만…^^

다시 책으로 돌아갈까나~

책은 통신사행에 참여한 신유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책인데 그 말미에 다른 책과는 달리 해설편을 실어서 책의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요약도 하고 신유한에 대한 약력과 처했던 현실(서얼)과 통신사의 역사적 의미와 쌍방(조선과 일본)의 입장 등등에 대해서 소상하게 남겨두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쉬이 요약하고 기억을 단단하게 하는 수고를 하여 두고 있다. 이점 독후감을 쓰거나 서평을 쓰는 사람을 머쓱하게 만든다. 책을 읽고 난 다음에 궁금한 사안에 대해서 추가로 더 공부를 하고, 다른 책들을 연결해서 더 읽기도 하면서 지적 호기심을 해소한 편인데…… 암튼 덕분에 여러 배경들을 쉬 이해할 수 있었다.

그 내용들을 잠시 요약하여 옮겨 적자면….

통신사란 조선에서 일본과의 외교사절로 정기적으로 파견했던 사절단을 말한다.

통신사는 조선 전기에 8회, 조선 후기에 12차례 일본에 파견되었다.

임진왜란으로 국교가 단절되기도 하였지만 곧 재개되었다.

사신은 약 500명에 이르고 기간은 짧게는 10개월 길게는 1년에 이르렀다.

통신사는 삼사라 불리는 정사, 부사, 종사관이 일본에 보내는 국서를 받들고 사행단을 이끈다.

통신사는 목숨을 걸고 바다를 건너야 하고 전쟁을 치렀던 적국에 입국하는 것이라 사대부들은 기피하여 서얼 문사들이 참여하는 경우가 많았다. 통신사의 일본 사행록은 약 40여 편이 있으나 이 가운데 [해유록]이 가장 빼어난 문학성을 갖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책은 친절하게 자신의 책보다 더 깊고 전체를 통독하고 싶은 독자를 위해 다른 책들을 추천하기도 한다.

성낙훈의 [해유록/민족문화추진회/1974], 혹 한문 직역 번역이 불편하게 느껴질 독자를 위해 북한의 국문학자 김찬순이 선역한 [해유록-조선 선비 일본을 만나다/보리출판사/2006]를 추천하며 또한 자세한 해설이 잘 되어있는 강혜선의 [해유록-조선 선비의 일본견문록/이마고/2008]를 추천하고 있으며 이 번역서의 번역과 해석은 이 책들을 참고하였음 또한 밝혀두고 있어 더 깊이 들어가고 싶은 사람은 그 책을 보면 좋을 듯하다.

틈만 나면 제국주의적 망령을 잊지 못해 다시 돌아가고자 하는 일본… 역사 왜곡을 일삼는 일본, 축구 한일전 등을 보면서 우리는 일본이라고 하면 그저 덮어 놓고 분노를 표출하는 감정적 대응만을 하는 것은 아닌지 민족 감정에 치우칠 뿐이지 차분하고 신중하게 대응하지 못하기에 매번 일본의 의도에 휘말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해유록]록은 이러한 우리의 모습을 반추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현재적인 의의를 가진다고 편역자는 다시 말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은 동북아의 핵심이다. 아니 핵심이 아니라 NO 1,2 이다. 과거나 현재나 미래나 우리가 넘어야 할 산인 것은 분명한 사실… 그저 감정적 사안으로 흥분하고 넘어갈 사안이 아니라 그들 나라의 과거, 현재, 미래를 깊이 연구하여 앞으로 우리가 갈 방향을 잡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렇듯 불편하지만 같이 가야 할 이웃들을 어떻게 잘 사귀면서, 어울리면서 살아가야 할지가 중요한 외교적 덕목이라면 그들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좀 폭넓게 접근하려는 시도가 필요한데 그런 분에서 한 번은 읽고 넘어가야 할 책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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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유록-신유한지음/이효원편역/돌베개] 조선 문인이 통신사행으로 일본에 건너가 정치, 역사, 지리, 제도, 군사 등에 관해 치밀하게 서술한 견문록으로 과거의 일본을 보는 그의 시각은 오늘날 우리를 반추할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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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1. 돌베개 출판사에서는 페이스북 계정(http://www.facebook.com/#!/dolbegae)에서 매주 금요일 [책또]라는 행사를 통해서 응모자들 중에 6명을 선정하여 책을 주는 행사를 하고 있다. 그 행사에 응모해서 당첨되면 이렇게 책에다 도장을 찍어서 보내준다. 초반전엔 많이 걸렸는데 최근 확률을 벗어날 정도로 당첨이 안 되고 있다… 아마도 행운의 여신도 알고 있으신가… 한다… "예는 열하일기랑 해유록 본다고 올겨울 바쁠겨… 그거 다 볼 때 쯤 행운을 내려보내지…"라 생각했는지…. 우리고전 100선 중 15권인 해유록을 놓는 순간 석학인문강좌 6권인 [물질,생명,인간]에 당첨되어 내게 올 날을 기다리고 있다… 하늘은 참 공평하고 냉정하다는 생각을 한다.

2. 우리고전 100선은 현재 15권까지 나왔다. 한 손에 들어오는 사이즈로 친근하게 다가오는 우리 고전을 가방에, 주머니에 넣고 출퇴근하면서 편하게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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