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 교양강의 – 푸페이룽 지음 / 정광훈 옮김 / 돌베개

글쓴이 조통 | 작성일 2016.3.3 | 목록
분류 절판도서
발행일 2010년 12월 20일 | 판형 국판 148x210mm | 가격 12,000원

부제 : 자신에 대한 믿음을 회복하고 세상살이의 즐거움을 만끽하라

대만대학 철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벨기에와 네덜란드에서 동양고전을 강의한 경력을 가진 사람이 현재 대만대학 철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 저자가 중국중앙방송 <백가강단>이라고 하는 일종의 공개된 텔레비전 대학에 지난 2001년 이후 중국 고전은 핵심 주제 중의 한 가지로서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는 노력을 한 흔적이 책으로 나온 것.

고전을 처음 마주하던 2-3년 전의 나는 쉽게 책을 구입하지도 못했었다.

어찌 인연이 되어 책장에 꽃혀 있는 책들이 있다고 해도 나에게는 넘기 힘든 일명 넘사벽이 었었다.

고인이 되신 신영복 선생의 표현을 빌려와서 설명하자면 ““태산준령 앞에 호미 한 자루 쥐고 있는 느낌” 그대로여서 여러 무겁고 가벼운 책들을 많이 접했지만 쉬 다가가지 못 했을뿐더러 이미 몇 년 전에 구입해둔 『논어』, 『사기』, 『손자병법』 등의 교양강의 시리즈도 필독 우선순위에서 살짝 밀려나와 있었다.

‘아마도 저 책은 무겁고 딱딱할꺼야…’,

접하지 못한 책은 여우가 생각하듯 ‘ 저 포도는 무척이나 시어서 맛이 없을꺼야~’ 라는 것과 같이 무겁고 딱딱하리라는 선입견이 딱~!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우연하게 2011년 『귀곡자 교양강의』를 접하고 난 뒤로 생각이 좀 바뀌었다.

‘어 이 고전 교양강의는 볼만한데?’라는 생각이 들어 곧장 『사기』, 『손자병법』, 『논어』, 『맹자』를 거침없이 구매했던 기억이 있다.

그 시점에도 뭔가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던 『삼국지』, 『열국지』, 『한비자』, 『순자』, 『장자』 등은 덕분에 아직 미구입 상태.

암튼 인연이 되고도 몇해 정도는 서가에서 잠을 자고 있다가 최근에야 표지를 열고 질풍노도로 달려 지금에 이르렀다.

아마도 지금 밀린 책들을 다 보고 난 올 여름쯤이면 아마도 다른 일로 서점을 기웃거리는 일이 생길 때 인연이 되지 못한 나머지 교양강의 시리즈들이 장바구니에 담겨서 집으로 올지도 모르겠다.

저자나 번역자의 말을 빌면, 고전을 공부하는 방법도 예전의 무조건 소리 내어 읽고 암기하는 방법부터 최근 휴대폰을 통해서 카드 강좌식이나 동영상을 통해서 하루 한 편의 글을 깨쳐 나가는 방법 등 시대적 상황에 따라서 다르지만, 고전을 풀 사이즈로 맞닥뜨려서 길을 잃고 헤매는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해설서(독법이 분명한, 저명한 저자에 의한)를 먼저 접하는 방법도 훌륭하다고 판단한다.

일단 문을 나서야 산을 오르던, 강을 건너던 할 것이니….….

고전이 2천년을 넘어서 사랑을 받으며 읽히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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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자가 살았던 시대는 공자보다 백여 년 늦다. 당시는 전국시대 중기라 공자 때보다 훨씬 어지럽고 험악했다. 이런데도 맹자는 공자의 사상을 이해하고 나아가 그것을 깊이 논의하고 널리 전파까지 했다. 덕분에 유가 학설은 완전한 체계를 갖추고 삶의 여기저기에 응용되었다. 『맹자』라는 책이 가장 훌륭한 예

– 가장 중요한 것은 그가 주장한 내용 모두가 자신의 실천에서 얻은 깨달음이었고, 이를 통해 그 역시 스스로를 믿는 즐거움을 만끽.

– 현대인에게 가장 부족한 건 즐거움이 아닐까? 또 현대인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아닐까? 진정한 즐거움은 외재적 성취에서 나오지 않는다. 외재적 성취라는 건 얻을 수도 잃을 수도 있고, 늘 수도 줄 수도 있어서 항상 긴장과 경쟁이 따른다. 진정한 즐거움은 진실함에서 나온다. 마음이 원하는 바를 좇아 사람을 만나고 일을 대하면 삶이 얼마나 감격스러운지 알게 된다. 인성 人性의 존엄과 가치는 바로 여기에 있다.

– 행동의 가르침이 말의 가르침보다 무거운 것이다. 맹자의 어머니는 이렇게 자신의 행동으로 “말에 믿음이 있음”이 무엇인지 그리고 백 마디 말보다 실천이 더욱 중요함을 몸소 보여주었다.

– 맹자의 집은 편모 가정이 아니었다. 부친이 돌아가셨을 때 선생님은 아직 젊은 사士의 신분이었다. 나중에 모친이 돌아가셨을 때는 이미 대부 大夫의 자리에 있었다.

– 『맹자』는 대단히 체계적으로 쓰여서 『논어』를 읽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 『논어』를 읽다 보면 말들이 꼭 하다 만 듯 짧게 느껴진다. 『논어』는 공자가 직접 쓴 책이 아니다. 공자의 제자, 그중에서도 유자와 증자의 제자들이 엮었다고 흔히 여긴다. 맹자는 『논어』의 산발적인 내용을 발전시켜 유가 사상을 온전한 하나의 체계로 만든다. 이것이야말로 유가에 대한 맹자의 가장 큰 공헌.

– 맹자는 억울한 사람 중의 한 명. 온전한 사상 체계를 바탕으로 대단히 논리적으로 상대를 설득했다. 사람들은 말로는 당할 수가 없게 되자 오히려 그를 논쟁만 즐기는 자로 몰아붙였다.

– 타인의 스승이 되려면 1. 스스로 수련할 것, 2. 마음을 훤히 열 것, 3. 지식과 행동이 일치할 것, 4. 가르침에 차별을 두지 않을 것.

– 훌륭한 학생이 되려면 1. 높은 수준의 본보기를 찾을 것, 스승에게 기준을 낮춰달라고 요구하지 말 것, 2. 온 마음을 기울여 공부할 것, 3. 초심을 잃지 않을 것, 4. 진심으로 가르침을 청할 것

– 자기 수련은 “널리 배우고 그것을 자세히 해설한 다음, 간략히 설명하는 단계로 돌아온다_이루 하”, “바다를 본 사람이라면 어지간한 물로는 그를 매료시킬 수 없고, 성인의 문하에서 배운 사람이라면 어지간한 말로는 그를 매료시킬 수 없다.”

– 호연지기의 호연浩然은 무슨 의미인가? 비가 많이 오면 강물이 갑자기 불어난다. ‘호연’은 강물이 불어 거대한 물살이 세차게 흐르는 모습을 뜻한다.

– 사람은 부끄러움이 없어서는 안 된다. 부끄러움이 없는 것을 부끄러움으로 여기면 부끄러움이 있을 수 없고 부끄러운 일도 하지 않게 된다.

– 2천여 년의 중국 정치는 겉으로는 유가의 정치를 간판으로 내걸면서, 실제로는 법가의 방법을 썼다는 의미의 ‘양유음법’ 陽儒陰法으로 요약할 수 있다. 따라서 그간의 정치적인 문제는 유가가 아닌 법가의 책임이 훨씬 크다.

– 성선설은 유가의 간판이다. 공자는 이와 관련해서 딱 한마디만을 던졌다. “사람의 성정은 원래 비슷하나, 습관이 몸에 베어 서로 멀어지는 것이다.” 그는 본성이 선한지 악한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 대신 후천적인 환경과 습관이 큰 차이를 불러온다고 본 것이다. 하지만 공자 이후 맹자는 ‘성선설’을 제안한다. 맹자의 주장은 인간의 인간이 성정이 본래 선함을 가리킬까? 그의 말이 옳다면 왜 인간은 악한 짓을 저지르곤 할까?

– 맹자는 인간의 본래 선하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2천 6백여 년에 이르는 서양의 철학사에서도 인간의 본성이 본래 선하다고 한 철학자는 한 명도 없다. 인간의 본성이 선하다는 말 자체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왜 성립되지 않을까? ‘본’本이라는 글자 자체가 정의하기 매우 힘든 까닭이다. ‘본’의 의미를 ‘태어날 때부터 갖춘’이라고 규정하면 서양 철학사에서 흔히 말하는 자연주의의 오류를 범하게 된다. 사람이 태어난 자연 그대로의 상황에 일종의 도덕적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니까. 이건 모순이다.

– “‘재앙과 복은 스스로 부르지 않는 것이 없다.”

– “근심과 걱정 속에서는 살고 편안함과 즐거움 속에서는 죽는다.” 안으로는 법률을 준수하는 대신과 군주를 보좌할 현명한 신하가 없고, 밖으로는 적국과 외환의 위험이 없는 나라는 조만간 망하게 된다는 말.

– “우러러 하늘에 부끄럽지 않고, 굽어 사람에게 부끄럽지 않은”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

– 공자는 완벽한 성인에 대한 관점을 밝히지 않았으나 맹자는 이에 대해서 논했다. 맹자는 공자가 남겨준 사상적 자료를 익히고 다듬고 자신의 새로운 견해와 결합해 하나의 완전한 체계로 재구성했다. 이는 더없이 소중한 업적이다. 공자는 자작이 없고 『논어』는 토막토막 단편적인 말을 모아놓은 것이라 어떤 체계로 구성하기 힘들다. 그러나 맹자는 60세가 넘어 제후의 생각을 더 이상 바꿀 수 없음을 깨닫고 고향으로 돌아와 제자들과 함께 『맹자』 7편을 지었다. 책을 자신이 직접 쓴 것. 그래서 『맹자』를 읽다 보면 힘이 넘치고 문장의 기교가 상당함을 느낄 수 있다. 맹자가 없었다면 공자의 학설이 후대 사람에게 이해되기 힘들었을 수도 있다. 맹자가 등장하면서 공맹의 사상이 유가의 정통 사상으로 자리 잡은 것은 큰 다행.

– 후대의 정치권력을 잡은 자는 대부분 맹자를 좋아하지 않음 “백성이 귀하고 사직은 그 다음이고 군주는 하찮다”라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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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를 배우면 이성적인 사고 능력, 학습과 지도에 대한 태도, 자신을 추스르고 미래를 향하는 마음가짐을 비롯한 태도, 도의 와 진정성, 자신만이 알아낼 수 있는 인생의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하면 즐겁고 의미 있는 삶의 경지로 올라갈 수 있는지의 길을 찾는 한 줄의 훈수를 받을 수 있다.

참, 그리고

맹자는 “뛰어난 인재”를 끊임없이 배우고 더 나아지길 바라는 사람으로 정의한다. 이미 굳어버려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 인재가 아니라 스스로 더 발전하길 바라는 동적이고 적극적인 인재야말로 뛰어난 인재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내가 좀 덧붙여서 심하게 비틀자면….

자다가 깨보니 알몸으로 살얼음 덥힌 호수의 제일 깊은 곳에 던져진 상태인 것을 차가운 물의 온도와 목으로 밀고 들어오는 구정물을 만나서 살려고 발버둥 치듯 손과 발을 움직이고 어두운 밤하늘 옅은 별빛의 도움이라도 받아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간절하게 찾는 태도로 죽기 살기로 배워야 한다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너무 심하게 비트나….

이래서 고전은 수천 년을 이어서 사랑 받나 보다.

성선설이던 성악설이던 사람은 커가면서 평생동안 다듬고 도닥여 만들어지는 지적 생명체를 다듬어 가는 과정이고 그 과정이 끝나면 그 사람의 정체성은 사망한 것이 될지니…..

[ 맹자 교양강의 - 맹자 교양강의 – 푸페이룽 지음 / 정광훈 옮김 / 돌베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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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이상 맹자를 연구한 저자가 고전 본래의 의미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일반에게 가까이 가려 노력하여 고전과 대중과의 거리를 좁히는 책으로 대만의 철학과 교수가 중국 중국중앙방송 <백가강단>프로그램 강의 내용을 간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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