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교양강의 – 한자오치 지음 / 이인호 옮김 / 돌베개

글쓴이 조통 | 작성일 2016.3.2 | 목록
분류 절판도서
발행일 2009년 8월 17일 | 면수 336쪽 | 판형 국판 148x210mm | 가격 15,000원

부제 : 사마천의 탁월한 통찰을 오늘의 시각으로 읽는다.

말 그대로 11편의 재미있는 『사기』 교양 강의를 수강하고 노트를 정리하는 기분이 든다.

북경 TV 방송국이 기획한 특집 프로그램 ‘중화문명대강당’ 제작진이 『사기』편의 강연의 강연 원고를 정리하여 만든 책

중요한 인물들을 다루면서도 허구는 피하고, 사마천이 등장하는 인물들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의 관점과 감정, 태도 등을 분석하기도 했고, 훌륭한 역사책이자 뛰어난 문학책이기도 하기에 사마천의 문학적 묘사에 대해서도 간명하게 분석하고 평가했다고 저자는 머리말에서 이야기한다..

강연을 통해 사마천이 기록한 역사적인 인물 12명을 소개하고 평가하는 동시에 사마천을 소개하고 평가한 책이라 보면 된다.

책을 읽는지 TV를 보는지 모르게 묘하게 진도를 빼는 장점이 있으면서도 원저 『사기』를 구해서 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기』의 내용을 전하기도 하고, 잘 풀어서 해설을 하기도 하면서 마지막 최종 판단은 독자에게 던지며 지금의 세상을 어찌 살 것인가에 도입해서 현실을 분석하라고 숙제를 내기도 한다.

여러 사건들의 허구와 진실, 사마천의 각색 여부,, 사마천의 시각을 통해서 엿보는 사건들의 다면적인 분석하는 힘을 길러줘서 『사기』를 읽어낼 힘을 길러주기도 하면서 우리가 깊이 있게 잘 모르고 있었던 여러 사건들에 대해서 『사기』 원저를 접하고 열어보라고 말하는 듯하다..

왜 우리는 고전을 읽어야 하는지 이제야 겨우 조금… 아주 조금씩 알아가고 있다.

2천 년이 넘도록 읽히는 책에는 저자가 책을 쓸 때 꼭 후대에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는 것임은 물론, 그 이야기는 상당히 깊이가 있고 흥미진진하다는 사실.

늦은 건가, 이른 건가….

지금 이런 생각을 하는 시점이 이른 시점 인가…

이 책… 조금 일찍 만났어야 했다.

*****

– 사마천의 『사기』는 황제부터 한 무제에 이르는 약 33천 년을 기록한 통사. 제왕 12본기, 연대기 10표, 제도 정리한 8서, 제후 30세가, 인물 70열전 등을 엮어 130편으로 묶음.

– 기존의 역사책은 연도별로 기록하거나 사건 위주로 정리한데 비해 『사기』는 인물 위주로 기록. 본기의 ‘기’와 열전의 ‘전’을 뽑아 기전체紀傳體라 부름

– 영웅호걸만 기록한 것이 아니라 의사, 사업가, 점쟁이는 물론 조폭, 호모까지 기록. 여성도 많고 실패한 인물도 많다.

– 새로운 정부는 언론을 통제하고 정권에 불리한 서적의 유통을 막거나 소각하는 조치를 취하는데 이를 나무랄 수 없다. 진나라 이후의 다른 많은 왕조도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 분서가 진시황제의 죄악이 된 것은 후대의 과장 때문, 모든 서적을 3종으로 나눠 다르게 처리. 제1종은 동쪽 여섯 제후국의 역사책으로, 예외 없이 모조리 불사름, 제 2종은 일반 사회과학 서적이나 제자백가 서적인데 민간의 소지를 금하고 국가 도서관에 소장된 것은 우민화 정책을 위해 손대지 않음. 제 3종인 의약, 농걍과 같은 자연과학 서적은 모두 자유롭게 유통.

– 갱유의 실상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더욱 거리가 멀다. 갱유는 공자, 맹자의 유가학파와 지식이나 학자를 유라고 불렀음. 갱은 구덩이에 묻다는 뜻. 그럼 구체적으로 누구를 묻었는가? 도사임. 단약을 만들고 산을 바다로, 신선을 찾아다니던 쟁생불사약을 구해주겠다며 진시황을 농락한 인물들을 중 460명의 악질들을 묻었지, 공자와 맹자의 학설을 추종했던 일반 유생이 아님. 기본적으로 갱유사건은 유가 학파와는 무관함. 아무리 그래도 460명이 생매장당했던 비극을 갱유라고 한다면 그것은 단지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건이지 전국적으로 공포스럽게 진행된 지식인 몰살정책은 아니었음.

– 사마천은 진 제국을 무조건 부정하거나 멸시하는 한나라 사상가나 정치가를 귀로 음식을 맛보는 사람들이라 비판. 이무튼 진은 불과 15년 만에 종말을 고함.

– 조언을 하거나 건의하는 경우, 장량은 대개 유방이 먼저 물어야만 입을 열었습니다. 혹은 다른 사람이 먼저 말을 꺼내도록 하고 장량은 상황을 봐가면서 보충할 것이 있는지 결정했습니다. 요컨대 장량은 신중했으므로 행동은 느렸지만, 일단 행동하면 반드시 성공했습니다. 또한 조언하거나 건의할 때도 적정선에서 그치고 말았지, 유방의 심기를 건드릴 정도로 밀어붙인 적이 없습니다.

– 유가는 ‘아는 것은 모두 말하고, 일단 말하면 남김없이 말한다.’는 입장. 그러므로 원칙을 견지하고 죽는 한이 있더라도 원칙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따라서 살신성인이나 사생취의를 중요하게 생각, 도자는 그렇지 않음, 도가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생명. 생명조차도 보존하지 못하면서 무슨 다른 가치를 따질 수 있겠느냐는 것이 도가의 생각. 도가는 나서지 않는 것을 철칙으로 삼는데 장량은 모든 언행에서 그런 가르침에 충실히 따랐다.

– 사마천의 아버지 사마담은 한 무제 시절에 약 30여 년간 사관으로 재직. 이미 사료를 수집, 정리해서 『사기』를 저술할 생각이었으나 임종을 앞두고 아들에게 과업의 완수를 당부하는 유언을 남김. 아버지 사후 태사령에 부임 『사기』 저술에 매진. 원고 집필 6년째 되던 해 친구 이릉이 흉노를 공격하다가 실패해 투항한 사건과 관련해서 몇 마디 진언을 했다가 한 무제의 분노를 사서 사형을 언도받음. 『사기』의 저술이 중단될 위기에 놓여 당시 법률에 의거하여 사마천은 궁형을 자청하여 목숨만 건져서 이후 8년 동안 『사기』를 마무리 함.

– 궁형은 사마천의 육체를 훼손했을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문제를 파악하는 관점, 인물과 사건에 대한 통찰력, 사상적인 넓이와 깊이 등에는 오히려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사기』에 보이는 풍부한 민주주의적 관념이나 비판적인 정신 그리고 강렬한 비극적, 서정적 분위기도 사마천의 인고의 세월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하겠다.

– 사기는 첫째 부분은 본기, 둘째 부분은 표, 셋째 부분은 서, 넷째 부분은 세가, 다섯째 부분은 열전

– 사기라는 책의 성격은 중국 최고의 역사서, 문학서, 백과사전, 개인적 저술, 사마천은 역사를 기록하기 위해서 『사기』를 쓴 것이 아니라 『사기』에는 사마천의 입장과 관점이 담겼으며 삶과 처세의 문제에서도 사마천의 견해와 개성이 투영되어 있다. 그러므로 『사기』를 읽는다는 것은 사마천을 읽는 것과 같다.

– 사람은 죽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태산보다 무겁게 죽기도 하고 기러기 털보다 가볍게 죽기도 합니다. 인생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 임안에게 보내는 편지.

*****

읽어야 할 원저가 늘어만 간다……

[사기 교양강의 – 한자오치 지음 / 이인호 옮김 / 돌베개]

————————–

『사기』를 오래 연구한 중국인 학자가 북경 TV 강의 한 내용, 『사기』 내용을 다면적으로 관찰하여 사건의 진실과 사마천의 시각과 중국 역대 사학자들의 논평도 같이 만날 수 있고,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와 연관해서 여러 가지 생각할 숙제를 던진다.

————————–

7 + 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