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담론-1990~2000년대 한국사상계의 한 단면

윤여일 지음 | 456쪽 | 2016년 7월 18일 출간 예정

동아시아 담론을 한국지성사의 유산으로 삼기 위하여

지난 이십여 년 간 동아시아 담론은 일관된 내적 논리를 지닌 단수의 담론이었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근대화론, 민족주의론, 여성주의론 등 여느 담론과 비교하건대 뚜렷한 자기영역을 갖는다기보다 차라리 여타의 논의들이 뒤섞이는 지적 구성체, 다양한 지적 흐름이 수렴되거나 거쳐가는 담론장에 가까웠다. 동아시아 담론의 운동과정을 따라가다보면 하나의 담론이 오롯이 포착된다기보다 해당 시기 한국지성계의 조감도가 그려진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다. 이러한 특수성은 무엇보다 동아시아 담론이 여느 담론과 달리 지향성이 모호한 데서 기인할 것이다. 동아시아 담론은 ‘동아시아’라는 핵심어에서 담론의 목적도 주체도 드러나지 않는다. 실제로 동아시아 담론은 고정된 의미와 일률적 용법을 갖는다기보다 어떤 객관적 조건과 주체적 모색이 결합되느냐에 따라 함의가 크게 달라졌다. 따라서 동아시아 담론을 한국지식계에서 학술 전통으로 정착시키고 동아시아 담론의 현실적 용법을 신장하려면 이제라도 그 혼란상을 정리해야 할 것이며, 이를 위해서는 동아시아 담론 자체의 인식론적 토대를 되묻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서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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